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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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다. '시작'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떨림이 아직 손끝에 남아있는데, 어느덧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사계절을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섰다.


작년 이맘때, 우연히 인스타그램 피드를 넘기다 발견한 모집 공고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그때의 나에게 '에디터'라는 세 글자는 무척이나 근사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종이 매거진의 빳빳한 질감부터 스마트폰 화면을 가득 채우는 디지털 콘텐츠까지, 쉼 없이 몰아치는 정보의 파도 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멈춰 세우는 에디터들의 문장을 읽을 때면 가슴 한구석이 일렁였다. 더구나 문화예술과 함께하다니.

 

그 파동에 이끌려 고민 없이 지원서를 채워 내려갔다. 문화와 예술을 향한 순수한 애정, 그리고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열망을 꾹꾹 눌러 담았다.

 

그것이 나와 아트인사이트의 길고도 소중한 인연의 첫 페이지였다.


의욕이 앞섰다.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올리고 바로 소재를 찾느라 머리를 끙끙 앓기도 했고, 텅 빈 문서에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고민도 많았지만, 아트인사이트의 블로그 혹은 포털 뉴스란에 내 글이 올려져 있을 때, 사이트 메인에 내 글이 올려져 있을 때의 그 짜릿함은 강렬한 경험으로 남겨져 있었다. 그리고 아트인사이트라는 창구를 통해 수많은 책과 공연, 전시를 마주하며 문화 예술의 풍요로움에 흠뻑 젖어 들었다. 에디터 활동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던 시점, 나는 선택의 기로에서 '컬쳐리스트'라는 새로운 명찰을 달고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한 달에 두 번 글을 올리는 지금, 역설적이게도 나는 깊은 '글태기'를 마주했다. 진심을 꾹꾹 담은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는 다른 필진들 사이에서 내 글은 한없이 평범하고 얄팍해 보였다. 도무지 깊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문장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쓰는가?'

 


노트북 앞, 눈부시게 하얀 문서 창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자꾸만 뒷걸음질 쳤다.

 

글쓰기는 결국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나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가 동력이 되어야 함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치부, 실패, 혹은 여전히 아린 상처들을 타인 앞에 꺼내 보이기란 여간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흐릿해진 감정을 애써 선명하게 복원하려다 보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하고 싶은 말에 비해 나의 표현력은 바닷가 모래사장을 겉도는 파도처럼 가볍게만 느껴졌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않을까' 하는 회의감이 고개를 들 때마다 아트인사이트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표님께 그만두겠다고 얘기했다.

 

이렇게 나의 아트인사이트 활동이 막이 내리려나 하는 순간, 나를 다시 붙들어준 건 아트인사이트가 지향하는 '진심의 가치'였다. 대표님의 따뜻한 배려와 동료들의 글을 보며 깨달았다. 글쓰기는 완벽한 결과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툴더라도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을.

 

그래서 다시 나는 신발끈을 묶어 달릴려고 한다. 문득 일상에 떠오르는 사소해보이는 감정, 일상을 내 글의 소재로 하고 싶다. 누군가는 깊은 파도 속에서 유영하며 바다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모래사장을 적시는 파도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나는 '글쓰기'를 조금 어렵고, 무겁게 생각했던 것 같다.

 

조금 투박하더라도 나의 온기가 묻어나는 글을 쓰고 싶다. 나의 2년 차는 조금 더 솔직하고, 조금 더 사람 냄새 나는 문장들로 채워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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