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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작은 친구들의 작지 않은 우정이야기 [영화]

영화 「치이카와, 인어섬의 비밀」, 낯선 섬에서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

by 최승윤 에디터
2026.10.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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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치이카와, 인어섬의 비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30일, 애니메이션 영화 「치이카와, 인어섬의 비밀」이 국내 개봉했다. 현재 영화 예매율 1위를 달리는 이 영화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나가노의 만화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의 극장판이다. 주인공 치이카와, 하치와레(가르마), 우사기(토끼) 세 주인공이 중심인 이야기로 랏코(해달), 쿠리만쥬(밤만쥬), 모몽가(하늘다람쥐), 카니(헌책방), 시사 등 또다른 친구들과 함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새가 떨어뜨린 종이가 우사기의 얼굴에 떨어진다. 잔디밭에서 사과를 먹으며 쉬고 있던 하치와레와 치이카와는 우사기의 얼굴에 붙은 전단지를 살펴본다. 그 종이에는 ‘특별한 섬으로의 초대'라는 글자가 적혀 있고 '간단한 토벌만으로 보수 100배,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솔깃해진 세 친구는 이들이 선생으로 모시는 랏코(토벌 서열 1위)와 함께 초대장에 적힌 '인어섬'으로 떠난다.

       

      연두색 훌라치마를 입고 있는 인어섬의 주민들은 맛있는 음식들을 베풀며 치이카와 일행을 반긴다. 그러다 치이카와와 하치와레, 우사기는 우연히 동굴 안으로 들어가 배를 타게 되고 그곳에서 섬의 신비로운 존재인 '세이렌'을 만난다. 세이렌은 세 친구에게 자신의 사연을 들려준다. 세이렌과 함께하고 있는 인어 2마리는 원래 3마리였지만 섬 주민 중 누군가가 인어 한 마리를 잡아갔다. 따라서 세이렌은 원한과 복수의 마음을 품은 채 범인을 찾기 위해 불시에 주민들을 잡아먹는다.

       

      다음날 인어섬의 동네 주민들은 보수 100배의 대상으로 세이렌을 토벌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원한을 품은 세이렌이 주민들을 계속 잡아 먹기 때문이다. 랏코와 세 친구(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는 세이렌을 무찌르기 위해 맞서 싸우지만 세이렌의 노래로 자라난 덩굴풀이 먼작귀 친구들을 옭아매 위협하면서 이들은 쫓긴다. 결국 세이렌의 덩굴풀에 랏코, 하치와레, 모몽가와 카니가 붙잡히게 되고 이들은 세이렌의 본거지에 다시마로 몸이 묶이게 된다. 혼자 남게 된 치이카와는 어두운 밤 숲길을 걷다가 시로지마 아저씨의 식당을 찾게 되고 기절한다.

       

      시로지마 아저씨는 치이카와에게 조개탕과 매운 카레를 내어주고 세이렌의 본거지 위치도 알려준다. 그들은 함께 그곳에 찾아가, 치이카와는 시로지마 아저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친구들을 구해낸다.

       

      다시 모인 친구들은 세이렌을 막을 방법을 모색한다. 세이렌이 공격하지 못하게 하려면 그의 노래를 막아야 하고, 그 방법으로 치이카와는 자신이 매운 카레를 먹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이들은 세이렌의 공격을 막을 방법으로 매운 카레를 만들기로 한다. 시사가 요리를 총괄하고 쿠리만쥬가 맛을 보며 아주 매운 카레를 만든다. 요리과정에서 필요한 '루'를 얻기 위해 (섬에 도착했을 때 마을을 둘러보게 해주고 도움을 준) 머리 위에 이파리 한 장이 달린 주민(=한잎) 집에 함께 가게 된 치이카와는 그 곳에서 인어 비늘을 발견한다. 그러나 치이카와는 비닐을 숨기고 모른 척한다. 또한 이후에 한잎이 그의 절친 두잎의 몸에 배터리를 갈아끼우는 모습도 보게되지만 이 역시도 모른척한다.

       

      매운 카레가 완성되고 세이렌에게 먹이지만 세이렌에게는 그다지 매운 정도가 아니었다. 그 때 시로지마 아저씨에게 강력하게 매운 가루를 받게되고 그들은 다시 그 강력한 가루를 카레에 섞는다. 마침내 치이카와와 하치와레, 우사기, 랏코, 모몽가, 카니 모두가 힘을 합쳐 세이렌에게 카레를 먹이는 것을 성공한다. 세이렌은 눈과 얼굴이 빨갛게 불타오르며 괴로워한다.

