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색으로 고정관념 넘어서기 – 컬러 인사이드 [도서]

느껴지거나 만들어지는 색의 이미지
글 입력 2023.09.2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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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이다’라는 말은 곧 고정관념에 기대어 표현한다는 의미다. 새로운 표현은 그렇기에 어렵다.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직관적이되, 고정관념을 답습하지 않으면서 참신해야 하니까.

 

‘컬러’는 표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요소이다.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든, 수용자가 받아들이며 내적으로 그려내는 그림이든 ‘색’은 반드시 포함되니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색을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빨간색-열정, 파란색-차가움 … 으로 이어지는 일차원적 해석을 넘어설 수 있을까?

 

<컬러 인사이드>의 일상 속 컬러 이야기로 알아보았다.

컬러인사이드 표지2.jpg

 

 

 

느껴지거나 만들어지는 색의 이미지


  

색에 대한 해석은 직관적이다. 빨간색을 보면 열정이 떠오르고 주황색을 보면 상큼함이, 초록색을 보면 자연이 떠오르고, 노란색을 보면 태양이 떠오른다. 자연과 색이 단선으로 연결될 때, 우리는 색에 대한 이미지를 단박에 상상할 수 있다.

 

‘빨강’은 불을 연상시키고, 이는 열정과 활력, 에너지, 사랑과 연결된다. ‘파랑’은 드넓은 하늘과 물, 바다의 색이고, 이는 성스러움과 안정을 전해준다. 자연의 색인 ‘초록’은 휴식과 쉼, 태양의 색인 ‘노랑’은 빛과 찬란한, 희망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고, 오렌지색인 ‘주황’은 과일의 상큼함, 밤의 어둠을 연상시키는 ‘검정’은 무와 부재의 이미지를 전한다. 쉽고, 마음속에 어렵지 않게 그려지는 이미지들이다.

 

각 색이 가시광선 스펙트럼에서 차지하는 위치 또한 그것이 주는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다. 예로, 초록색은 가시광선 스펙트럼의 한가운데 위치하여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주면서 조화와 균형을 나타낸다. 그러나 각 색은 상반되는 이미지를 가진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은 각 사회의 시대상과 흐름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초록색은 고대 이집트와 고대 로마에서 긍정적으로 사용됐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환생과 번영, 건강을 의미했고, 고대 로마에서는 ‘비너스’를 상징했다. 20세기에는 환경 운동의 상징으로 사용되며 정치적인 의미가 있기도 했다.

 

한편, 초록색은 ‘독’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마녀와 마술, 괴물, 그리고 독약은 초록색으로 그려진다. 이는 12세기 서구사회가 무슬림과의 대립이 심해지면서 무슬림들이 신성시하던 초록색을 부정적 의미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셸레 그린’ 염료 속 비소가 독극물로 밝혀지면서 많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색이라는 이미지도 덧대어졌다.

 

주황색 또한 자연의 색으로 노을, 흙의 이미지이지만, 동시에 원시적이고 이국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폴 고갱은 <언제 결혼하니?>(1848) 작품에서 타히티를 오렌지와 원색들을 활용해 선명하게 그려냈는데, 이 때문에 그림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림 속 여성들은 실제보다 훨씬 어두운 피부로 묘사되고, 색채는 신비롭게 표현된다. 이는 고갱이 타히티에서 느낀 생명력과 원시성에 대한 동경, 서구 사회의 관점에서 원시 사회를 타자화해 바라보는 시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고정관념은 그 배경과 내용을 모두 이해해야만 전복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 보다 풍부한 색들의 뒷이야기와 고정관념을 넘어선 활용법을 고민하고 싶다면 충분히 귀감이 될 만한 책이다.

 

 

[정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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