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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예쁘고도 진부한 이 단어는 여지없이 영화를 보게 만든다. 알고서도 속는 듯한 기분과도 같다. 그리고 예상한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속설에 따라 영화 속 첫사랑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영화의 주인공 ‘양쓰훠’와 ‘쉬녠녠’은 처음부터 서로가 첫사랑이 될 것이라는 예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두 주인공은 서로를 싫어하는 관계였다. 둘 사이의 악화는 작은 오해에서 시작되었다.

 

망원경을 갖고 싶어서 달리기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해야 했던 쓰훠는 택시를 타는 편법을 활용했는데 하필이면 그 자리에서 녠녠을 마주치게 된다. 그녀는 쓰훠를 한심하게 쳐다봤고 그럼에도 그는 개의치 않고 1등을 차지한다.


하지만 얼마 후 누군가의 고발로 그의 우승 사실이 취소되었고 쓰훠는 곧바로 녠녠을 의심한다. 이를 이유로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 녠녠에게 쓰훠는 번번이 시비를 건다. 결국, 그녀는 쓰훠와 총 세 번의 내기를 하며 누구보다도 다투는 사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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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가 순식간에 불어나듯 순식간에 풀렸다.

 

고발자는 녠녠이 아니었고, 되려 지갑을 택시에 놓고 내린 탓에 편법이 들켰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내기한다는 이유로 녠녠의 소중한 물건도 망가뜨린 쓰훠는 그녀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때부터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한 둘의 관계는 어느 순간 친구를 넘어선 감정으로 발전한다.

 

슈퍼문이 뜨는 날, 쓰훠는 녠녠에게 망원경을 통해 슈퍼문을 보여주기로 한다. 자습 시간을 몰래 빠져나온 둘은 학교 옥상에 미리 설치해 둔 망원경을 통해 커다란 달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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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그 순간, 슈퍼문보다 더 크게 느껴진 건 서로의 존재였다.

 

대입이 다가오고, 녠녠과 꼭 같은 대학을 갈 것을 맹세한 쓰훠는 드디어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대입 결과에 둘은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 대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둘을 갈라놓고 쓰훠와 녠녠은 마음과는 다른 말로 서로를 상처 주게 된다.

 

성인이 되어 더 이상 10대가 아닌 둘은 다시 만난다.

 

그 순간이야말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속설에 맞서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그때의 모습과 다른 첫사랑을 다시 만나도 여전히 좋아할 수 있을까?

 

영화의 가장 마지막에, 기억이 과거로 돌아간다. 쓰훠를 바라보는 녠녠의 시점이었다. 높은 선반 위에 있는 물건에 키가 닿지 않은 녠녠이 애쓰고 있을 때 무심히 물건을 내려주고 지나가는 쓰훠.

 

둘은 인연은 같은 반에 짝꿍으로 투닥대며 시작된 줄 알았지만, 사실 녠녠의 짝사랑은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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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렇게 사소한 순간에 사랑에 빠지곤 한다. 그건 자연스러운 습성인 걸까, 아니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걸까? 어느 쪽이든 녠녠은 쓰훠의 마음을 앞지른 상태로 그를 만났다.

 

첫사랑은 사람에 대한 기억만이 아니다.

 

순간에 대한 기억이다.

 

추억 속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이라는 말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첫사랑’이라는 단어에 속으면서도 영화를 번번이 보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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