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괴물B

글 입력 2023.09.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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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괴물B_포스터.jpg

 

 

새로운 몸, '괴물B'의 탄생

 

산업재해 노동자의 고통과

침묵 당해온 그들의 목소리를 불러내는 작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지원사업'에 선정된 극단 코끼리만보가 2023년 프로젝트로 연극 [괴물B]를 10월 7일(토)부터 10월 15일(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괴물 B]는 노동 현장에서 훼손된 몸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종(種), 괴물 'B'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괴물 'B'의 몸은 기계에 끼어 잘려 나간 누군가의 팔과 다리, 공장 화재로 타버린 누군가의 젖가슴, 또 다른 누군가의 망가진 폐와 간 등... 이들 육신의 파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신체의 각 파편이 담고 있는 사고 순간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현재도 고스란히 느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죽을 수가 없다. 몸의 부위마다 주인이 달라, 그들이 이 세상에서 생을 마감해야만 'B' 또한 죽을 수가 있는 것이다.

 

'B'는 자기의 몸이 시작된 어느 폐공장에서 만난 배달 일을 하는 연아에게 세 명의 사람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들을 찾는 과정에서 연아는 'B'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고통 속에 살아왔는지, 세상에 얼마나 많은 'B'가 존재하는지, 어릴 적 사라진 자신의 아빠 또한 그들 'B'의 삶과 어쩌면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B'가 애타게 그들을 찾는 이유가 '죽기 위해서'였음을 알게 된다.

 

한현주 작가의 [괴물B]는 한문위 창작산실 대본공모에서 당선(2019년), 지난 2021년 알과핵 소극장에서 손원정 연출로 무대화하여 호평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움직임에 강점을 보이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 - 괴물 B 역 이상홍 배우, B-1 역 마임이스트 이두성, B-2 역 무용가 류정문 등-하면서 몸의 움직임과 이미지에 집중, 산재로 훼손된 몸을 무대 위에 형상화하는 데 애를 썼다.

 

한현주 작가가 이 작품을 쓰게 한 구의역, 태안발전소 청년 노동자의 사고 이후 2023년 현재도 곳곳에서 산업재해로 스러져 가는 노동자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B를 이루는 노동하는 육신과 그것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와 너무나도 가까이 있다.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와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B는 묻는다. "내 고통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겁니까?", "무엇 때문에 나 같은 괴물이 탄생해야 합니까?",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입니까?" [괴물B]의 무대화는 산재의 역사와 기억을 몸으로 수용하고, 사고하고, 질문하면서 산업재해 노동자의 고통과 침묵 당해온 그들의 목소리를 극장으로 불러내는 작업이다.

 

본 공연은 서강대 커뮤니케이션센터와 공동주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제작되었으며, 10월 11일부터 10월 15일 공연에서는 개방형 자막이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붙임. 괴물B_출연진 사진.jpg

ⓒ 김솔 / 제공: 극단 코끼리만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두성, 지춘성, 이영주, 이은정, 이상홍

조성현, 최지혜, 이승혁, 류정문, 강연주



시놉시스 - 특별한 몸을 가진 B는 자신의 몸이 시작된 어느 폐공장에 짐을 푼다. 배달 일을 하는 연아는 일이 없을 때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B와 폐공장을 공유한다.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연아에게 B는 사람 찾는 일을 부탁한다. B가 찾는 인물은 세 명, 그녀는 수고비를 받고 그중 한 사람을 찾아 나선다. 그를 찾는 과정에서 연아는 B가 세 명의 인물을 절실하게 찾는 이유와 어릴 적 사라진 아빠의 실체에 서서히 다가간다.


극단 코끼리만보 - [극단 코끼리만보]는 2007년 첫 걸음을 시작한 공동창작집단입니다. 우리들은 '극장'이 습관적이고 일상적인 범주를 넘어서는 곳이라고 믿습니다. 극장은 총체적 삶이 다시 일어나는 시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은유와 상상의 힘으로. 그 총체적 삶 안에는 낯선 공포, 고통, 행복, 현재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하다는 깨달음, 그리고 현재를 넘어선 세계를 인지하는 즐거움들이 있습니다.

 

[극단 코끼리만보]는 연극이, 극장이 그런 낯섦과 일상 사이의 소통과 긴장을 제공하기를 소망합니다. 코끼리처럼 묵직하고, 느리게. 그러다 어느 순간, 속도와 무게를 상상의 힘으로 털고, 나는 코끼리처럼.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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