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편 [도서]

글 입력 2023.05.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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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화제의 교양 프로그램 [예썰의 전당]은 미술사학자 양정무 교수, 정치학자 김지윤 박사, 피아니스트 조은아 교수, 역사학자 심용환 교수와 함께 미술, 음악, 문학, 건축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각각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흥미롭고 입체적으로 풀어내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예썰의 전당]에서 소개된 여러 예술 작품 중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서양미술을 주제로 엮었으며,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20세기 파블로 피카소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17인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가장 위대한 오늘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일상을 예찬하다, 얀 페르메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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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고 있는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작가 페르메이르의 <델프트 풍경>. 위 작품을 통해 우리는 경제, 문화, 무역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17세기 황금기를 맞이했던 네덜란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자부심과 고향에 대한 애정을 담아 완성했다고 한다. 일상이라고하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페르메이르가 그림 속에 숨겨놓은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되는 거고, 가장 위대한 것은 평범한 순간에 있다고 페르메이르는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p.169


맑은 하늘과 잔잔한 강, 바쁜 듯 고요해 보이는 풍경이 맘에 든 작품이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이다. 나는 바다나 강을 좋아하는데, 윤슬도 예쁘고 일렁이는 물결도 예뻐서 좋아한다. 살고 있는 곳 근처엔 하천 말곤 없어서 내심 아쉬운 마음에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도 같다. 그림을 보고만 있어도 마치 부둣가 앞에 편히 앉아있는 것 같아 짜증이 달아나는 것 같다.


부주제처럼, 예의없는 사람을 보곤 기분이 안 좋았던 오늘을 평범하지만 위대한 하루로 바꾸고 싶어 하루를 다시 떠올려 본다. 오늘은 햇빛없이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우연히 보게 된 길 건너편, 검정 원피스를 입은 엄마 손을 잡고 꼬마 유치원생이 걸어가고 있었다. 두발 걷곤 옆에 있는 풀을 만지고, 두발 걷곤 또 다른 걸 하고. 별 말없이 아이를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는 두 사람을 보고 있으니 그냥 눈길이 계속 갔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까지 부모가 준 사랑, 재촉하지 않고 손잡아 주는 모습이 말하지 않아도 애정과 사랑이라고 느껴지는데, 그 위대함을 아이는 알고 있을까. 아이에겐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레 기억 속에서 사라질 평범한 하루의 일화일 테지만, 내겐 기분 좋게 다가온 장면이었다.


 

 

당신의 순간은 지금 빛나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 마법처럼, 클로드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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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지베르니 정원>. 자신의 집 정원에서 수련 연못을 보며 평화를 누렸던 모네는 수련 연못을 파리 한복판으로 옮겨 자신이 받았던 정서적 치유의 시간을 모든 사람들이 함께 가질 수 있길 바랐다. 그렇게 모네는 상처받은 현대인에게 ‘위로’라는 선물을 남겼다. p.232


삶에 같은 순간은 하나도 없다는 책 속 문구를 보면서, 전화 타이밍이 웃기다 생각한 일화가 생각났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붐비는 퇴근 시간 즈음 버스 안. 중간에 앉아있던 아저씨 한 분의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고 몇 마디 후 바로 끊으신 지 2초 후, 바로 그 뒤에 앉은 아저씨의 전화벨이 울렸다. 같은 패턴으로 전화를 끊곤 또 2초뒤, 내 대각선 앞에 앉은 아저씨가, 마지막으론 서 있던 아주머니가 연이어 전화를 받았다.


버스를 심심찮게 많이 타지만 타이밍이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웃기고 신기했다. 그러다 내 앞에 앉은 분이, 건물 위치를 묻겠다고 그 아주머니께 길을 물어봤더니 주변에 앉은 세 명의 사람이, 중구난방으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건물이 언제 사라졌는지부터 시작해, 티엠아이 가득한 일화에 이어폰까지 빼고 큰 소리로 정확히 세 정거장 뒤에 내리면 된다며 친절히(?) 알려주는 사람까지. 오늘 버스 안은 좀 특이하다 생각하며, 매번 같은 순간은 없는 것 같다 느낀다.


오래전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된 날도 그렇다. 평범한 하루라고 생각했었는데 지나고 보면 참 예쁘다. 그래서 가끔은 좀 별로라 느낄 때면, 이 모습도 지나고 보면 추억으로 예쁘게 남겠지 생각하곤 한다.

 

 

 

당신을 설레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무엇이 마음을 흔드는가, 알폰스 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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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 12궁>과 <사계>. 무하의 작품을 보다 보면 ‘대중의 감각을 자극하고 그들을 깨우기 위해서 유혹하는 법을 알았던 예술가’ 다운 면모가 느껴진다. 만화 같은 느낌에 가장 현실적이면서 직접적이고 입체적인 그림이라 단연 눈에 띈 작품이다. 인물의 모습을 딴 굵은 선이 특정할 수 있게 분명히 그려져 더 눈에 들어온다.


봄엔 벚꽃, 여름엔 바다, 가을엔 낙엽, 겨울엔 눈 쌓인 풍경이 나를 설레게 한다. 가족, 친구들과 여행, 매일 듣는 새로운 공포 사연들, 배송 중인 택배, 맛있는 치킨, 할 일을 마친 후의 뿌듯함, 반찬 가게 쇼핑, 귀여운 모든 것들 보기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화가와 그림을 만나면서 과거와 오늘을 상기시키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어 재미있었고, 잠시 잊고 있었던 ‘글을 쓰는 이유’를 만났던 시간이었다.


책 <예썰의 전당- 서양미술 편>은 17인의 화가와 그림,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문화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말을 건넬 것이다. “당신의 오늘은 어떤가요?”라고. (본문 中) 생각을 되돌아보고 오늘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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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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