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 - 뮤지컬 '렌트'

글 입력 2024.01.09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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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뮤지컬렌트] 포스터.jpg

 

 

결국 말하고 싶은 주제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삶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크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가족, 친구, 이성, 삶을 살아가는 시간 등 너무나도 많은 것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집세를 못 내고, 시위를 하고, 동성을 사랑하고, 마약을 하고 에이즈가 걸리고 정신없는 상황은 계속 닥쳐온다. 그럼에도 그들은 웃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고 나는 어떤 판단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가진 시선의 틀을 깨고 싶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주류의 삶에 들어가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있다. 내 취향,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도 해보기 전에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 부모님이 선호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려고 했다. 결국 그것은 나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고 어느 순간 멈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정한 내가 보였다. 취향 외에도 나의 약한 면도 많이 보았고 그것을 숨기고 감추는 것이 아닌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구나를 작년 연말에 깨달았다. 렌트를 보면서 이런 나의 모습이 떠올랐는데 누가 보면 약하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은 솔직했기 때문에 너무나도 강해 보였다.

 

이번 공연은 엄마와 함께 보러 갔었는데 소재가 어렵게 느껴졌다고 하셨다. 그 부분에서는 공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주려고 했던 뚜렷한 이야기가 바로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을 잊지 말자고 생각하며 하루가 끝난 것 같다.

 

 

[2023뮤지컬렌트] Seasons of Love.jpg

 

 

각자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배우들은 그 캐릭터 자체로 녹아들었다.

 

혼자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장면,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다양하게 등장했는데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흘렀을 정도로 많은 것을 보여줬다. 그 에너지가 엄청났고 극이 끝날 때까지 유지되었던 집중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집중력과 에너지를 가질 수 있을까? 무척이나 알고 싶었다.

 

마크가 촬영했던 영상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배우들의 연습 장면이 보였는데 노래와 함께 듣고 있으니 울컥하는 감정이 들었다. 그들의 노력이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으로 함께하고 있고 그것을 보고 있는 내 눈이 호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은 예술을 하는 사람도 그것을 보는 사람도 서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더욱더 세심해야 하는 것 같다.

 

죽음의 문턱에 섰던 미미, 죽음의 곁으로 간 엔젤을 보면서 렌트에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처럼 현재에 충실하며 사랑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느꼈다. 타인을 내 생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보다는 현재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면서 말이다.

 

어느 순간 예술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거기서 나는 '감사한 편이지'라며 생각하는 것을 조심한다. 타인의 어려움을 나의 삶과 비교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고 그 시선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렌트에서 보여준 그들의 상황보단 그들이 보여준 삶의 태도에 집중했다.

 

또한 그렇기에 그들의 사랑과 강함이 더 잘 느껴졌던 것 같다.

 

공연을 봤던 그 시선 자체로 내 삶도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2024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지연.jpg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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