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그들, 바밍타이거 입덕기 [음악]

존재 자체가 '멋'인 그들의 이야기
글 입력 2024.12.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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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밍타이거는 '얼터너티브 케이팝' 그룹으로, '얼터너티브 케이팝'은 정해지지 않은 장르의 노래를 말한다. 한 장르로만 정의 내릴 수 없는.


저 문장만 읽어봐도 얼마나 멋진 그룹인지 감이 오지 않는가.


일단 난 그랬다. 정해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나가는 그룹? 이 그룹의 존재 자체가 '멋'이고 '힙'이구나.

 

아마 내가 바밍타이거를 가장 처음 마주한 것은 'Armadillo'라는 노래를 통해서였을 것이다. 당시 내가 좋아하던 블로거 분이'이 음악은 한번 들으면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한다' 라는 식으로 적어둔 글을 읽게 되었다.

 

처음 그 글을 읽고서는 '에이 설마, 그런 노래가 어디있어' 하는 마음이었다. 애초에 제목부터가 묘했던 이 음악은 듣자마자, 정말 그 글 그대로였다.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원래 이런 힙하고 빠른 템포의 음악을 즐겨듣지 않는 나지만, 이 노래는 그런 나마저도 들썩들썩 박자를 타게 만들었다고. 그후로 'Armadillo'는 주로 내가 급하게 뭔가 준비해야 할 때, 예를 들어 외출하기 위해 화장을 할 때라던가, 아무튼 텐션 업 음악으로 매우 즐겨들었다.


하지만, 뭐 이때까지만 해도 노래 자체에만 관심이 있었던 거지 그룹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사실 바밍 타이거가 한국인들로 이루어진 그룹인지조차 몰랐다. 온통 영어 가사에 왠지 세련된 비트까지 '그냥 좋은 팝송이구나' 하고 넘겼을 뿐.


대망의 2022년 10월 2일. 대구 힙합 페스티벌이 열리던 날이었다.


바밍타이거? 당연히 오는 줄도 몰랐지.


도착해서 음식도 좀 사 먹고 여유를 부리는데 웬 특이한 사람들이 공연을 하는 거다. 힙합 페스티벌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 차림에 춤까지 추고 노래는 하나같이 다 독특하고. '이게 도대체 뭐지' 하면서 멀리서 전광판으로 보다가 무대 근처로 갔는데 걸어 가는 길에 'Armadillo'가 흘러나오는 거다. 그래, 나의 그 텐션업 음악.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제법 운명적인걸.


아무래도 당시 가장 유명했던 노래가 'Armadillo'여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집중해서 보질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Armadillo' 무대 때는 주변 분위기가 제법 후끈해졌다. 다들 노래에 맞춰 손을 흔들고 박자를 타기 시작했다. 덩달아 나도 너무 반가운 마음에 '이거 내가 아는 노래다!' 하며 매우 신나게 손을 흔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 난 입덕을 하기도 전에 바밍타이거의 라이브 무대를 코앞에서 본 것이다. 근데 워낙 관심이 없었던 터라 'Armadillo' 무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무대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섹시 느낌'을 바밍의 매력 포인트인 단체 군무(?)까지 춰가면서 불러줬는데 기억에 전혀 없었다. 결국 뒤늦게 집에 와서 숏츠로 다시금 챙겨 봤던 기억이 있다. 아, 이렇게 바밍의 첫 라이브 무대를 봤다는 게 믿기질 않네 아쉬워라.


아마 힙페의 영향 때문일까. 나의 유튜브에 바밍타이거의 영상이 조금씩 뜨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중 가장 기묘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이 썸네일의 영상이 나의 눈길을 확 끌었다. 솔직히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눌러볼 수밖에 없는 비주얼. 특이한 색감부터 옷차림새까지.


이 영상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바밍 타이거의 색은 확실했다. 자유로운 영혼들의 모임 같았다. 너무나도 특이한데, 그 특이함이 왠지 중독성 있었다. 노래, 의상, 컨셉, 그들의 애티튜드까지 전부.


결국 이 영상에 빠지게 됐고 정말 질릴 때까지 봤다. 족히 10번은 넘게 본 듯하다. 그렇게 영상을 보는 걸로 부족해서 모든 음원을 직접 찾아 듣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는 이런 그룹을 만들게 된 바밍타이거의 멤버들까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인터뷰들을 읽으며 더더욱 이 그룹의 매력에 빠졌다.


인터뷰를 읽을 때면 그들의 자유로움과 그 사이 느껴지는 서로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음악에 대한 끝없는 열정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부분을 대신 채워주는 듯한 느낌도 들어 대리만족도 되었다.


그룹 색과 정말 잘 어울리는 브랜드 산산기어와의 협업, 구교환과 함께 제작한 'UP' 뮤직 비디오, 열린 음악회 출연 등 그들의 활동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새로운 영감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바밍 타이거의 색에 나도 함께 스며들었다.


보통의 나였으면 쳐다도 보지 않고, 듣지도 않았을 음악 스타일이다. 너무 독특했기에. 하지만, 그 독특함이 어떠한 한계를 넘어서면 그것이 보는 이의 취향이 아니더라도, 취향을 떠나 새롭게 바밍타이거라는 색을 추가하게 된다.


마치 어린 시절, 팔레트 속 은색 물감 같은 느낌이다. 분명 내가 자주 쓰지 않을 만한 색이지만 왠지 호기심에 한 번 쭈욱 짜서 넣어둔다. 그리고 그 은색 물감을 쓰고 싶어 새로운 그림을 그리려 해본다. 바밍타이거가 나에게 딱 이런 느낌이다.


정말 본인들에게 한계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 여러 방면으로 그룹을 표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그들을 보면 응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매번 새롭고 참신하지만, 절대 그룹의 색을 잃지 않는 바밍 타이거. 누군가의 행보가 이렇게까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이 글을 다 읽은 당신, 우리 함께 바밍타이거를 응원해보자. 나만 응원하긴 아까운 그룹이니까.

 

 

[정한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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