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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성장이란 이런 것, 카오스의 가장자리

David is cool

by 장미 에디터
2026.10.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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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는 마약 중독자인 부모 밑에서 자랐다.


      아이들을 감기로 가장하고 코데인을 처방받았던 부모. 약에 취해 가족을 위협하여 가정을 깨뜨리고 만 아버지. 몇 번의 자립 기회를 놓치고 늘 약에 취해있던 어머니. 부모님도 있고 부유한 외조부모도 있었지만 데이비드는 누나와 함께 보육원 생활을 해야만 했다.


      보육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어머니, 에스터, 데이비드는 가난하고 위험한 생활을 지속했다. 데이비드가 이웃 친구 샤일로와 친해지는 동안 어머니는 샤일로의 어머니인 로즈와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이로 발전했다.

       
      어머니가 재활에 실패하자 집은 계속 가난했고, 데이비드는 샤일로와 마트 쓰레기통을 뒤적이며 먹을 수 있는 것을 구하기에 이르렀다. 끝내 어머니의 자립이 실패로 외가에서는 데이비드 가족을 근처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이때, 입학 등록을 독려하는 교사를 만나게 되고 어머니는 정신을 차린 듯 데이비드와 에스터를 학교에 보낸다. 데이비드가 공부(특히 과학)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어머니는 약물과 우울증으로 스스로를 좀 먹기 시작했고 이내 곧 입원치료를 받게 된다. 아버지는 오래간만에 보낸 편지에 1달러라도 보내달라고 하고, 조부모는 아이들을 거두는 대신 보육원으로 향한다. 데이비드는 부모가 있지만 보육원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어머니가 이따금 찾아와 데려가기도 했지만 그 생활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입양을 가는 것도, 위탁 가정에서 지내는 것도, 어머니와 다시 같이 살 수 없는 고아와 같은 삶이 시작되었다.


      데이비드는 보육원 연계 교회를 다니면서 창세기와 공룡이 지구에 살았던 기간 사이에서 의문 갖고 목사에게 질문하는 대범한 초등학생으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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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재 프로그램에서 최고점으로 합격하고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데이비드의 뛰어난 재능은 그의 삶을 바꿔줄 수는 없었다. 무조건적인 애정도 없고 정서적 지지도 없기 때문일까, 데이비드의 안에서 허무주의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방황했지만, 아버지의 동생인 제임스 삼촌이 데이비드를 데려가기로 한다. 문제를 일으키면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서.

       

      삼촌을 따라간 집에는 과학 잡지가 있었고 질문을 받아줄 큰엄마도 있었다. 잡지 실린 존 콘웨이의 생명 게임에 매료된 데이비드는 MIT를 목표로 하게 된다. 삼촌은 금전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풍요롭지 못했기에 데이비드는 기숙학교로 들어가게 되었고, 무료 기숙학교는 당연히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어느 날 벌을 받다 시간이 남아 컴퓨터로 생명 게임을 코딩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의 진로가 다시 한번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보육원 출신의 실패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데이비드는 차석 졸업생으로 대학 입학에 성공한다. 누구의 지도도 받지 못해 SAT를 망치고 인터뷰를 준비하지 못해 MIT에 합격하지 못하였더라도, 데이비드는 목표를 이루었다.

       

      학교에는 미리 많은 걸 배우고 들어온 동기들이 있었다. 그들은 돌아갈 집이 있고 지원해 주는 가족도 있었다. 데이비드는 기숙사를 나가면 갈 곳이 없는 처지였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중간고사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어도 기말고사에서는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받았다. 점점 성적표에서 A가 늘어갔다. 프로젝트는 회사가 되었다. 그렇다고 데이비드의 삶이 쉬워지지는 않았다.


      잠시 학업을 중단하고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다가 공황발작이 찾아왔다. 그때 고모부를 통해 심리 상담을 시작하였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마쳤을 때도, 프로그래밍으로 좋은 자리에 들어갈 수 있었을 때도 상담은 지속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데이비드가 신경과학 쪽으로 박사학위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예상 그대로이다. 박사학위라는 지난한 과정과 뜻하지 않은 난관이 있었지만 데이비드는 이제까지 그래왔듯 그것들을 모두 극복해 내었다.

       

      우여곡절이 많은 삶이었다. 고모가 등장하면서 뭐가 나아질까 기대했지만 아니었고, 삼촌과 함께 살면 안정을 취할 수 있을까 희망을 품었지만 그도 아니었다. 어떻게 유년 시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이렇게 불안정할 수 있을까. 대학 합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순탄하길 바랐지만 끊임없는 고난이 함께했다. 대학 졸업과 박사학위까지 쉽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데이비드는 모든 걸 다 이겨내었다. 샤일로는 홈리스가 되었고, 누나는 약물중독으로 사망했지만, 데이비드는 하고자 하는 일을 달성했다. 데이비드와 같이 보육원 생활을 했던 룸메이트 오마르와, 보육원에서 성경 구하는 법을 알려준 바비는 평범한 삶을 이룩했다. 그 평범함도 쉽게 이룬 건은 아니지만, 데이비드는 그 이상의 것을 원했으니 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인생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다. 인생을 뒤바꿔줄 귀인이 나타나지 않지만, 인생에 개입한 한 명의 영향이 모여 어떠한 변화를 일으킨다. 데이비드의 학업능력을 알아본 선생님도, 영재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해준 보육원 사람도, 프로그래밍을 알려준 보육원 출신의 데이나도, 심리상담가인 고모와 고모부도, 학위를 밟는 동안 잠시 거둬준 삼촌도, 박사과정 4년 차를 받아준 래리 교수도.

       
      샤일로나 오마르와 달리 명석했기에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수도 있지만, 그의 성공과 목적 달성에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쌓아 올린 삶의 방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무를 느껴도 지레 포기하지 않고, 방황을 하더라도 아주  엇나가지 않고, 보육원과 기숙 학교를 통해 몸에 밴 생활 습관을 저항하는 대신 성실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과 같이 지내온 삶을 부정하는 대신 그 위에 하나씩 계속 쌓아 올리는 것. 그리고 외면하다가도 결국 마주하고 힘들게 받아들이는 것까지. 성장이란 이런 것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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