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봄날의 축제 - 2024 SOUNDBERRY THEATER

글 입력 2024.03.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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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실내에서 즐기는 ‘2024 사운드베리씨어터’가 찾아왔다. KBS 아레나에서 이틀간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아티스트와 관객으로 인해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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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사운드베리씨어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실내에서 즐기는 페스티벌이라는 것이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인 손목밴드를 착용한 후 소지품 검사까지 마치면 본격적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내부는 가운데를 중심으로 스탠딩석과 양옆으로 앉아서 볼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자유석이기에 선착순으로 앉아서 자유롭게 관람하는 방식이다.

 

 

 

공연장의 사운드(음향)


 

이번 사운드베리씨어터를 통해 확인한 것은 많은 이들이 가수의 노래를 듣기 위해 콘서트에 가는 이유이다. 대표적인 특징은 공연장의 음향이다. 평소 나에게 음악이란 이동하거나 잠이 안 올 때 이어폰을 통해서 귀에 직접 연결되는 소리이다. 이때 소리의 크기는 본인의 판단에 따라 조절 가능하다.


그러나 콘서트와 비슷한 규모인 페스티벌의 경우 음향의 차이부터 다르다. 공간 곳곳에 있는 스피커로 인해 어디에 있든 또렷하고 웅장한 소리를 통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가수의 목소리가 공연장 전체를 가득 메우는 느낌은 관객 모두가 하나의 노래에 집중하며 매료되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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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공연은 밴드 사운드를 가진 아티스트들이 많이 등장한다. 기타부터 시작해서 피아노, 멜로디언, 드럼과 같이 다양한 악기들이 노랫소리와 어우러져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가꾼다. TV나 유튜브 속에서 보았던 감미롭고 조용한 노래도 이와 같은 악기들을 만나 새롭게 해석되는 참신함을 얻어갈 수 있다.


가수마다 다양한 노래를 불렀는데, 큰 소리로 가득 메워지는 공연장의 소리로 인해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분명 아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노래를 들을 때와 비교했을 때 그 곡이 주는 분위기 자체도 새롭게 다가왔다. 노래가 음향과 만나서 그 소리가 더욱더 풍부해지는 순간이었다.

 

 


노래하는 아티스트, 함께하는 우리


 

가수는 형식상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지만, 그들이 노래를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마음과 그 마음을 전하는 목소리는 주변을 아름답게 만든다. 2024 사운드베리씨어터에는 다양한 아티스트가 함께했다. 떠오르는 샛별부터 하현상과 10CM, 멜로망스 등 대중성 있는 가수들까지 함께하며 무대를 가득 채웠다. 각자가 정한 노래들을 완곡했을 뿐만 아니라 앙코르곡까지 정성껏 불러주었다. 특히 가수 10CM의 경우 맨 마지막 순서라는 것을 활용해 정해진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곡을 불러줌으로써 관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큰 전광판에서 아티스트들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들을 보며 공통으로 느낀 것이 있다. 관객과 소통하며 노래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때 가수들이 콘서트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 축제를 통해 그 이유를 몸소 납득할 수 있었다. 그날 내가 본 그들의 표정은 작은 화면 속 음악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부르는 표정과는 확연히 달랐다.

 

곡과 곡 사이사이 관객과 간단한 토크를 하며 안부를 묻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가수들과 역으로 질문하며 재치있는 대답을 유도하는 관객들의 모습은 정말 완벽했다. 익숙한 노래가 나오면 함께 열창하며 하나가 되는 우리, 우리를 바라보는 가수. 각각의 노래에 맞는 응원법을 큰 소리로 열창하는 우리, 만족하는 가수. 휴대폰에 있는 손전등 기능을 사용하여 아티스트의 목소리에 감미로움을 더해주는 관객.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그날의 분위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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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진행한 페스티벌에서 나는 아티스트에게는 부러움을, 관객에게는 열정을 느꼈다. 살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 그 일을 이토록 즐겁게 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지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이 생겼다. 성장해가며 사회 구성원으로 나아갈 때 그곳에서의 나날이 대단한 자기실현과 계발을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옅어지면서, 어쩌면 기계의 부품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지는 순간이 빈번한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이 무대에 선 가수들에게도 저마다의 고뇌와 고통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적어도 내가 일을 하는 순간만큼은 이들처럼 진심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관객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들에게 가득 느껴지는 열정은 집에서 듣는 노래와 공연장에서 듣는 노래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곳으로 가는 이동시간을 아까워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가수에게 호응하며 목청껏 응원하고 노래를 따라부르는 이들에게서 또 다른 생동감이 느껴진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모습을 표현한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가수와 관객이 만나 함께할 때 진정한 무대가 완성된다는 말을 나는 그제야 이해했다.


주말 동안 진행된 축제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지는 않았다. 기록으로 남겨두며 지속적으로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때 그 공연장의 기운을 온전히 느끼며 눈으로 담아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막상 공연이 모두 마무리되고 남겨진 기록을 보며 그것이 많지 않음에 조금의 아쉬움도 남았으나, 그날의 순간과 감정을 모두 눈으로 담았기에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장면들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것은 가수와 관객의 눈빛과 행동이다. 누군가에게 ‘열정이 가득한 사람은 눈빛부터가 다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날의 축제 이후로 그 표현을 직접적으로 확인했다.

 

열정을 가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힘을 쏟는 이들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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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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