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부터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 등이 최근 ‘실사화’에 애쓰고 있다. 그러나 실사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고, 기대와 달리 연달아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인기 요인에는 분명히 비현실적인 세계관 속 허용되는 환상과 추상성과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오로지 ‘실사화’에만 초점을 맞췄던 실사화 애니메이션은 원작 자체의 매력을 놓친 상태로 추상성에 허용되는 플롯을 따라가므로 길을 잃었다. 여기서 생기는 괴리감은 결국 원작을 사랑했던 소비층의 외면을 샀다.

 

비현실이기에 순응할 수 있던 요인들이 극도의 현실적인 모습을 띠니 아름다운 환상은 깨져버리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반발심만 사게 되는 모호한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사전 속 ‘실사’의 의미는 실제로 있는 것을 찍거나 그린 그림, 경치 등을 뜻한다. 즉,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여기서부터 애니메이션과 실사화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 자체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주려 하니 현실에서도 상상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게다가 오로지 ‘실사’와 종종 납득하기 어려운 ‘재해석’에만 초점을 맞추려고 하니, 원작 애니메이션의 분위기, 정서 등을 하나도 보호하여 가져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낭패가 아닌가 싶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이들은 대체로 애니메이션 자체도 사랑하지만, 해당 작품에 대한 ‘추억’, ‘낭만’ 등의 분위기와 감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애니메이션 작품만이 선사하는 분위기와 낭만을 즐겼던 추억과 해당 작품 속 세상의 환상을 품고 살아온 각자의 시간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의 요소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사화 작품들은 애니메이션의 이런 부분에 있어 존중의 모습을 보기 어렵다. 이렇게 애니메이션 원작의 개성, 색, 환상, 분위기 등의 다양한 면을 하나도 담아내지 못한 실사 작품이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잃는 것은 당연하다. ‘재해석’이라는 명분 하에 애니메이션을 향유하던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놓쳤으니 말이다.

 

연타로 실사화 흥행 실패를 맛본 디즈니가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왔던 드림웍스의 첫 실사화 작품 <드래곤 길들이기>는 달랐다. 어렸을 적 꽤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사화라는 색안경을 가지고 별 기대 없이 감상했고, 막상 영화관에서 관람한 영화는 예상 외였다. 기존의 실사 작품이 놓쳤던 원작의 분위기와 색은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한 반면, 실사에서만 살릴 수 있는 기술로 재현한 현실감은 영화의 몰입을 높였다. 실사화 애니메이션을 보고 눈물이 흐를 뻔 하다니.. 이 정도로도 작품의 몰입력은 확실했다고 생각한다.

 

 

141.jpg

 

131.png



특히,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입체감을 느끼기 어려웠던 드래곤을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을 기술을 활용하여 제대로 재현해 내 오히려 영화 속 세계관에 강하게 홀려 빠져드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상상에 현실감을 입혀 꼭 상상 속 세상이 현실이 된 것 같은 몰입감이었다. 비현실적 세상을 실사화한 영화에서 살릴 수 있는 입체성과 현실적 묘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오히려 원작의 색을 지키는 것에 집중했다는 것 또한 느껴졌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작품의 장점을 고루 활용하려는 의도가 돋보이기도 했다.

 

실사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은 아니다. 이미 유명한 작품을 활용하여 명성을 얻기에 결코 원작을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여러 실사작품이 잊어온 ‘본질’을 이번 <드래곤 길들이기>가 잘 캐치한 듯 싶다. 이로써 그저 ‘실사화’가 흥행 실패의 보증수표라는 편견은 깨졌다. 그저, 이전의 실사화가 원작과 이를 사랑했던 소비자들의 관계성을 놓쳐왔을 뿐이다. 물론 원작 이상의 영화라고 주장할 수도, 단언할 수도 없으나 어렸을 적 꿈을 입체적이고 더욱 몰입하여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실사화’의 포인트를 잘 잡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뛰어 넘긴 어렵겠지만, 현대의 기술을 잘 활용하여 상상에 갇혔던 세상을 많은 이들이 조금 더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영화들이 종종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실사화에 굳센 반대를 가졌던 나에게, 이런 전환을 가져다준 <드래곤 길들이기>의 실사화 작품을 조심스레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