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변화하고 발전하는 언어 [문화 전반]

글 입력 2024.02.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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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언어는 생각, 느낌 따위를 나타내거나 전달하는 데에 쓰는 음성, 문자 따위의 수단. 또는 그 음성이나 문자 따위의 사회 관습적인 체계‘라고 정의되어 있다.

 

언어는 일종의 문화이다. 문화는 향유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라짐을 수없이 반복하며 변화한다. 언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중에서도 ’신조어‘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다. 시대의 흐름이나 상황에 따라 새로운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사용되다가 유행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신조어가 언어를 오염시키고 세대 간 소통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많다. 신조어가 정말로 한글과 우리 언어를 오염시킬까?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드라마 속 해당 연도의 고증을 위해 패션, 사용하는 물건, 거리 풍경 등 다양한 부분을 신경 쓰지만 그중에서도 ’언어'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드라마를 조금만 보면 알 수 있다. 사실 시대가 다르다고 해서 외국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우리말을 쓰기 때문에 '언어'로 현재와 그 시대의 차이를 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사용한 방법이 바로 그 시대의 유행어나 줄임말,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고등학생이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은 현대의 고등학생들은 쓰지 않는 웬열, 캡 등의 과거 신조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를통해 시청자들은 그 단어만으로 저 시대가 현대가 아닌 8, 90년대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조어는 그 시대를 향유하는 사람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하여 새로 만들어진 언어이기 때문에 그 말이 자주 사용되려면 사람들의 정서나 문화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 당시에 쓰였던 신조어만으로 그 시대의 정서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이유이다. 신조어가 세대 간의 소통을 단절시킨다고 하지만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신조어는 어떠한 집단 안에 내가 속해 있다는 소속감과 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어릴 적 자주 먹었던 불량식품, 그때 보던 티비 프로그램, 유행하던 옷들을 보며 지나가 버린 과거를 추억한다. 뜻을 알 수 없고 한글을 파괴한다고 비난받은 요즘의 신조어들도 훗날에는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기억될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신조어는 언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더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엄밀히 말하면 신조어로 인해 언어는 파괴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글의 조합, 줄임말 등을 통해서 단어들이 변형되고 그로 인해 새로운 단어가 탄생하며 언어는 더 풍부해졌다. 언어가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것이다.


방가방가, OTL, 안습 등 과거에는 유행했지만 더 이상 잘 사용되지 않는 신조어도 있고 그때 그때 화제가 된 사건이나 상황에 따라 잠깐 유행하고 사라지는 신조어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하나도 없다는 뜻의 '1도 없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내로남불', 누군가를 따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손민수' 등의 단어는 단순히 신조어로서의 유행을 넘어 표준어만큼 많은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하나의 단어로 정착되었다.


이렇듯 단어는 끝없이 생성된다. 그 과정에서 생성된 단어들은 그대로 정착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어휘 진화 현상을 막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언어문화 발전을 쇠퇴시키는 것이 아닐까?


당연히 맘충, 진지충, 틀딱처럼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특정하여 비난하는 신조어는 사용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 맞다. 타인을 향한 혐오의 의미를 내재하고 있는 단어들은 서로의 관계 안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신조어가 아니라 단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 한 시대를 대변하거나 다양한 표현을 도와주는 신조어까지 마냥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한지는 고민해 봐야한다.


한글을 파괴하고 세대 간 소통을 단절한다는 이유로 신조어를 무조건 경계하고 멀리하기보다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문화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면 신조어가 훗날 우리 세대를 추억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다. 나아가서 신조어나 유행어 등 다양한 어휘의 사용은 우리 사회의 언어문화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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