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 by 나캘리]
오늘의 시는 장이지 시인의 시집 편지의 시대에 수록된 '롱 러브레터'입니다.
가끔 좋든 싫든 나도 모르게 부모의 어떠한 습관을 의식하지 못한 채로 그대로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와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비단 이러한 습관들뿐만 아니라 생김새, 성격도 그렇습니다. 부모를 닮는가 하면, 한 세대를 건너뛰어 할머니, 할아버지의 특징을 닮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이러한 내가 가진 특징을 가장 처음 가지게 된 사람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모두 온전히 내려간다기보다는 섞이고 환경에 영향을 받으면서 조금씩 달라진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이 많은 인구 중 나와 굉장히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건 정말 신기합니다.
수많은 인연이 모이고 얽히고설켜 그 수많은 확률 중 하나의 결과인 지금에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불만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화자처럼 잠이 오지 않는 밤 가만히 누워있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를 구성하는 이것들이 얼마나 많은 선택들이 겹쳐서 만들어진 것인지, 비로소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의 그 모든 애정과 과정들이요.
나를 낳고 현재까지도 아픔에 시달리는 엄마, 그리고 피로 연결된 우리들.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이토록 붐비는 사랑이라니, 이토록 사무치는 인연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