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 [도서]

AI가 새로이 열게 된 시대, 우리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게 될까?

by 전주현 에디터
2026.10.10 14:04
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이전에 읽던 글입니다.

      AI 칼럼 대표사진.jpg

       

       

       

      1. AI에게 밀려나갈 것인가? AI를 활용할 것인가? 


       

      도서 ‘듀얼 브레인: AI 시대의 실질적 생존 가이드’는 AI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 이선 몰릭은 AI가 교육 현장에 몰고 올 변화를 오래도록 연구해 왔으며, 2024 <타임>에 ‘인공 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본 도서는 저자가 생성형 인공 지능 모델을 연구·사용하며 느낀 문제점과 사회에 미치게 될 영향을 지적하고 있다. 다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건 AI의 사용을 근절하고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니다. 그는 AI가 가진 장점과 인간만이 행사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을 적절히 통합하여 ‘AI와 함께 사고할’ 필요성을 논한다.


      대학 교수인 저자는 2023년도에 본 도서를 집필하였다. 그는 책이 출간될 즈음이면 AI 모델이 훨씬 더 발전했을 것을 고려하여, 모델의 특징보다도 ‘생성형 인공 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사용법을 중점으로 다루었다. 대학에서의 연구와 교육 경험을 기반으로 쓰여서일까? AI의 개념과 사례, 효과적인 사용 방법이 알기 쉽게 저술되어 있다.


      목차는 크게 1부, 2부로 나뉜다. 1부의 첫 장은 ‘외계 지성의 탄생’이다. (원제 ‘alien mind'의 'alien'은 ‘생경한, 낯선’의 의미도 담고 있으나, ‘외계 지성’으로 번역하는 게 맥락상 자연스럽다고 판단되어 ‘외계 지성의 탄생’으로 소개되었다) 도서에서 주로 언급하는 생성형 인공 지능 모델은 ChatGPT이다. GPT가 처음 출시된 연도는 2022년으로, 서비스 개재 몇 달 후에 쓰인 도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2026년인 현재와 기능 측면에서의 차이가 상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GPT의 성능 자체보다 현 인류가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는가, 수용자의 인식을 핵심으로 저술하였다.

       

       

      목차.jpg

       

       

      오늘날 AI라 하면 GPT와 Gemini처럼 마치 인간을 대하듯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GPT와 Gemini처럼 인간과 흡사한 모델이 아니더라도, 인공지능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네 실생활에 쓰여왔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길을 찾아주는 내비게이션이나 메신저를 보낼 때 문장을 자동 완성해 주는 기능 또한 인공지능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우리는 내비게이션이나 문장 자동 완성 기능을 사용하며 인간을 대하는 듯한 기분을 느낀 적은 없을 것이다. GPT는 길을 찾아주고 문장을 대신 작성해 주는 것을 넘어서서 이용자한테 추가적인 조언을 해준다거나 공감과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GPT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나는 GPT를 단순한 AI가 아니라 친한 친구나 저렴한 과외 선생님으로 인식할 때가 있다. 저자 역시 수용자가 GPT를 받아들이는 측면의 특성을 고려하여, GPT 서비스 출시를 ‘외계 지성의 탄생’이라 칭한 것 같다.

       

       

      KakaoTalk_20261009_194257671_04.jpg

       

       

      저자는 GPT의 기술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변화하게 될 사회의 풍경을 이야기한다. 그는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은 낙서를 GPT에 전송하자 근사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바꾸어준 사례를 제시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서 작업해야 했을 예술의 영역까지 AI가 발을 디딘 것이다. 그림에 소질이 없던 저자는 GPT를 사용해서 처음으로 자신이 작업한 창작품에 호평을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철저히 재능의 영역이었던 예체능의 문턱이 낮아졌고, 누구나 손쉽게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창작이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는 점에서 예술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겠으나, 한 편으로는 윤리적인 문제를 떠안게 된다. AI가 이미지 생성을 위해 학습한 것은 원작 그 자체가 아니라, 원작의 특징을 복제한 것이기에 모방과 창작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 가장 큰 딜레마를 낳는다. 또한 특정 작품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다 보면 단순 모방이 아닌 복제에 가까워진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학습 데이터로 자주 쓰이는 저서는 AI가 단어 하나 하나까지 재현할 수 있다. 더불어 GPT가 사전에 학습하는 자료는 개발자가 찾아낸 것 중에 무료로 쓸 수 있다고 판단된 데이터이다. 즉, GPT가 학습한 데이터는 결국 한 인간의 가치판단이 개입한 자료일 수도 있으며 사용자는 편향된 정보를 객관적인 데이터라면서 신뢰하게 될 우려가 있다. 이렇듯 저자는 AI의 좋은 점과 우려할 점을 동시에 이야기하며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건네준다.

