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밌게 본 두 영화가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먼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다. 1993년 개봉한 영화로 시애틀과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남자 주인공인 샘(톰 행크스)은 아내가 죽고 아들과 함께 살고 있고, 여자 주인공인 애니(맥 라이언)는 곧 결혼하게 될 약혼남이 있다.
샘의 아들인 조나는 엄마를 잃고 실의에 빠진 아버지를 위해 라디오 방송에 전화를 걸게 되고, 샘의 죽은 아내에 대한 회상은 전국으로 송출되게 된다. 이때 애니는 우연히 이 방송을 듣게 되고, 생전 만난 적도 없던 샘에게 조금씩 호감을 품게 된다.
당시 애니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상대가 있었고 샘에게도 새롭게 잘 돼 가고 있는 상대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애니는 자신의 운명적 상대가 샘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애니는 용기 내어 약혼남에게 이와 같은 마음을 고백하고 샘을 만나러 간다.
영화는 샘과 애니가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기적적으로 만나는 명장면을 만들면서 끝난다.
유브 갓 메일(1998)
다음은 '유브 갓 메일'이다. 1998년 개봉한 영화로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한다. 아동 서점 주인 캐슬린(맥 라이언)과 대형 서점 대표 조(톰 행크스)는 이메일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익명의 친구로 소통하며 가까워진다.
캐슬린과 조는 각각의 애인이 있다. 하지만 둘은 서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얼굴도 모르는 상대를 점차 사랑하게 된다.
이와 별개로 현실에서 조의 대형 서점은 캐슬린의 작은 서점을 위협하며 둘 사이의 관계는 적대적이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갈등과 오해를 풀고 결국 사랑으로 이어지는 따뜻한 결말로 이어진다.
두 영화의 공통점
두 영화의 감독과 주연 배우들은 모두 동일하다. 감독은 노라 에프론이며,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모두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두 로맨스 영화를 보고 난 뒤엔 괜히 또 다른 공통점을 찾게 된다.
내가 느낀 두 영화의 공통점은 영화 속 주인공이 운명의 상대를 찾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애니는 라디오 속 남자를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는다. 비슷하게 '유브 갓 메일'에서 캐슬린과 조는 메일을 주고받는 서로를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크게 보면 이 두 영화 모두 꿈에 그리던 사랑, 진정한 운명의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운명과 결심
우리는 사랑을 이야기할 때, '운명'이라는 단어를 함께 쓸 때가 많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게 서로의 마음이 되어 만남을 이어간다는 것. 이건 분명 영화보다 영화 같은 운명적인 일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운명이란 무엇일까.
운명이란 그저 결과론적으로 현재의 사랑을 포장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만약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속 애니가 샘의 이야기를 그저 라디오 속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곁에 있던 약혼남과 결혼했다면, 만약 '유브 갓 메일'의 조가 메일 속 상대가 자신과 적대적이던 캐슬린이라는 사실에 실망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그들에겐 또 다른 운명이 찾아올지언정 영화 속 상대는 더 이상 운명의 상대가 아닐 것이다.
내가 이 두 영화를 보며 느낀 사랑은 '운명'보다는 '결심에 가깝다.
애니는 약혼남 대신 샘을 사랑하기로 결심했고, 샘 역시 애니를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조는 메일 속 여자가 캐슬린이라는 것을 알고도 사랑하기로 결심했고 캐슬린 역시 그를 편견 없이 바라보기로 결심했다.
운명 같은 사랑엔 결심이 전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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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모여 선물을 주고받고 사랑을 확인하는 특별한 날이다.
만약 아직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망설임이 들거나 표현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면, 그저 운명을 기다리기보다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랑을 '결심'해 보기 바란다.
결심의 끝에서 운명적인 사랑도 시작되는 법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