       

      치이카와 일행은 세이렌에게 동네 주민들을 해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매운 카레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던 세이렌은 알았다고 말한다. 이들은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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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영화는 행복하게 마무리되는듯 싶었으나 영화를 보고 난 뒤 흥미로운 해석을 접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세이렌은 한잎, 그리고 그의 단짝인 두잎의 훌라치마가 들리면서 그 안에 배터리를 넣는 부분을 보게 된다. 따라서 세이렌의 '알았다'는 대답은 치이카와 일행의 부탁에 대답을 한 것이 아닌 인어를 먹은 범인이 누군지 알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한잎과 두잎의 과거 회상을 통해 설명된다. 예로부터 섬에는 인어고기를 먹게 되면 영생을 살 수 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리고 세이렌과 인어들에 의해 죽음의 위기를 겪게 된 두잎을 살리기 위해, 한잎은 인어 한 마리를 납치해 조림으로 만든다. 그리고 쓰러져있는 두잎에게 먹인다. (영화 포스터 아래에 떨어져있던 비스킷은 한잎이 인어를 잡기 위해 유인했던 방법에 쓰였다.) 그러나 두잎은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이 사라지고 자신만 남게 되는 공포에 떨며 한잎에게도 인어고기를 권한다. 결국 한잎도 인어고기를 먹게 되고 영생의 증거로 몸에 배터리를 넣는 공간이 생겨난다.


      마지막 쿠키 영상의 내용은 인어섬을 떠나 새로운 섬에 도착한 한잎과 두잎, 그러나 그곳을 향해 헤엄쳐오는 세이렌과 인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를 본 이들은 절대 웃으면서만 볼 수 없는, 잔혹동화라고 평가한다. 주민을 잡아먹는 거대한 신화적 존재를 등장시켜 오싹함을 주지만 무조건적으로 질타를 받을 인물은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리고 이들이 서로에게 토벌창을 겨누지만 그 이유는 각자의 곁에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의미깊다. 세이렌은 자신의 친구인 인어가 사라졌기 때문에, 한잎은 자신의 소중한 친구를 살려내기 위해, 치이카와도 자신의 친구들을 위해 이들은 싸운다. 기존에 연재되던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 만화 속에서도 이들의 우정, 즉 서로를 위해 아꼈던 것을 함께 나누고 베풀며 지켜주는 모습들이 이 캐릭터들에게 더 마음을 기울이게 만든다. 영화 역시도 진한 우정을 기저에 두고 일어나는 이야기다. 대단한 사랑이나 금은보화같은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친구를 위해서라는 점에서 영화 속의 갈등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치이카와는 다른 친구들이 보지 못한 비늘이나 배터리를 보고 인어를 먹은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 역시도 우정의 애틋함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소심하고 겁이 많은 치이카와가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 것도 묵인의 이유로 들 수 있겠지만, 치이카와 역시도 하치와레와 우사기라는 소중한 친구들이 있기에 한잎과 두잎의 마음을 이해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니 섣불리 그 둘을 궁지로 몰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영원히 친구로 지내자는 노래를 함께 부르는 이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따뜻함과 섬뜩함을 동시에 갖춘 음악 속 가사와, 영화 곳곳의 복선들을 살펴보며 영화를 다시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이 만화가 사랑받는 이유 중에서는 단순히 귀여운 외관과 성격뿐만 아니라 자격증을 따고, 보수를 받는 등 현실의 많은 부분과 닿아있다는 점에서 어른들을 공감하게 한다고 들었다. 따라서 극장판 영화에서도 단순히 먼작귀 아이들이 위험에 빠지고 이를 헤쳐나가는 이야기만이 전부가 아닌 설화를 접목시켜 잔혹동화처럼,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더 넓혀준다. 후련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극장을 떠나는 것이 어니라 세이렌과 인어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잔잔한 공포가 밀려오도록 한다. 이러한 점에서도 ‘어른’을 위한 만화라고 평가된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하치와레가 갑자기 일본어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귀여운 친구들과,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치이카와, 인어섬의 비밀」. 작은 화면으로만 볼 수 있던 만화를, 이번 기회에 상영관의 큰 화면으로 만나보는 기쁨을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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