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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한 구석에서 뽑기 기계와 마주쳤다. 경제학, 마케팅, 자기계발서... 어른들의 학문 코너 바로 옆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분홍색 뽑기 기계들이 눈치 없고 천진난만해보였다. 왜 하필이면 여기에 자리잡았는지.


동전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기 드문 요즘에도 뽑기 기계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싸구려 장난감과 피규어들이 나올 것이 뻔한 그것들은 효율과 편리를 추구하는 요즘 분위기와 맞지않는, 확실히 이질적인 존재이다. 


어차피 양질의 상품은 아니지만, 기계는 같은 값어치의 돈을 넣었다고 해서 같은 보상을 내어주지는 않는다. 아무리 원하는 보상을 기대해도 결국 결과는 레버를 돌릴때 구멍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캡슐일뿐. 이것은 거의 운명과도 같은 결과물이다. 500원짜리 운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큰’ 우리가 뽑기 기계앞에 멈추어 레버를 돌리는 이유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내가 원하는 보상이 나올거라는 순수한 기대, 그것을 동전 하나로 상기할 수 있다는 점의 가성비, 그리고 어떤 결과라도 성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받아들여야하는 어른의 마음이 혼합된 찰나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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