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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바아사나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생각이 되는
솔직히 오늘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다소 마뜩잖은 감이 없지 않다. 간 날 보다 안 간 날이 더 많은 요가를 시작한 지 어느덧 반년이 되었고, 이제는 가당치도 않은 핑계를 대는 것이 스스로도 머쓱한 지경인지라 끝내 다음 달 등록을 하지 않았다. 요가를 한다고 말하
by 김소형 에디터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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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콜팝을 먹다가 문득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어린 내가 상상하던 행복한 어른처럼 매일 콜팝을 사 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음에도 그것이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게 괜스레 미안해진다.
내 어린 시절 최고의 간식 중 하나는 바로 ‘콜팝’ 치킨이었다. 우리 동네에만 국한된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 특별한 이벤트에는 항상 이 콜팝이 동원되었다. 가령 매 학기마다 학급 임원 선출이 끝나고 나면 보통 반장이나 부반장이 학급에 콜팝을 돌리는 게 관례
by 김소형 에디터 202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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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월 마지막 날의 일기
이대로 봄을 보내기에는 아쉬운 마음이라서
굳이 따지자면 봄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었다. 온화한 날씨와 오색찬란한 풍경. 싫어하기에는 딱히 나쁠 이유가 없는 평화로운 계절이지만, 그렇다고 목이 빠지게 기다릴 만큼 좋아하지도 않았다. 직전의 계절과 대비되기에 더 그런 걸까? 봄이 오면 꽃놀이를 가고 제철
by 김소형 에디터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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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굳은살
무뎌지는 것은 단단해지는 것, 단단해지는 것은 무뎌지는 것.
손가락이 찢어졌다. 생각보다 깊게 베인 상처에 빠른 속도로 피가 흘러나왔고 아픔을 느낄 틈도 없이 순간의 공포에 몸이 잠시간 굳었다. 곁에 있던 동생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려 지혈을 시작했고, 상황 파악이 되자 미뤄두었던 고통이 밀려왔다. 주말이라 근처에 문을 연 병
by 김소형 에디터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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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의 스물일곱, 아무쪼록 행운을 빌어 줘!
결국 졸업이 와버렸고, 나는 완벽한 백수가 되었다.
내가 아는 나는 그리 계획적인 편은 아니다. 허나 지난 25년간 다소 비계획적인 이 삶을 영위해오면서 스스로에 대해 깨달은 바는 모순적이게도 누구보다 계획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거다. 외압이나 타율적인 규제 없이 온전히 내 스스로 꾸려야 하는 날들이 꽤 오래 지속되면서
by 김소형 에디터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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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그래도 푸른밤은 계속되겠지
“수고했어 오늘도, 잘 지내 어디서든." 푸른밤을 기억하며.
즐겨보던 드라마 두 편이 연달아 종영했다. 시원섭섭했다. 지난 몇 달간 그야말로 도파민의 노예가 된 만큼 이야기에 미쳐 살았다. OTT나 숏폼에 익숙해져 본방사수라는 말이 낯설어진 요즘 시대에 다음 화가 간절해서 한 주가 너무 느리게 흐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종
by 김소형 에디터 20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