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Opinion] 네모의 꿈 [사람]
네모가 되고 싶었던 이름 없는 도형
오래전부터 나는 네모를 동경했다. 그중에서도 정사각형은 완벽함을 시각화한 것이라 확신했다. 쭉 뻗은 네 개의 선들이 만나 또 저와 같은 모양의 직각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그는 정말 안정을 위해 탄생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했다. 네모가 보여주는
-
[Review] 나의 히어로, 피넛 버터 팔콘
무모한 희망에 몸을 던지게 하는 힘
다운증후군을 앓아 가족에게 버려진 잭과 그를 맡은 요양원에서 일하는 엘리너, 그리고 한순간의 실수로 가장 아끼던 형을 잃은 타일러. 사회가 규정한 이상적인 인간의 기준에 못 미치는 그들이 영화 내내 그려가는 여정은 호화롭게 반짝이지도 않고 울퉁불퉁하지만, 그 서투른
-
[Opinion] 엄지와 검지를 문지를 때면 [사람]
죽음을 생각할 때면 나는 엄지와 검지를 문지른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이 당연한 명제가 내 주변 사람들, 친구, 가족, 심지어 나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한 어린 시절부터 나는 종종 죽음을 생각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시절에는 그 당시의 논리로 봐도 당장의 나보다 부모님의 죽음이 더 가까울 확률이 높다는
-
[Review] 끊어진 굴레와 굳건한 자국 - 보이지 않는 것들
느리더라도 변화하는 삶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의 이름까지 지우지는 못할 것이다.
독자들은 푸르고 어두운 책 표지를 보며 잔잔한 기대감을 품고 책이 내뱉을 첫 마디를 맞이한다. 저 너머 육지에서 사는 목사 요하네트 맘베르게트가 바뢰이 섬에 도착해 배에서 내리는 순간, 독자들은 바뢰이 가족의 고립된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사람들의 소음보다 한적한 자
-
[Opinion] 봄이 뭐야? [음악]
봄을 닮은 봄의 노래
흐드러지는 기타 선율과 나지막이 울려 퍼지는 장범준의 담백한 목소리가 봄 내음을 가득 머금었다. 노래를 듣는 순간 우리는 춥고 쓸쓸한 겨울을 지나 다시 푸른 잎이 돋아나길 기대하는 그 설렘을, 연분홍빛 벚꽃잎이 만개하고 그 속에서 함께 피어나는 사람들의 사랑을 담아
-
[Opinion] 모르는 것이 힘이다 [문화 전반]
아는 것이 힘이다. 모르는 게 약이다. 여자들도 그럴까?
모르는 게 약이다 출판사 북스피어의 대표 김홍민 씨가 겪은 일화가 기억에 남았다. 그가 사무실로 출근하려 탔던 지하철에서 있던 일이었다. 사무실이 있는 학동역에서 내리려고 준비하는데 어느 여자가 조용히 말을 걸어오더랬다. 여자의 말과 시선을 따라가보니 정장을 입은
-
[Opinion] 이번 한번만 봐준다 [사람]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봐주기 속에서 살고 있다.
올해의 시작은 이전보다 퍽퍽했다. 역병은 여전히 흉흉하게 우리 주변을 떠돌고, 온갖 유명인들의 구설수가 터져 나오는 와중에 통쾌하게 마무리된 건도 없다. 납득되지 않는 절망과 용납할 수 없는 악독함 속에서 간신히 버티는 우리들의 마음은 들꽃 한 송이 피어날 틈새조차
-
[Opinion] 화염이 휩쓴 자리에 남은 것 [도서]
침묵의 본원은 고발이다. 증오의 근원은 사랑이다. 거슬러 올라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화염 화염이 휩쓴 자리엔 침묵만이 남았다. 고요하고 묵직하다. 화재가 왜 일어났는지 알아보는 것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불씨였는가. <화염>의 주인공 나왈은 죽었고, 그녀의 공증인 에르밀 르벨과 쌍둥이 자식 잔느와 시몽만이 남았다. 나왈은 화재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