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첫 뮤지컬, 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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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봤다. 정식 기간은 10월 15일부터 11월 19일까진데, 프리뷰 날짜에 보게 됐다.
레미제라블은 어릴 때 책으로 접했기도 하고, 워낙에 명작이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하지만 뮤지컬은 레미제라블이라서가 아니라 생애 처음 보는 거라 기대를 잔뜩 하고 보러 갔다. 느긋하게 티켓을 구하느라 좋은 자리는 놓쳐버렸지만,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로 와닿았다. 생각보다 관객이 많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좌석도 꽤 있었다.
지휘자가 지휘를 하자,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시작으로 뮤지컬은 시작했다. 학생 때 음악 시간에 뮤지컬을 배우면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실제로 연주한다는 것을 배웠던 게 어렴풋이 떠올랐다. 배경음악을 트는 것이 아닌 실제 연주자들이 실시간으로 연주한다는 것이 뮤지컬의 생동감을 더 높여주는 것 같다.
나는 어릴 때 음악을 좋아해서 다룰 수 있는 악기가 꽤 있고, 악보도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그런 내가 뮤지컬을 보면서 정말 연습량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한 한 가지가 있다. 뮤지컬은 일반 대화도 노래하듯이 말하는데, 되게 어려운 박자임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대화와 오케스트라가 합이 딱 맞아떨어져서 소름 돋을 정도였다.
배우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도 유쾌했지만, 주인공이 솔로로 노래할 때 울림이 더 컸다. 배우의 노래가 끝나고 쏟아지는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소리 덕에 울림이 더 큰 것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엔 뮤지컬 중간에 환호와 박수를 치는 게 방해가 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했는데, 이 또한 뮤지컬의 문화란 걸 알게 됐다. 또 하나 알게 된 건 뮤지컬은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 모든 소품과 무대장치들을 실시간으로 바꾸어야 하고, 계속해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을 춰야하기에 당연히 쉼이 필요할 것인데, 몰랐던 난 그것 또한 신기했다.
뮤지컬이 끝나고 배우들이 차례로 손잡고 달려나와서 인사하고, 배웅해 주는 느낌으로 손까지 흔들어주니 3시간 동안 친해진 친구와 억지로 헤어지는 기분이었다. 관중들도 마지막엔 모두 일어나서 박수 치고 환호하는 데 내가 배우였다면 울컥했을 것이다.
마지막이 아쉽고, 콘서트였다면 앙코르를 몇 번이고 외쳤을 것이다.
뮤지컬을 처음 접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왜 이제서야 봤는지 후회도 됐다. 며칠 동안 뮤지컬 얘기만 할 정도로 여운이 길다.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서예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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