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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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초록의 잔상
사계절 친구들에게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행복한 여름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5월, 부산행 KTX가 대전역을 지나던 참이었다. 어느 역무원이 승객들의 행복을 빌었지만, 객실의 그 누구도 화답하지 않았다. 엷은 미소와 주름진 표정 여럿이 기차 칸을 채울 뿐이었다. 새벽부터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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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취향 앞에서 망설이지 마세요
불야성의 진열대에서 부서지는 흑연을 닮은 펜을 찾으려면
저번 주는 성수에 위치한 문구 편집샵 포인트 오브 뷰에 다녀왔다. 원래는 강남역에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고 바로 건대역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갑자기 새 노트와 펜을 들이고 싶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것들이 싫증이 나서는 아니고, 내가 쓴 문장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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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향조와 단어 그리고 기분
단어 미식과 감각하는 향 사이에서
어릴 적부터 향수에 관심이 있었다. 향수 뿌리기보다는 향조의 배합이 만드는 이미지 세계를 탐닉하고 있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겠지만, 텍스트로서의 향수는 늘 익숙했다. 시 구절을 위아래로 훑는 눈알 위로 스쳐 지나가는 저릿함과 공기 중에 산란하는 향조는 크게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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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회복기
아주 짧고 지난한 정리 끝에 돋아난 봄의 새순
노트북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처음에는 탭이 늦게 열렸고, 나중에는 열어둔 탭이 꺼졌다. 메모리 부족이니 창을 조금 닫으라면서. 창을 몇 번 닫아도 계속해서 꺼지길래 검색을 조금 해 봤다. 친절한 초록창은 노트북 속도 저하 원인은 CPU의 온도라고 말해줬다. 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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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오리 한 마리와 매트리스, 홀로 남은 자취방
어느 현대인이 푹신한 매트리스로 변모하는 행위
이OO님 안녕하십니까? □□구 전입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앞으로 귀하께서 사용하실 집 주소는 서울특별시 □□구 △△로.. 자취를 시작했다. 전입신고를 했던 날은 눈이 내렸고, 그 눈은 삶의 터전이 완전히 옮겨졌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나는 인제야 혼자가 되어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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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다이어리 입주민을 맞이하는 자세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복작거리는 다이어리
“언니, 사소한 일정은 제때 챙기고 싶어.” 작년 말, 룸메이트 언니와 함께한 연말 결산에서 고민하다 꺼낸 말이었다. 그럴 만도 하지. 모 과목 중간고사 시험 당일날에 처음으로 시험 전 범위를 보는 사람이 어디 있어. 기말고사와 팀 프로젝트가 있어 아주 망하지는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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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벚꽃 엔딩
봄의 의미
나는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벚꽃을 거기서 본 적이 없다. 어쩌다 보니 친한 동생 D에게 들은 말도 "가을에만 학교 다닌 사람"이다. 2년을 사이버 강의로 보내다가 휴학 타이밍도 엇박이라 2학기에만 학교 다닌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학창 시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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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날
날이 진정으로 선명해지도록
날이 지나간 자리에 새겨지는 깊이를 선망했다. 날의 이름도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면서. 몇 번이고 맞부닥치면서도 깨지지 않을 유리의 반짝거림을 떠올렸던 일이 시작이었을까. 결국 날 하나를 만들어냈다. 유리잔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만큼이나 선명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날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