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최신글
-
[Opinion] 중첩을 거쳐 두꺼운 천국 만들기 [도서/문학]
천국은 지옥의 반대말이 아니다
교육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끌어오는 격언 중 하나가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방법을 가르치겠다.’가 아닐까 싶다. 탈무드라는 믿을 만한 출처 때문인진 몰라도 나 역시 이 말을 오래 맹신해왔다. 1976년 출간된 이청준 작가의 <당신들의 천국>은 40년이라는 세월을
-
[Opinion] 멸망으로 지속하기 - 소설 '리셋' [도서/문학]
지렁이는 단 한 순간도 지구를 위하지 않은 적 없었다.
한동안 만나는 사람들에게마다 한결같이 물어본 질문이 있다. “만약 한국에서 인간 대상의 안락사가 합법화된다면, 넌 죽을 거야?” 밤새 외운 대사 한 줄을 충실히 반복하는 신인 배우마냥 묻는 말에는 참 다양한 답들이 돌아왔다. 고시생인 친구는 미래에 자신이 이루게 될
-
[Opinion] 삶과 씀의 일치를 바라며 - 라이팅 클럽 [도서]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나를 연결하고 싶다는 꿈이 지지받는 기분을 느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활자와 상성이 좋았다. 읽는 사람은 결국 쓰게 되기 마련이라는데, 나 역시 그 수순을 착실히 밟아왔다. 생각이 한 번 물꼬를 트면 여러 문장을 누벼갔고, 정갈히 활자화된 내 상념을 주욱 읽어내려갈 때면 지구를 닮은 행성을 발견한 천문학자마냥 고양되
-
[Review] 우리는 가끔 소설 같고 자주 시 같아 - 소설 '키스마요'
상실을 책임질 수 있는 이들만이 사랑을 한다.
극단적인 타자 오늘날 우리는 타자성이 난무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를 기꺼이 '다양성이 난무한 사회'라고 일컫고 싶다만 그러기엔 우리는 낯섦 앞에서 너무나 쉽게 당황하고 나아가 혐오한다. 하물며 외계 생명체의 존재는 어떠할까. 언어의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
-
[Opinion] 터줏대감을 죽이기 위한 휘청거림 [문학]
터줏대감으로부터 여성 해방하기
박완서 작가는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변연부로 밀려난 여성 서사를 부각하고, 자신의 욕망을 표출 및 추구하는 여성 인물을 통해 사회문화적 맥락 속의 여성을 보존해온 작가이다. 이번에 접한 작품은 박완서가 지닌 문학적 완성도는 물론 대중성까지 보장한 작품, <휘청거리는
-
[Opinion] 소설의 무용함을 사랑해 [도서/문학]
소설은 삶에 대한 훌륭한 은유이다.
인생이 어려운 이유는 예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푸념에 자주 빠진다. 그렇다고 복습이 수월한 것도 아니다. 꾸준히 일기를 써 모았고, 낡은 앨범을 뒤적대는 주기가 짧아졌지만 그때와 지금의 나는 너무도 다르며 삶을 관조하는 태도 역시 상이해 돌파구가 되어 주진 못한다
-
[Review] 퀴어리즘, 미학사의 새로운 지평 [도서]
답보 상태의 나에게 이 책은 매우 시의적절하게 찾아왔다.
예술 작품을 거칠게 이분화하자면 곧바로 감각으로 '스며드는' 작품과 이성으로 '인식되는' 작품이 있다. 보통 전자를 좋은 예술이라 여기게 되는데, 그 이유에는 보편성이 자리하고 있지 않나 싶다. 우리 모두는 ―일정 부분이 결여되었을 지라도― 감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
-
[Opinion] 상실로 장식하는 삶, '노르웨이의 숲' [도서/문학]
견딜 수 없는 상실을 겪더라도 견딜 수 없어하는 또 다른 이들을 마주친다.
15살 무렵, 도서관 서가 구석에서 <상실의 시대>를 발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문학사상사에서 정발한 초판본으로, 종잇장이 죄 누렇게 바래있었다. 청소년 소설이 조금은 지겨워진 터라 세계 문학 전집을 건들기 시작했던 때였다. 오히려 청소년 도서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