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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복잡한 네트워크 속에서 탄생된 ‘나’라는 존재 - 카오스의 가장자리 [도서]

엉망진창이어도 나는 괜찮은 존재가 될 수 있어.

by 윤재현 에디터
2026.10.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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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생성되는 것일까? 주변 환경에 의해 결정될까? 아니면 개인의 성향? 혹은 운일까? 우리는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

       

      물론 공평해 보이지 않는 조건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는 부상을 입은 채 완주를 하고, 어느 누군가는 처음부터 힘든 환경이었음에도 끝까지 완주를 해낸다. 또 어떤 이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도 완주를 포기하고, 누군가는 힘든 조건 속에서도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천천히 쉬었다가 완주한다. 이처럼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인가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카오스의 가장자리_표1띠.jpg

       

      책의 제목이기도 한 ‘카오스’의 정석적 의미는 혼란과 무질서를 뜻한다. 물론 ‘카오스’라는 표현은 작가가 좋아하는 과학적 의미도 담겨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 단어는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 끝내 살아남은 생존자, 작가이자 인물인 데이비드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말 같았다.



      파란만장한 과거 덕분에 내게는 세상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생겼다. 한때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처럼 보였던 바로 그 혼돈이 힘과 회복력, 그리고 무엇보다 항의성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 나는 이 순환 네트워크들이 카오스의 가장자리에서 작동할 때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듯, 나도 내면의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루며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나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 P.143

       

       

      데이비드의 아버지는 마약 중독자이자 전과와 가정폭력을 일삼는 존재였고, 어머니 역시 아버지처럼 마약에 중독되어 데이비드와 누나 에스터에게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

       

      부모가 갈라진 후 어머니와 함께 살던 데이비드는 어머니의 심한 마약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외조부모에 의해 남매는 앨버커키크리스천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차갑고 강압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지내던 중 어머니가 사망하자, 데이비드는 아버지의 형인 제임스 삼촌 부부와 거주하게 되면서 누나와 떨어지게 된다.

       

      1년 동안 삼촌 부부와 지냈으나 큰어머니와의 마찰로 결국 기숙학교인 밀턴허시스쿨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그곳에서도 주변 상급생과 사감에게 폭행당하며 보육원과 다름없이 차갑고 강압적인 공간임을 느낀다. 이러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았고, 비록 가장 원하던 대학은 아니었지만 카네기멜런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데이비드와 누나 에리카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차갑고 강압적인 환경 속에서 주변의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며 정서적 결핍을 안고 자란 인물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데이비드가 어린 시절 술, 담배, 마약 등을 접하며 문제아처럼 방황했음에도 뚜렷한 목표를 품고 대학 진학, 취직, 사회적 인정, 그리고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까지 이뤄낸 반면, 에리카는 부모처럼 마약에 의존하고 불평불만 속에 살아가다 쓸쓸히 홀로 떠나갔다.

       

      데이비드와 에리카, 그리고 데이비드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노숙자이자 범죄자가 되어버린 소꿉친구 샤일로가 서로 다른 결과를 맞이한 것은 어쩌면 불우한 과거와 조건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달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만큼 데이비드는 더 나은 미래와 생존을 염두에 두며 끊임없이 노력했고, 결국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만들어냈다

       

      물론 어린 시절의 차갑고 외로웠던 기억과 마음을 터놓을 대화 상대가 없었다는 결핍은 그에게 큰 흔적을 남겼다. 쉼 없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삶을 개척해낸 그는 직장 생활 시절 심각한 번아웃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겪게 되는데,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처음 출발선에서부터 상처와 부상을 안고 달린 사람이 쉼 없이 달려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평범한 조건에서 부상을 입고 경기를 끝낸 사람들보다 훨씬 심한 부상과 처참한 몰골일 것이며 회복하는 데도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유년 시절은 보통 사람들과 달랐지만, 어쩌면 오늘날 현대인들의 단면을 비춰주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타인의 힘듦과 고통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서로에게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차갑고 외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비효과처럼, 어쩌면 그 작은 씨앗이 점차 커져 약물 문제나 정신적인 문제 등으로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이자 주인공인 데이비드가 친척들과 라케르차 박사에게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마음속 깊은 이야기까지 털어놓으며 치유와 안정을 얻고 새로운 꿈을 찾아간 것처럼, 우리도 서로 간의 진정한 소통과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통해 힘들고 지친 환경 속에서도 더 나은 ‘나’와 ‘너’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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