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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연대를 알려주는 밤 [도서/문학]

긴긴 밤을 지내며 배우는 삶

by 김예은 에디터
2025.08.1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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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작가의 『긴긴밤』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동물이다.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어린 펭귄. 이들은 이미 많은 부분 파괴되어버린 세상에 남아 함께 걷는다. 그들은 같은 종도, 비슷한 나이대도, 큰 공통점도 없다. 그러나 노든은 치쿠와 윔보가 지켰던 알을 보호하고 그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에게 삶을 가르쳐준다.

 

노든이 가르쳐주는 삶에는 ‘연대’가 있고 ‘사랑’이 있다.

 

노든이 그것을 어린 펭귄에게 알려줄 수 있는 이유, 또 가르쳐주는 이유는 노든이 그것을 통해 살아남았고 또 살아가기 때문이다.

 

소설 초반부에는 노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노든의 삶은 인간의 선택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던 동물의 삶이었지만 그가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동물들이 그를 배려하고 연대하며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노든이 자연에 있을 때 그것에 서툰 노든을 도와준 건 그의 아내였다. 앙가부는 노든에게 긴긴밤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동물원에 갇히고 세상이 파괴될 때 그의 곁에서 그와 함께 걸었던 건 치쿠였다. 노든은 때때로 힘들고 지쳐 걷기를 포기할 것 같으면서도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걷는다.

 

세상에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이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노든이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의 과거에 그와 함께 걸어주었던 존재가 있었고 그것을 노든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면을 보며 노든이 어린 펭귄에게 가르쳐주는 ‘연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연대는 ‘사랑’에서 비롯된다. 사랑은 연대를 지속시킨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사람과 함께 걸어가길 원하는 마음과도 같다. 이것이 비로소 연대가 된다. 이러한 연대는 연대만으로 끝나지 않고 연대하는 이들에게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을 심어준다.

 

노든은 과거에 그 희망을 가졌고 꿈을 키웠기 때문에 어린 펭귄에게 삶의 가치에 대해 알려줄 수 있었을 것이다.

 

또 기억에 남았던 것은 ‘어린 펭귄’이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들에게는 모두 고유의 이름이 있다. 노든, 앙가부, 치쿠, 윔보. 그러나 흥미롭게도 어린 펭귄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노든과 함께 세상을 걸어가는 어린 펭귄에게 작가는 왜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작품을 읽었다. 그러다 문득 작품 속 어린 펭귄이 이 작품을 읽어가는 독자를 상징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긴긴밤』은 아직 삶의 가치와 연대, 사랑에 대해 배우지 못했거나 그것을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찬찬히 알려주는 세상의 이야기라고 느꼈다. 그렇기에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사촌동생이 생각났다.

 

『긴긴밤』이라는 제목처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수많은 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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