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짤그랑, 환전되는 당신의 미술 취향 - 아트 컬렉팅

케이트 리의 <Art Collecting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글 입력 2023.09.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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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가 붙은 바나나가 몇억에 거래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미술 시장과의 심적 거리가 더욱 멀어지곤 한다. 미술 시장에 들이닥친 MZ들에 대한 소식도 상속세로 심란할 재벌가의 자제들 이야기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미술 작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은 있었다. 지금보다 더 무지하던 시절에도 무턱대고 전시회장을 찾아가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곤 했다. 방에 걸어두고 싶은 작품도 몇 있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고 흐름 덕분에 사진만 몇 장 찰칵거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Art Collecting」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치킨을 열두 번 정도 참으면 침대 옆에 좋아하는 작품을 걸어둘 수 있었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투자 수익도 기대해 볼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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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쉽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


 

바로 판화이다. 단순한 복제품이라고 생각하며 흥미를 잃기 쉽지만, 앤디 워홀의 작품들을 생각하면 쉽다. 그가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만들어 낸 매릴린 먼로나 마오쩌둥의 초상은 한 점 한 점 독창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판화들은 유일무이함을 원칙으로 하던 미술의 법칙을 깨고 나온 것들이다. 엇비슷한 작품이 다수 존재하다 보니 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 가치는 있지만 가격은 저렴한 것이다. 케이트 리는 동시대 작가들의 판화 작품을 대략 100만 원 이하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트 토이 역시 컬렉터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동시대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인 카우스는 '컴패니언' 연작을 선보이며, 국내의 석촌 호수에서 28미터짜리 거대 아트 토이를 전시하기도 했다.

 

아트 토이는 사이즈가 다양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석촌 호수에 누워있던 것과 같은 거대한 아트 토이를 집 앞 마당에 전시해 놓을 수도 있지만, 보다 귀여운 아트 토이를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작은 크기의 아트 토이는 20~30만 원대이므로 관심이 있다면 구매할 만하다.

 

 

 

이러한 예술 작품들을 어디서 구매해야 할까?


 

케이트 리는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입하거나, 경매에 참여하거나, 아트 딜러에게 문의를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오페라 갤러리로 구경을 갔었는데, 그곳에 있는 작품들이 모두 판매 중인 것이었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하지만 초보 컬렉터들이 갤러리의 갤러리스트에게 가격 리스트를 요청하기란 쉽지 않다. 경매를 하거나 괜찮은 아트 딜러를 만나는 일도 그렇다. 따라서 매력적으로 느껴진 미술 구매 방법은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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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트 페어이다. 갤러리가 일반 상점이라면 아트페어는 재래시장과 비슷하다. 국내외 갤러리들이 일정 기간 한 공간에 모여 부스를 마련하고 대표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에 프리즈 서울 2022가 개막하기도 했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프리즈가 서울의 코엑스를 선택하여 향후 5년간 아트 페어가 열릴 전망이므로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온라인 마켓에서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미술 시장이 달라지며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앞다투어 온라인 뷰잉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세계 최대 온라인 갤러리인 사치 아트를 비롯해 아트 스페이스, 아트 파인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국내의 온라인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이나 K옥션을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을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옥션 사이트를 방문하여 보니 10만 원부터 400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이 거래되고 있었다. 현재 경매 중인 작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찾을 수도 있었다. 바로 차병철 작가의 '세만금 어촌 풍경'이었다. 바닷가의 짠 내가 맡아지는 듯한 작품을 보며 경매에 직접 참여해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케이트 리 작가의 「아트 컬렉팅」은 아름다운 작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설명서로 다가온다. 그가 제안하는 구체적인 금액은 '어라? 나도 한 번?'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컬렉터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1부에서 현대 미술 시장에 대한 이해를 마치고 나면 2부와 3부에서 작품의 구매처나 보유 작품을 현금화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미술품이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경제 상황의 여파를 덜 받는 미술품은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지난 20여 년간 동시대 예술 시장이 주식 시장보다 투자 수익률이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기를 추천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미술품은 곁에 두고 오래 보아야 한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결국은 구매자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술품 투자의 장점이기도 했다. 좋아해서 구매한 작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기까지 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눈에 들었던 작품들을 침대맡에 거는 상상을 하며, 몇몇 페이지에 인덱스 포스트잇을 붙여놓았다. 언젠가 다시 펴 보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아트 컬렉팅」은 뜻깊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미술 시장 탐색과 작품 구입에 한 발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초보 컬렉터들을 위한 상식도 마련되어 있다.

 

Q1. 저작권과 소유권, 남의 집 벽 앞에 그려진 그림의 주인은 누구일까?

Q2.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예술 작품도 컬렉팅 할 수 있을까?

Q3. 인공지능 시대, AI가 만들어 낸 작품도 예술성을 갖는가?

 

과연 뱅크시가 그린 벽화의 저작권은 누가 갖게 될까? 작가? 아니면 집주인?

 

세 가지 질문에 호기심이 생겼다면, 혹은 미술 작품을 소장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아트 컬렉팅」을 읽어보자. 이 책을 완독하는 순간, 당신이 떠올린 '그' 작품과 더욱 가까워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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