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의 형상화 - 세르주 블로크 KISS

글 입력 2023.11.2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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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세르주 블로크의 국내 최초 단독 전시가 뉴스 뮤지엄 연희에서 오픈했다.

 

전시에서는 삽화부터 조형물, 그리고 작가가 직접 전시장에 방문하여 완성한 작품들까지 15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세르주 블로크는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와 같이 대중 매체, 우리에게 익숙한 삼성전자, 코카콜라, 에르메스와 같은 유명 기업의 삽화를 그리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치 있고, 따뜻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내가 가진 끈의 반대편을 상대방에게 쥐여 주며 오래 마주 보고 싶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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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다립니다 ⓒSerge Bloch

 

 

세르주 블로크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가장 단순한 선으로 포착하는 예술가”라는 찬사를 받는 아티스트이다.

 

우리는 때로 각자의 끈을 혼자 우두커니 들고 서 있기도 하고, 타인의 끈과 복잡하게 얽혀 곤욕을 치르기도 하는데 이러한 순간들을 작가는 붉은색 끈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사랑을 세르주 블로크는 얼굴을 마주하는 것, 나아가 입맞춤, 키스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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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키스 ⓒSerge Bl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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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텔탑에서의 키스 ⓒSerge Bloch

 

 

다락방에 올라가면 다양한 장소에서 입을 맞추고 있는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그에게 키스란 비단 연인들에게 국한되는 사랑의 표현이 아닌 인류애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락방 한 편에는 관람자들의 사랑이 가득히 채워져 있다.

 

실제 사람들이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것처럼 그의 그림의 입맞춤을 하는 사람들 역시 모두 눈을 감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고명재 시인의 시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이 떠오른다.

 

가장 투명한 부위로 시가 되는 것,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미래가 빛나서

눈 밟는 소리에 개들은 심장이 커지고

그건 낯선 이가 오고 있는 간격이니까

대문은 집의 입술, 벨을 누를 때

세계는 온다 날갯짓을 대신하여

 

-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중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세르주 블로크는 키스로 형상화했지만, 입을 맞추는 당사자들은 눈을 감고 다시 보이지 않는 상태를 선택한다.

 

아마 입을 맞추고 있는 사람들은 구태여 눈을 뜨지 않아도 사랑이 보일 것이다. 세르주 블로크는 붉은색 끈과 입맞춤으로 사랑을 보여줬다. 실제로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전시를 보고 나면 눈에 보이지 않던 사랑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사랑으로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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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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