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이라는 위로 - 윤성희 [도서]

글 입력 2024.05.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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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 사는 시대를 벗어났더니 넘쳐서 못 사는 시대가 손을 흔든다.

 

세상에는 잡다한 정보와 끊임없는 자극이 쏟아진다. 당장 내 눈앞에는 해야 할 일이 가득하다.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일을 처리하고 싶다. 하루가 너무 짧기 때문이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나만의 시간이 늘어나니까.

 

결국 좀 쉬고 싶다는 말이다. 너무 지치고 힘든 나를 위로해 줄 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새벽 늦게야 잠드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때만이 모든 걸 비우고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마음이 힘든 순간에는 한 점의 명화를 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된다. [그림이라는 위로]는 이탈리아 공인 문화해설사 윤성희 작가가 위안과 용기, 치유, 휴식의 네 가지 테마로 마음의 상처를 다독이는 아름다운 걸작 100점을 추려내 소개하는 책이다. 또한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낸 화가 19인에 대한 상세한 해설도 곁들여, 힐링과 감동 그 이상의 교양까지 선사한다. 미술관에서 직접 감상하는 것 같은 감흥을 주는 고화질의 도판을 감각적으로 배치했고, 고급스러운 아트지로 제작해 소장 가치를 더했다."] - 보도자료 中

 

미술관은 머리를 비우기 좋은 곳이다. 조용한 공간에서 멍하니 작품을 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강물 위로 반짝이는 햇빛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와 비슷하다.

 

머리를 비운다. 잡생각이 모두 사라진다. 직관적인 시선으로 눈앞의 작품만 찬찬히 뜯어본다. 그림의 의미나 메시지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유롭다. 여러 가지 일을 신경 쓰느라 긴장할 필요가 없으니까. 얼마나 오래 보는지가 중요하지 않으니까. 조급함이 사라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그림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림이 주는 감동이 이토록 큰 것은, 그림 속에 화가의 가장 소중한 순간,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기억들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 속에는 모네부터 라르손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화가들의 '인생 그림'들이 큐레이션되어 있다."] - 보도자료 中

 

가끔은 그림의 의미가 궁금하다. 이 사람은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그런 의문이 든다. 그럴 때는 다시 앞 장으로 돌아가자. 친절한 큐레이터가 그 의문의 답을 준다. 그러다 보면 이들도 결국 나와 별다른 것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온 세상에 이름을 날린 사람도 인생 흘러가는 방향은 나와 비슷하다. 그 사실 하나를 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얻는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왜 나만 이렇게 살아야 할까” 같은 생각은 의미가 없었다. ‘나만’이라는 구절이 사라진다. 모두가 똑같다. 이제 마음의 짐을 조금 더 덜어냈다.

 

["이처럼 [그림이라는 위로]에는 어느 페이지를 무심코 펼쳐도 오래 눈길이 머무는 그림, 화가의 삶을 들여다보게 하는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 위안이 필요할 때, 용기와 치유가 간절할 때, 혼자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쳐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보는 순간만큼은 원하는 대로 쉬고, 영혼을 치유하며 그림이라는 위로를 마음껏 누려도 괜찮다. 이제는 지친 마음을 뒤로 하고, 나의 마음을 다독일 시간이다."] - 보도자료 中

 

침대에 누워서 설렁설렁 한 장씩 넘길 수 있는 내 손 안의 작은 미술관이다. 복잡한 게 싫다면 그림만 보자. 예쁜 그림을 보고만 있어도 그 따스함이 눈으로 전해진다. 다들 나와 비슷하게 살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자. 온 세상에 이름 날린 사람이나 지금 방구석에서 뒹굴뒹굴하는 대동소이함을 확인받는다.

 

취사선택이라고 할까, 골라 먹는 재미라고 할까. 미술관에 가도 내가 그림을 보는 순서를 강제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작품만 보라고 제한하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다. 넘기고 싶은 데로 넘기고, 보고 싶은 데로 보면 된다.

 

생각을 비우자. 직관적인 것에 집중하자. 그걸로 우리는 휴식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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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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