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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의 초대로 예술에 전당에서 진행된
한-체코 수교 25주년 기념음악회 <우정과 평화의 음악회>에 다녀왔다.
체코의 저명한 음악가 드보르작과 스메타나의 곡들과 더불어
한국의 민요가 준비된 이번 공연이 어떻게 진행될 지 매우 기대가 되었다.
 
 
프로그램의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Program》
 
 
Antonín Dvořák (안토닌 드보르작)
Carnival (카니발) op.97
Měsičku na nebi hlubokém (달에게 부치는 아리아, 오페라 ‘루살카’ 중)
Když mne stará matka (어머님이 가르쳐 주신 노래, ‘집시의 노래’ 중)
 
 
Bedřich Smetana (베드르지히 스메타나)
Moldau (몰다우, 교향시 ‘나의 조국’ 중 제2악장)
 
 
한국민요
경복궁타령
농부가
 
 
Antonín Dvořák (안토닌 드보르작)
Te Deum (테 데움)


 
 
시작은 드보르작의 <카니발> 서곡이었다.
이 작품은 드보르작이 8번 교향곡과 레퀴엠의 작곡을 끝마쳤을 무렵에 음시 형태의 짧은 관현악곡을 쓰기 시작하면서 완성된 작품이다.
음시 형태의 작품으로 그는 자연, 삶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세 개의 작품을 썼는데 삶을 그려낸 <카니발>이라는 이 작품은 이 악곡들 중 핵심이라 할 만한 작품이라고 한다.
 
 
드보르작 본인의 해설에 의하면 이 곡의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고독하면서도 사색하는 방랑자는 해질 무렵 축제가 한창인 한 도시에 도착한다.
시끄러운 악기 소리와 기쁨의 함성, 노래와 춤으로
자신들의 기쁨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거침 없는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섞여서 들려온다."
 
 
도입부부터 마치 행진곡처럼 떠들썩하게 시작하는 것이 정말로 축제를 연상시키는 곡이었다.
빠르게 시작한 도입부에서 점차 느려지는 전개부로 이어지다가 다시금 화려한 재현으로 마무리지어지는 곡이다.
그가 카니발이라 이름 붙인 곡이지만 이는 삶을 묘사한 곡이다.
삶이 비록 템포가 느려지고 잔잔해질 때가 있을지라도 항상 활기차고 밝은 기운이 가득하여 마치 축제같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이어서 두 곡은 성악곡이었다.
 
먼저 첫 번째 성악곡,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부치는 노래는 소프라노 신지화의 목소리로 공연장에 울려퍼졌다.
둥글고 아름답게 나는 소프라노의 목소리로 공연장을 부드럽게 채우는 곡이었다.
 
 
사실 드보르작의 작품을 접한 것은 슬라브 무곡이나 신세계 교향곡이어서 오페라 <루살카>는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소프라노 신지화가 부른 이 아리아가 너무 아름다웠다.
슬라브 신화에서 나오는 물의 요정 루살카를 모티브로 한 이 오페라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감상이 들었다.
 
 
두 번째 성악곡은 <집시의 노래> 중 '어머님이 가르쳐 주신 노래'로 메조소프라노/알토 문혜경의 목소리로 감상하였다.
첫 번째 곡에 비하면 너무 짧아서 감상하기가 아쉬울 정도였다.
그러나 잔잔한듯하면서도 격정적인 노래였다.
 
 
가사의 내용이, '늙으신 어머니께서 나에게 가르쳐 주셨던 노래를 이제 내 어린 딸에게 들려준다'는 내용인데
정착되고 안정적인 역사를 남기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구전해야 했던 집시들의 기구한 삶과 운명의 일면을 보여주는 노래였다.
 
 
 
이어진 작품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제2악장이었다.
이 곡의 중심부에는 스메타나의 곡 중 가장 유명한 곡조가 등장한다. 누구든 한 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선율이 흘러나온다.
이 곡조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나온 민요 '라 만토바나'를 차용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민요는 이스라에의 국가 'Hatikvah'에도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더 익숙하게 느껴졌다.
 

프라하의 블타바 강(몰다우 강)을 묘사하는 이 곡에서는 목관악기들의 소리가 매우 풍부했다.
블타바 강은 두 샘에서 발원하여 강의 두 줄기가 하나로 모여드는 형태를 취한다고 한다.
이러한 강의 실제 모습을 플룻과 클라리넷의 음색으로 묘사한 것이다.
정말 목관악기들의 아름다운 울림을 들을 수 있는 곡이었다.
 
 
 
인터미션 이후에는 한국의 두 민요 가락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개인적으로 경복궁타령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민요이다.
중학교 3학년 음악시간에 경복궁타령을 처음으로 배웠는데, 그 때에 음악선생님께서 경복궁타령 민요 원본 버전과 4부 합창 버전을 따로 들려주시면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민요 원본도 좋았지만 4부 합창곡이 매우 인상깊었는데
바로 이번에 했던 경복궁타령은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과 목포시립합창단원이 함께 하여 4부 합창으로 구성되었다.
 
 
민요를 합창으로 편곡하면 어떤 느낌일지 잘 안 와닿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경복궁타령은 자칫 늘어지기 쉬운 가락을 4/4박자로 타이트하게 잡으면서 4부로 화음을 만들기 때문에
소리가 매우 풍성하고 웅장하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소리를 매우 부드럽고 작게 줄였다가 크레센도로 절정에 도달하면서
절정의 그 웅장한 느낌 그대로 대미를 장식한다.
 
 
경복궁타령 4부합창을 오디오로만 듣다가 실황으로 듣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성악적 풍부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곡이었다.
 
 
농부가 역시 경복궁타령처럼 4부 합창으로 이루어졌다.
사실 농부가는 익숙하지 않은 민요였다.
 
 
테너 곽윤섭과 소프라노 강수정의 솔로 부분과 합창 부분이 어우러지는 곡이었는데
박자의 변조도 있어 길면서도 심심하지 않게 구성진 가락이었다.
 
 
 
마지막 곡은 드보르작의 이었다. '당신을 찬양하나이다' 라는 의미의 라틴어.
그런데 이 찬가는 찬가 특유의 곡조를 따르기보다는 매우 독특한 느낌이었다.
체코 특유의 보헤미안의 정서와 리듬이 느껴지는 대목, 오케스트라가 압도하는 듯한 대목도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합창과 솔로(소프라노 신지화, 테너 염경묵)의 소리로 울려펴지는 찬미가 가장 압도적이었다.
 
 
칸타타나 오라토리오는 익숙한 것만 들어서 이 곡은 개인적으로 생소한 곡이었는데
다시금 들어보고 싶은 곡이었다.
 
 
 
앵콜로는 독특하게도 경복궁타령을 한 번 그리고 농부가를 다시 한 번 했다.
사실 앵콜로 아리랑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앵콜곡으로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은 곡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어제 있었던 '우정과 평화의 음악회'는 정말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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