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율리우스 아살이 오는 10월 20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2024년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리사이틀 투어를 통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한층 선명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아살은 2023년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은 이후 BBC 뉴 제너레이션 아티스트와 클래식 FM 라이징 스타로 선정되며 빠르게 주목받았다. 2025년에는 테렌스 주드-할레 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역사상 최초의 ASMF BBC 뉴 제너레이션 어소시에이트로도 이름을 올렸다. 런던 위그모어홀, 빈 무지크페라인,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도쿄 산토리홀 등 세계 주요 공연장과 페스티벌에서 꾸준히 초청받고 있는 것도 단순히 젊은 스타라는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메나헴 프레슬러가 “독보적으로 아름다운 소리와 특별한 음색”이라고 평가한 만큼 아살의 연주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음색이다. 아살은 아주 작은 소리부터 강한 화음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다이내믹에서 다른 색채를 만들어내며, 특히 강한 음에서조차 음향의 질감을 만들어내는 연주자다. 아살 자신도 작은 음색 차이에 집착스러운 예민함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이치 그라모폰 데뷔 앨범인 『스크랴빈-스카를라티』는 그의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큐레이션 능력을 보여준다. 아살은 이 음반에서 시대가 다른 두 작곡가의 음악에서도 감정적, 음향적 연결점을 찾아내 일관성 있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시대의 순서를 의도적으로 허물고 서로 다른 음악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온 그는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 역시 같은 방식으로 구성했다. 공연은 베토벤의 첫 번째 피아노 소나타(Op. 2, No. 1)로 시작해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Op. 111)로 마무리된다. 그 사이에는 국내 초연되는 레라 아우어바흐의 엠마 하우크의 러브 레터, 버르토크의 세 개의 벌레스크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Op. 14를 배치했다.
레라 아우어바흐의 「엠마 하우크의 러브 레터」는 독일의 실존 인물 엠마 하우크가 정신병원에 수용된 상태에서 남편에게 남긴 편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반복되는 문장과 희미해지는 기억, 끝내 전달되지 못한 마음이 음악 속에서 독특한 긴장으로 변한다. 이어지는 버르토크의 「세 개의 벌레스크」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Op. 14」에서는 보다 날카롭고 현대적인 음악적 언어를 만날 수 있다. 혁신적인 화성과 리듬, 거칠고 때로는 유머러스한 표현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이다.
정식으로 피아노 교육을 받기 전부터 소리를 스스로 재현하고 즉흥적으로 음악을 만들어온 아살에게 음악은 세계와 소통하는 첫 도구였다. 자신의 중요한 음악적 특징인 즉흥 연주에 대해서도 그는 “이미 존재하는 작품에 새로운 빛을 비추는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한다. 이번 무대에서도 아살은 서로 다른 시대의 작품을 자신만의 언어로 연결하며, 익숙한 음악에 새로운 빛을 더할 것이다. 그가 음악에 어떤 아름다운 순간을 불어넣을지 기대해 본다.
Asal: Prélude (3191) · Julius Asal SIENA TAPES ℗ 2025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PROGRAM]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 f단조, Op. 2, No. 1
BEETHOVEN Piano Sonata No. 1 in F Minor, Op. 2, No. 1
레라 아우어바흐 엠마 하우크의 러브 레터
LERA AUERBACH Love Letters of Emma Hauck
버르토크 세 개의 벌레스크
BARTÓK Three Burlesques
버르토크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Op. 14
BARTÓK Suite for Piano, Op. 1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 c단조, Op. 111
BEETHOVEN Piano Sonata No. 32 in C Minor, Op.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