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스러운 길라잡이 1cm+me

골칫덩이를 가볍게 떨쳐 낼 수 있도록 만드는 도서
글 입력 2023.08.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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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더 나은 1cm의 나를 찾는 크리에이티브한 여정’. 12개국 100만 독자를 변화시킨 김은주 작가의 밀리언셀러 [1cm] 시리즈, 그중 가장 사랑받은 [1cm+]가 37가지 새로운 이야기와 새롭게 단장한 일러스트를 더해 10주년 기념 에디션, ‘풀 확장판’으로 탄생했다.


[1cm+me]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풀 확장판은 ‘나’에 집중한다. 작가는 더도 덜도 말고 딱 1cm만큼 내 인생에 더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 나선다.

 

*

 

[1cm+me]를 읽기 시작한 것은 ‘나’에 대한 확신이 흐려졌기 때문이었다. 어디라도 이 흔들리는 마음을 의탁하고 싶었다. 따뜻하면서 아기자기한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첫 장부터 다채로웠다. 흰 배경에 검은 글씨만 들여보는 시간이 쌓인 와중에 다채로운 삽화가 흥미로웠다. 내용은 총 여섯 개의 챕터로 나뉘었다. 일단 가볍게 시작했다.


예민해서 사소한 것에도 집착하고 그래서 사색에 잠기는 일이 잦은 나에게 [1cm+me]에 담긴 문장은 익숙한 내용이었다. ‘CONNECTING’, ‘BREAKING’ 부분의 내용은 특히나 평소 나의 사색과 닮은 부분이 많아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색의 과정에서 이해가 안 될 때는 홀로 딴지를 건다. ‘딴지의 포스트잇’이 부착되기 시작한 챕터는 ‘FINDING’. 그저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닌 도서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FINDING’의 ‘참을 수 있는 상처의 가벼움’에서 “당신을 잘 알고 있는 중요한 사람들이 주는 사랑과 / 당신을 잘 알지도 못하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는 상처는 / 결코 같은 무게일 수 없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주는 상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에게 그들이 가장 많은 사랑과 상처를 동시에 주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는 것이 다반사다. 다른 글은 어떠할지 몰라도 ‘참을 수 있는 상처의 가벼움’에서 그런 복잡한 관계에 관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이 책은 해법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괜히 홀로 아쉬워했다.


직면한 문제가 하나에서 그칠 수는 없다. 관계가 복잡한 만큼 삶은 그보다 더 어려우니 나의 삶에 존재하는 문제는 무수히 많다. 그리고 나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듯한 문장을 발견했다. 기억하고자 포스트잇을 붙이기 시작했다. ‘딴지의 포스트잇’ 붙이기를 그만두고 ‘기억의 포스트잇’이 늘기 시작한 것은 ‘DREAMING’ 챕터다.


‘DREAMING’의 ‘속도위반’에서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과 / 더 빛나는 승리를 바라면서, / 기다리고 인내하지 않는 것은 / 어리석은 일이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얼핏 꾸짖는 듯 단호한 어조로 말하지만 나에게는 위로로 다가왔다. 지금 하는 모든 것이 언젠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빛나는 승리를 거머쥐게 할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너무 초조해지지 않아도 된다고, 기다리는 일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며 다독여주는 것 같았다. ‘‘하루’에 대한 오해’도, ‘자연은 알고 있다’도 마찬가지였다.


바쁘게 살지만 이 모든 것이 유의미하지 않은 느낌과 나는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 자기 의심이 피어나기는 쉽다. 삽시간에 뿌리내린 생각은 단단히 박혀 뽑아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DREAMING’의 이야기가 그런 뿌리를 살살 거두어가는 듯했다. 해법서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했다.

 

이 책은 충분히 해법서가 될 수 있다. 어쩌면 내가 문제를 잘못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FINDING’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복잡한 관계의 사랑과 상처보다는 상처를 가볍게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말하고 있다. 누군가는 그 용기를 받아 곪은 상처를 날려버렸을 수 있다. 내가 ‘DREAMING’ 챕터에서 받은 위로로 삶의 활력을 얻고 확신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1cm+me]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어렵지 않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책이자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다. ‘LOVING’의 ‘발견’을 읽고 책장을 넘기면 ‘발견’ 속에 숨어있는 ‘곰군’의 귀여운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나는 혼자’의 옆 장을 접어 읽으면 ‘나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위로가 담긴 글이 완성된다. ‘RELAXING’의 ‘(    )’은 스페셜 페이지이기에 태양광에 10분간 쪼이면 글씨가 나타난다는 문구로 독자를 속이면서 바깥의 풍경을 보게 만든다. 이러한 부분들이 마치 참여형 공연을 관람하듯 색다른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다채로운 일러스트, 색다른 독서 경험이 모여 하나의 ‘힐링’ 도서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그보다도 답을 찾을 수 있는 ‘길라잡이’ 같은 도서라는 느낌이 강했다. 여러 이야기가 담긴 [1cm+me]를 통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만큼 골칫덩이를 가볍게 떨쳐 낼 수 있도록 만드는 도서, [1cm+me]를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박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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