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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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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영상이 너무 많아 결국 핸드폰을 바꾸게 되었다.

    

3년 동안 사용했던 폰은 8만 장이 넘는 사진과 영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저장 용량의 절반 이상이 이미 오래전부터 채워져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많은 사진과 영상을 가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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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나는 셀카를 자주 찍는 사람도 아니고, 내 사진이 많은 편도 아니다.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다.

 

아마도 단순한 자기만족에 가까운 것 같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순간들, 그 당시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과 영상을 남기는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가끔 사진첩을 보면 내 사진보다 가족이나 친구들을 찍어준 사진이 더 많고, 흔들리거나 잘 나오지 않은 사진들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렇지만 막상 사진을 지우려 하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마치 뇌 속의 기억 한 부분을 지워버리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학창 시절에는 컴퓨터나 외장 드라이브에 저장해두었던 사진과 영상을 여러 번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핸드폰 메인보드가 고장 나 사진과 영상이 모두 사라진적도 있었고, 핸드폰을 도난당해 추억들을 한순간에 잃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초중고 시절의 개인적인 사진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어쩌면 그런 경험들때문에 사진과 영상에 더 집착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그 이후로는 컴퓨터와 클라우드 등 여러 공간에 자료를 저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공간들조차 어느 순간 금세 가득 차버리곤 했다. 필요 없는 사진들까지모두 저장해두어서였을까. 아니면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던 걸까.

 

어린 아이들의 시냅스 구조는 성인보다 훨씬 복잡하고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정리되고, 결국에는 필요하고 효율적인 것들만 남게 된다고 한다. 문득 사진 정리도 이와 비슷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기억들만 남겨두고, 새로운 기억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두는 것 말이다.

 

그럼에도 이런 저장 강박은 사진뿐만 아니라 소품과 짐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나는 점점 맥시멀리스트처럼 살아가게 된다. 예를 들어 “이건 추억이 담긴 옷”, “이건 살이 빠지면 입을 옷”, “이건 살이 찌면 입을 옷”, “이건 정말 아끼는 옷”처럼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결국 옷과 신발, 소품들을 쉽게 버리지 못하게 된다.

 

특히 이야기와 열정, 노력이 담긴 것들은 더 버리기 어렵다. 내 노트 필기와 과제가 꼭 그런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몇 시간씩 공들여 정리했던 노트들, 과제로오랜 시간 준비하고 완성했던 결과물들은 아직도 버리지 못한 채 간직하고 있다.

 

이게 단순한 저장 강박인지, 아니면 기억에 집착하는 ‘추억 수집자’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간직해온 모든 소품과 사진, 영상들 속에는 애정과 기쁨이 담겨 있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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