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 챗GPT를 활용해서 짧은 시간 만에 자신이 원하는 사진이나 이미지를 지브리 그림체로 얻을 수 있게 되면서, AI를 활용한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 공연계에서도 AI를 활용한 작품이나 AI로 만든 듯한 공연 포스터와 홍보 영상을 볼 수 있다.
특히 공연예술이라는 장르는 창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완성작을 만드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AI를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거나, 마케팅하는 상황을 보고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공연예술이란 사람이 직접 쓴 극작 대본으로, 사람이 연기하고, 그 감정이나 스토리를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흐름에서 AI가 창작한 무언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인 작가와 연출진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사람인 배우가 연기를 함으로써 그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사람인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연극과 뮤지컬 같은 공연예술이 갖는 힘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AI가 학습해서 무언가를 창작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창작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담은 창작물로 정의하고 있다. AI가 만든 창작물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담겨 있지 않기에 나는 창작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AI가 만든 창작물이라고 할지라도 기존 사람들의 만든 작품으로 프로그램이 학습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원저작자의 작품이 무단으로 쓰였을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AI가 예술 분야에서 창작한다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예술 분야까지 진출한 AI.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나 또한 AI를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편리하고 유용한지 알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을지언정 AI가 창작의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AI가 모든 것을 창작한다면, 이 시대에서 극작가와 작곡가들 같은 모든 분야에서 창작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이유도, 의미도 사라지는 것이다.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창작활동을 한다는 것은 사람이 고뇌하고 만든 작품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고와 고뇌의 결실로 만든 예술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것까지의 과정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창작자의 의도를 관객들이 오롯이 이해하고 받아드리는 것까지 예술의 매력이자, 공연예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