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누구나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는 곳 - 세르주 블로크 ‘KISS’ [전시]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을 보고 수천개의 스토리를 생산해 낼 것이다.
글 입력 2023.11.2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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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블로크전_세로.jpg

 

 

언제나 번뜩이는 재치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거침없는 크리에이터”

 

세르주 블로크(Serge Bloch) 한국 첫 개인전 개최! 그가 선보이는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세르주 블로크(Serge Bloch)가 국내 첫 개인전 ‘KISS’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전시의 타이틀인 ‘키스’는 사랑하는 연인, 가족의 한계를 넘어 보편적 가치로서의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가장 단순한 선으로 포착하는 예술가”라는 찬사를 받는 작가의 명성만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된 새로운 작품들이 전시 관람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세르주 블로크展 ‘KISS’>에서는 일러스트레이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거침없는 크리에이터”로서 활동중인 작가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뉴스, 매거진, 책 등에 실린 일러스트레이션부터 기업과의 협업 작품, Fine Art, 미디어, 조형물, 초대형 설치 작품에 이르기까지 약 150여점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또한, 유머를 해학적 예술로 승화시킨 세르주 블로크는 일상의 모든 이슈와 오브제를 일종의 희극으로 완성시키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매체의 삽화 (뉴욕 타임즈, 워싱턴 포스트, 더 뉴요커, 르 몽드)와 더불어 정상급 기업(에르메스, 삼성전자, 코카콜라) 및 공공 기관(런던 지하철, 프랑스 환경부,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의 광고 작품 등 국경과 장르를 초월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 Everybody is creative, not only artists. I think that creativity is everywhere


 

해외전시 스케치 ⓒSerge Bloch_.jpg

  

 

"Everybody is creative, not only artists. I think that creativity is everywhere"

  

세르주 블로크의 한 마디로 이번 글의 서두를 열어보고자 한다. 이 세상에서 내 마음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누구일까. 당연히 ‘나’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 질문의 대답에서 자신을 제외해 보자. 다들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나는 감히 세르주 블로크를 그 답안지의 빈칸에 적어 나가고 싶다. 인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그 사람은 당연히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궁극의 경험을 한 자임이 분명하다. 전지적 시점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자, 세르주 블로크의 전시를 다녀왔다.

 

그의 전시에는 늘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인간들의 삶에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다. 만약 그가 공감할 수 없는 스토리를 작품 속에 표현했다면 그리고 너무 이상적인 인간의 삶을 그려냈다면 나 역시 그 답안지에서 그의 이름을 지우개로 쓰윽 지우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집중한 것은 바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다.

 

그는 왜 인간의 감정에 집중했을까? 우리는 당연한 상황 속에서 당연하지 못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쉽게 말하자면 화내야 할 상황에서 성취감을 얻기도 하고, 슬픔을 느껴야 하는 상황에서 알지 못할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파악하려 하면 인간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되고 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특성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세르주 블로크는 바로 이러한 목표를 위해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단순하게 그린 것이 아닐까.

 

 

싸움에 관한 위대한 책ⓒSerge Bloch.png

 

 

한 작품을 살펴보자. <싸움에 관한 위대한 책>. 한 아이의 뒷모습과 앞모습이 보인다. 이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와 싸웠는지 온몸이 상처와 몸으로 뒤덮여 있다. 뒷모습만 보았을 땐 잔뜩 화가 난 것 같은 아이의 모습은 사실 앞모습을 보는 순간 180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 아이는 활짝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싸움을 겪으면 화가 나야 하고, 화가 나면 눈이 커지고 입꼬리는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 아이는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에 위배하는 표정을 지어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리고 질문하게 한다. 싸움은 왜 그 아이에게 행복함을 주었을까.

 

이런 스토리를 떠올려 보기도 하였다. 이 아이는 사실 어렸을 적 큰 병을 앓았고, 친구들에게 큰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였다고 가정해 보자. 그동안 자신의 신체적인 결함으로 인해 친구들의 괴롭힘에도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던 아이가 드디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복수를 시작했다면? 어떠한가, 이러한 스토리가 숨어있었다면 당신도 이 작품이 다시 보이지 않는지.

 

그렇다. 일상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스토리이다. 단순히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더 창의력이 뛰어나서, 글을 많이 써본 경험이 있어서 이러한 스토리를 창작해 낼 수 있었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기에 관람객들은 이 작품을 보고 수천 개의 스토리를 생산해 낼 것이다.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그려 또 다른 인간의 복잡한 이야기들을 생성해 나가는 영향력, 이것이 작가 세르주 블로크의 힘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순간이다.

 

앞서 언급한 세르주 블로크의 한 마디를 다시 한번 살펴보며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Everybody is creative, not only artists. I think that creativity is everywhere. – Serge Bloch (예술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창조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스토리를 만들 수 있고, 인간은 그 스토리와 정말 가까이 맞닿아 있다. 적어도 이 전시에선 스토리가 많을수록 좋다. 인간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이터들이 정말 많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러분도 이번 전시 ‘세르주 블로크의 kiss’를 방문하여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창조하고 공유해 주길 바란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여기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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