       

       

       

      2. AI와 함께 공부한다면?


       

      AI 서비스가 보편화되자, 그는 강단에서 교직 생활을 하면서 전례 없던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상당수의 학생이 에세이 과제를 AI로 대신한 것이다. 에세이는 주제에 따른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면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증진하는 데에 의의를 둔 과제이다. 그러니 AI에게 모든 걸 맡겨버리면 하나 마나인 셈이다. 과제에 AI 사용을 금지하려면 현장에서 에세이를 자필로 써서 제출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조금 다른 수업 방식을 채택한다. 학생들에게 부정행위를 허용한 것이다. AI로 에세이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지시했고, 그렇게 취합한 AI 에세이를 함께 읽으며 학생 스스로 비평하게 했다. AI 기술은 나날이 발전할 것이고 사람의 문체를 빠르게 학습할 것이다. 저자는 부정행위를 막을 수 없으니, AI가 작성한 에세이를 비판하면서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저자는 학생들이 AI를 사용하는 것이 계산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당연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계산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학생들이 수학 시간에 계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반발심이 거셌다. 하지만 지금은 수학 문제를 풀 때 계산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계산기가 등장했다고 해서 수학이라는 과목의 중요성이 사라지진 않았듯이, AI로 인해 비판적 사고와 글쓰기를 배울 필요성이 등한시되진 않을 거다. 저자는 계산기를 두고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 가치 있는지 재고할 기회를 주었고 전반적인 수학 교육의 본질을 크게 바꾸었다.’라고 이야기한다. AI 사용을 금지하고 멀리할 것이 아니라, AI를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며 ‘공동 지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AI를 개인 과외 교사처럼 사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교수자에게 질문하는 학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당장 나만 해도 교수님께 드릴 질문을 AI한테 물어볼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손을 들 필요도 없고, 창피함을 무릅쓸 이유도 없어졌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강의식 교육에 종말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저자는 교수자가 설명하는 이론을 받아 적는 건 수동적인 공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이론 강의는 학생들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된 교육이다. 어쩌면 사용자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AI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훨씬 더 능동적인 공부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에 그는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을 뒤엎을 새로운 방안 하나를 제시한다. 바로 ‘거꾸로 교실과 AI 교사’이다. 교수자가 이론, 개념을 강의하는 빈도를 줄이고 강의 시간에 학생들이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실습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디지털 자료와 AI 학습을 통해 이론과 개념을 배우고, 교실에서는 실습과 그룹 활동을 하면서 배운 개념을 적용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때 AI는 교사의 파트너로 등장하여 학생들이 능동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의미가 있다.

       


       

      3. AI를 제2의 두뇌로!


       

      저자는 AI를 제2의 두뇌로 활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아무리 AI에 반감을 품더라도 기업은 계속해서 더 좋은 기술을 연구하고 서비스할 것이며, 사람들은 놀라울 만큼 정교해진 기술력에 감탄하며 AI를 마치 스마트폰과 같이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AI를 거부하기보다는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여 더 나은 삶을 도모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정보를 찾고 계산하는 능력이 인간보다 월등하다. 반면 인간은 AI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사회적인 맥락이나 윤리적인 문제,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양상을 살피는 데에 능하다. AI가 가진 장점과 인간의 특성을 합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양질의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작업할 때 늘 AI를 조수로 쓰면서 주요 과정에는 인간이 계속해서 개입할 것을 권한다. 이때 AI를 인공지능 모델로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내가 좋은 소설을 쓰고 싶어서 퇴고에 도움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AI에 유명 작가의 페르소나를 입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AI가 가장 최악의 AI일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위 네 가지가 AI를 공동 지능으로 사용하기 위한 원칙이다.


      저자는 마냥 AI를 찬양하지도, 지적하지도 않는다. 본 저서는 AI의 기술력보다는 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문제와 윤리적인 갈등과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하는지, AI를 좋은 도구이자 협력자로서 사용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정리하는 것에 가까운 책이다. 그는 AI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문제와 윤리적 갈등에 관해서도 갖은 사례를 들며 상세히 기술한다. 기업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교묘히 피해 가는 프롬프트를 입력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등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AI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그렇지만 AI의 기술을 통해 얻게 되는 다양한 이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테면 교육 혁신과 효율적인 일 처리, 능력의 부족함을 보충하는 일이 있을 테다.


      오늘날 AI는 재미있는 친구이기도, 좋은 상담사이자 선생님이 되어주기도, 때로는 인턴보다도 능률이 좋은 일꾼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AI가 가히 넘볼 수 없는, 인간이 인간이기에 가지는 가치 또한 존재한다. 한 개인이 살아오면서 축적한 고유한 관점, 비판적 사고력,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자세는 시대가 바뀌어도 불변할 가치이다. AI의 기술에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지만 그 배후에는 늘 인간이 존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는 홀로 작동하지 않고, 인간과 듀얼 브레인(공동 지능)으로 작동할 때 진정한 진가를 발휘하고 있으니까.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닌, 함께 협력하여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 최근 큰 집에 갔을 때 큰아버지께서 ChatGpt 앱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곧 칠순을 앞둔 큰아버지도, 50대인 부모님도 AI를 사용하면서 전에는 쉽게 얻지 못했을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있다. 나 역시 반려 햄스터를 키우면서 꼭 필요한 정보를 AI를 통해 얻고 있다. 적어도 나와 내 주변에서는 AI를 통해 정보를 얻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격차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실감하는 중이다.

       

       

      (* 본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주식회사 상상스퀘어에서 출간한 저서 '듀얼브레인'을 읽고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전주현이 에디터의 다른 글 보기
      다정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전주현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드라마]
      2. 02 [Opinion] 아빠와 딸, 도쿄에 가다! [여행]
      3. 03 [Opinion] 프로젝트 헤일메리: 멀리서 날아온 공을 기꺼이 받아준다면 [영화]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