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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현대인에게 필요한 미술 여행 - 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 [도서]

그림에는 우리의 인생사가 담겨있다.

by 조은정 에디터
2026.10.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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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 관람은 여유로운 사람들만 누리는 문화 생활이 아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깐의 쉼이자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는 곳이 될 수 있다. 고요한 미술관에서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작품의 이야기를 알아가다 보면 어느새 인생을 배우고 교훈을 얻는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미술관의 모습, 그 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명화를 감상하는 시간은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단조로운 삶을 다채롭게 채워준다.


      이 책의 저자는 인생 후반전을 더욱 즐겁게 살기 위한 방법으로 미술관을 선택했다. 2014년부터 해마다 한 달간의 세계 미술관 여행을 떠났다.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고 싶었던 오래된 갈증을 비로소 해소할 수 있었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 미술관을 탐방하며 천천히 작품을 음미하고 또 음미했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 못지않게 미술관 자체의 매력을 알아가는 시간도 소중했다.

       

      바로 그 이야기가 <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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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는 서양미술사의 큰 흐름을 짚기 위해 주요 세계 미술관 6곳을 꼽았다. ‘루브르 미술관(파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뉴욕), 내셔널 갤러리(런던), 우피치 미술관(피렌체), 프라도 미술관(마드리드), 뉴욕 현대 미술관(뉴욕)’이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마치 미술관에 도착해서 그림을 감상하기까지 과정을 실제 경험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각 미술관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소제목을 시작으로 전경과 내부, 입장료와 특징 등 미술관과 친해질 수 있는 소개글을 선보인다. 미술관의 탄생 과정을 알고 난 후 작품을 만나는 건 그렇지 않을 때와 확연히 다르다. 유명한 미술관이라 구경하고 싶던 마음이 미술관이 지닌 목적과 지향점에 공감하며 더 알고 싶은 마음으로 바뀐다.


      전체적인 미술관 소개가 끝나면 각 미술관을 대표하거나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그림의 탄생 비화부터 서사, 표현 기법, 작가의 삶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하는 법을 터득한다. 그림은 학창 시절 미술 교과서를 공부하듯 보는 게 아니다. 작가의 마음을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편하게 그림과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림은 곧 작가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들의 가치관과 욕망이 작품으로 드러나고,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과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작품에는 사연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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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 입체주의 대표 화가로 유명한 피카소의 그림이 그러하다. 그의 작품 세계에는 청색 시대, 장밋빛 시대, 흑색 시대가 존재한다. 특히 슬픔과 고통을 표현한 청색을 지나 밝고 즐거운 붉은색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여운을 남긴다. 색이 의미하는 감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독특한 화풍의 작가로만 여겼던 피카소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참신하고 흥미롭게 바라본 작품도 있다.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윌리엄 호가스의 그림이다.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 피카소와 달리 사회 풍자를 꼬집는 점이 의미 있다. 당시 상류 사회의 부도덕한 결혼 풍속을 한 편의 극처럼 시리즈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그림이 연극의 역할을 해낸다니, 정적인 그림에 생동감을 부여한 것만 같다.


      이처럼 작품의 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미술이 결코 어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되는 게 작품이고,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미술이다. 그저 예쁜 그림에서 감상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 그림 속에는 우리의 인생사가 담겨있기에 이를 통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고 사회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미술관과 친해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다.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앞서 진정으로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 한 번에 많은 것을 흡수하기보단 천천히 하나씩 소화해 낸다면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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