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 빛이 밝히는 것은 - 히든 스테이지 [전시]

드림그림과 배준성 작가의 콜라보레이션, 히든 스테이지를 감상하고
글 입력 2023.12.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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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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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전시회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부터, 왜 ‘히든 스테이지’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궁금했다. 중요한 것이라면 비추지 않아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그 안에 들어서자,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중요하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아닌,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줌으로서 중요해지는 것들. 히든 스테이지는 그에 대한 답을 둥근 원 안에 담아 제시한다.

 

 

 

배준성 작가의 하이라이트,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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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스테이지’는 배준성 작가의 전시회이자, ‘드림 그림’ 장학생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그리고 프랑스 퐁피두 센터까지.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신의 작품을 널리 알린 배준성 작가는, 이제 멘토가 되어 장학생들을 또다른 예술의 세계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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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성 작가의 그림을 관찰하며, 작가의 고유한 세계관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둥근 조명을 비추듯 하는 스포트라이트는 눈에 들어오는 부분과 그 부분에 내포된 의미를 강조함으로써 관찰자의 시선을 붙들었다.


스포트라이트는 아예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통로 같기도 했고, 어둑한 연못 위 연꽃잎 같기도 했다. 그 확연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전경과 매끄럽게 어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비추고픈 행복


 

이러한 스포트라이트 기법은 배준성 작가와 ‘드림 그림’의 학생들이 합작한 콜라보레이션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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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렌즈처럼 둥근 원, 그 원 안에는 장학생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순간들이 자리했다. 친구와 간 캠핑이나, 존경하는 선생님과 함께하는 그림 수업 등.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정도로 일상적인 한편, 당사자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개인적인 요소들이었다.


이를 보며 피천득 시인의 글인 ‘내가 사랑하는 생활’을 떠올렸다. ‘내가 사랑하는 생활’은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 가족을 향한 애정, 세상을 아우르는 오감으로 빼곡하다. 담백한 문체에 사랑을 담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 쓴 글을 읽을 때면 가장 불안한 날에도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행복한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까지 행복해지는 것처럼, 해당 전시회에서도 역시 장학생들의 이야기에 마음껏 귀를 기울이게 됐다.

    

 

 

구경하는 재미, 렌티큘러


 

마냥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상호작용이 있는 그림은 특별히 더 재미있다. 렌티큘러 기법을 활용해, 바라보는 각도에 맞춰 달라지는 그림에서 작가의 재치를 느낄 수 있었다.

 

서양화 풍 그림 한가운데, 현대에서 찾아볼 수 있을 법한 그림체의 인물들이 천연덕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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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 바라본 그림이 다른 쪽에서 바라볼 때 또 변하는, 2차원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호랑이가 머리를 움직이고, 새가 날개를 파닥였다. 어렸을 때 들여다보고 놀았던 렌티큘러 액자가 떠올라 아이들도 집중해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림 그림’과 함께 이루는 학생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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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당 전시회를 세상에 알린 또 다른 존재, ‘드림 그림’ 장학사업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드림 그림’은 메르세데스-벤츠의 한국 공식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와 한국메세나협회 간의 합작이다. 해당 장학사업에서는 40명의 중, 고등학생 예술 영재를 선정해, 경제적 지원 및 저명한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멘토링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작품 속 스포트라이트는 학생 예술가들의 꿈을 환히 밝혀 준 어른들의 존재로도 느껴졌다. 나에게도 어렸을 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길을 기대받았던 탓에 그 길을 더 탐구해보는 시간은 갖지 못했다.


예술을 하는 데 있어 나이는 상관없지만, 가끔은 누군가 그때 내 마음을 알아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아 있다. 그러니 곁에서 지켜보고 피드백을 남기는 멘토의 존재.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주는 사람의 존재가, 용기를 얻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장학생들의 그림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꿈이 멘토 배준성 작가와 ‘드림 그림’ 프로젝트라는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기를 바랬다. 그리고 미래에는 그들의 개성을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소망했다.

 

히든 스테이지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내 제 2전시장에서 11월 25일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됐다. 더 많은 사람들이 히든 스테이지를 찾아 떠날 수 있도록, 앞으로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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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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