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블랭크 작곡가는 살아있다 IV는 지난달 31일 토요일 서울 서초구 에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으로 네번째를 맞은 '작곡가는 살아있다'시리즈는 현대음악과 예술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익숙하지 않은 미학적 관점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반으로 우리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국내외 작곡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공연들은 도발적이고 새로우며 혁신적이다. 베토벤, 모차르트, 바그너, 바흐, 쇼팽 등 흔히 알려진 작곡가들 외에도 현시대에 여전히 살아있는 작곡가들의 음악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과거에 멈춰있지 않고 현재도 살아움직이는 음악들의 움직임과 현대음악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
특히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즐겁게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연이 전위적인 만큼 공연의 양상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연장을 찾는다면 크게 당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최소한 이러한 표시나 안내가 있다면 좋을 것이다. "이 공연은 활을 악기에 문지르지 않고 제멋대로 문지릅니다. 일부러 불협 화음을 유지하며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 것입니다."하고 말이다.
이들이 연주하는 곡에서는 스스로도 음악이 아니라 '효과'라고 표현하는 다양한 소리들이 난무한다. 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던 나는 이런 의문을 품는다. 어떤 것이 새롭고 혁신적이라는 것만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가?
인간의 미감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지금껏 몰랐으나 세상에 존재하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주는 음악이 아니라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도된 불쾌함과 새로움도 예술의 한 갈래로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날 사회이자 음악감독 및 지휘를 맡았던 최재혁 감독은 이렇게 설명한다.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본인은 굴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먹다보니 최근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고 한다. 그의 설명과 비유처럼 전위적인 의도된 소음도 감미롭게 들릴 날이 오는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1~2주에 한 번은 다양한 공연을 찾아다니고 한 달에 한 번쯤은 전위적인 시도를 마주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전위성이 익숙해지기가 쉽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전위적인 의도된 불협음이 언젠가 아름다운 음악보다 더 많이 듣고싶은 날이 올지도 모르겠으나 아직은 대부분의 날에 전통적인 아름다운 연주를 듣고싶다.
견디며 익숙해지는 예술을 경험하기보다는 예술가들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경험해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더 많이 발굴해 소개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굴이나 기존에 즐기지 않았던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의 참 매력을 느끼는 날은 올수도 있겠지만 바닷물의 짠맛에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 의심스럽다.
하지만 기존의 관습화된 것들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계속 찾아나간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의미있는 시도일 것이다. 이 공연은 과거에 머물러있다고 느낄법한 클래식 작곡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준다. 새로움을 경험할 마음의 준비만 되어있다면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필연적으로 짜고 쓰다고 느끼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감독의 말처럼 이런 음악이 좋아질 날도 올까.
더 많이 경험해볼 수밖에 없다. 대답은 잠시 미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