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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교수님께서 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셨다.

    

'동양'과 '서양'이 가진 여러 가지 차이점에 대한 조명을 내용으로 하는,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영상은 나의 사고를 완전히 뒤집어 놓는 데에 성공했다.

 

 


 

 

한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선입견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동양'인은 남의 눈치를 많이 보며 소심하다. '서양'인은 남을 신경 쓰지 않으며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이것이 단지 성격적 측면에서의 차이만이 아닐 것임은 분명하다. 그럼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과연 어디까지 뻗어져 있을까?


EBS 다큐멘터리 <동과 서>는, 미국의 문화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 교수의 저서인 <생각의 지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된 다큐멘터리로,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보여주는 여러 문화심리학 실험을 재현하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때의 '차이'란 인지 과정 및 사고 과정의 차이를 말한다.

 

<생각의 지도>의 서론에서, 니스벳 교수는 본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중국인 학생의 말 한마디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말한다. 학생의 말은 다음과 같았다.

 

 

“교수님과 저의 차이점이라면 저는 세상을 원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교수님은 세상을 직선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사물은 늘 변화하며 언젠가는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다고 믿습니다. 그들은 아주 많은 사건들에 동시에 주의를 기울이고 사물들 간의 관계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중국 사람들은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부분만을 떼어내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볼  서양 사람들은 훨씬 더 단순하고 기계적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큰 그림보다는 부분적인 사물 그 자체, 혹은 사람 자체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물의 행위를 지배하는 규칙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니스벳 교수는 처음에는 이 의견에 회의적이었지만, 곧 이 점을 검증해 보기 시작했으며, 그리하여 동서양의 사고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규명하는 과정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에는 그러한 니스벳 교수의 심리 실험들을 동서양 세계 각국에 방문해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구현한 내용이 담겨있다.

 

 

 

우주관


 

동양과 서양의 차이는 ‘우주관’의 차이에서 처음으로 비롯한다. 서양인은 세상은 텅 비어 있으며, 따라서 사물은 주변과 연결되지 않고 홀로 존재하는 독립된 개체라고 생각한다. 반면, 동양인은 우주는 ‘기’로 가득 차 있으며, 그러한 기가 모여 물체가 된다고 보았다. 자연히 동양에서는 물체는 늘 주위의 기와 연결되며 상호작용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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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 이러한 우주관은 사람들의 사고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소개된 일례로, 수많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상호작용, 즉 ‘연기’를 중요시하기에 관계·조화를 중시하는 사고 과정을 가진 동양인은, ‘풍선이 갑자기 위로 확 날아가는 장면’을 보면, 그 이유를 ‘주변에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에 반해, 대상을 배경으로부터 분리해서 보기에 개별·독립을 중시하는 서양의 사고 과정은, 풍선이 올라간 이유를 ‘풍선 속 바람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언어'


 

이러한 차이는 동서양이 쓰는 언어의 차이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동양인은 동사로 말하고, 서양인은 명사로 말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차를 마시는 상황이 있다. 이 차를 더 마실지 묻는 언어사용에서, 동서양의 차이는 드러난다.

 

 

동양 : "더 마실래?"

 

서양 : "More tea?"

 

 

서양인은 'tea'라는 명사를 사용해서, "More tea?" 하고 묻는 반면, 동양인은 '마시다'라는 동사를 사용해서 "더 마실래?" 하고 묻는다.

 

동양에서는 개체 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동사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예시의 경우 '사람이 차를 마신다'는 동사적인 관계에 주목하였기에 '차'라는 명사보다는 '마신다'라는 동사를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서양에서는 사람과 차가 서로 독립된 개체라고 믿기에 '차'라는 명사를 통해 질문의 의미를 표현한다.


동양 사회 속의 한 개인으로써, 본 다큐멘터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동양적인 인지 편향에 대해 객관적으로 관조하고, 나와는 다른 서양의 사람들은 어떠한 사고 과정을 가졌기에 이토록 다른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 있게 했다. 결국 옳고 그른 것은 없고, 오직 '다름'만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다름은 아주아주 옛적, 우리 동서양의 조상들이 가졌던 근본적인 세계관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내가 속한 세계를 이해하면,  '나'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나와는 다른 세계를 이해하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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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모순이다. 그를 담아내는 것이 곧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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