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해하기엔 사랑이 어려워 – 서울인디애니페스트 [영화]

잃어버린 보석을 찾아서
글 입력 2023.09.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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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19회를 맞는 세계 유일 아시아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3이 국내공모 4개의 경쟁부문과 1개의 초청부문에서 총 323편의 출품작 중 75편의 상영작을 선정했다.

 

지난 6월 19일부터 6월 30일까지 실시된 국내공모는 '독립보행' 60편, '새벽비행' 199편, '랜선비행' 48편 접수됐고, 4월 19일부터 7월 9일까지 실시된 장편부문 '미리내로'는 16편이 접수되어 총 323편의 독립 애니메이션 작품이 예선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를 거쳤다. 이중 '독립보행 23편, '새벽비행' 23편, '랜선비행' 15편, '미리내로' 5편으로 총 75편이 올해의 본선 진출작에 선정됐다.

 

연남에 참 오랜만에 방문했다. 이제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했고, 알게 모르게 쓸쓸한 기운이 느껴졌다. 난 요즘 고민이 많다.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듯한 감정이 사무친다. 나는 그럴 때마다 영화관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잠시라도 현실과 멀어질 수 있어서.. 나와는 다른 혹은 닮은 스크린 속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나의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19번째 막을 올리는 2023 서울인디애니페스트에 참석했다.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기며 분주하게 영화를 눈에 담으려 했다. 숨겨진 보석을 나의 작은 주머니 안에 하나하나 담았다. 그중에서 가장 반짝였던 보석은 ‘Hard as a rock’이다. ‘Hard as a rock’의 시놉시스는 아래와 같이 아주 간단하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엄마는 락 매니아 딸을 최고의 첼리스트로 만들기 위해 훈련시키지만 딸의 반항심은 커져만 간다.”

 

말 그대로 Rock이라는 장르만큼 어려운 딸과 엄마 간의 관계를 쉽지만 무겁게 풀어낸 작품이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엄마는 딸 또한 자기를 이어 훌륭한 첼리스트로 만들기 원한다. 그녀에게 계속해서 끊임없는 연습을 강요하고, 그녀가 걸어왔던 길을 알려주려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이 이미 보증이 되어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딸에게 그 길을 걷게 해주고 싶은 사랑의 마음이랄까. 그러나 딸은 락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첼로를 연주하지만, 락을 사랑하는 마음에 콩쿠르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만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꼽자면, 바로 빛이다.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에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가운데,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의 색감과 온도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다. 특별히 이 부분이 엄마와 딸 사이의 관계를 더 무르익어가게 해주고 더불어 둘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하루는 지나가는 것이지만, 사람 간의 관계는 그저 지나가는 것이 아닌 무르익어가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특별히 부모와 자식 간의 이해는 더욱이 긴 시간 동안 익어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 열매를 더 빨리 따려고 하거나, 뿌리를 뽑아버리려고 한다면 그 신뢰관계는 유지되지 못하고 시들고 말 것이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딸의 ‘락 사랑’, 그러나 그녀가 딸을 이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또 다른 사랑을 의미한다. 인물들의 표정을 통해 알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매력이기도 한 인물들의 표정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사랑이 한껏 묻어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집에 돌아가서 엄마를 꼭 안아주고 싶어지는 영화였달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처음엔 감정적으로 비난할 수 있지만 그래도 Hard as a rock, 락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랑이기에 일방적인 사랑이 아닌 양방향적인 사랑과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밤이었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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