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혹시 숏폼 시청 중독인가요 [문화 전반]

글 입력 2023.05.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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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에 현혹되어 본 적이 있는가. SNS를 즐기는 누구라면, 나도 모르게 스크롤을 끝없이 내려본 적이 있을 거다. 나의 온 신경은 화면에 집중되어 있고, 세상의 모든 소리는 차단된 듯한 경험 말이다. 매번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유튜브 숏츠를 지양하지 않겠다며 굳게 다짐하지만, 나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결국 나의 결단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자극적인 영상과 유머 가득한 소재에 한 번 맛을 들여버렸고, 다시 헤어 나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약 60초가량의 영상을 한 번 보고, 몇 번 쌓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10분, 20분이 지나있다. 훌쩍 지나간 시간을 보며 자책한다. 알맹이 없는 의미 없는 행동만 반복했다는 사실에 허무해진다. 그렇게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쌓았냐는 듯 와르르 무너진다. 뜻대로 쉽지 않다. 이런 행위가 반복될수록 우리는 가까이에 있는 것을 못 보기 시작한다. 익숙하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점점 잊기 시작한다. 우리의 온 신경은 스크린에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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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이 틱톡커가 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틱톡커 계정에 이들이 나온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이 영상은 태국 최고의 상업 감독 티파폴 수네타가 제작했다. 태국의 긴 휴일인 송크란을 위해 공개됐다. 많은 태국인이 고향으로 향했던 시점을 노린 거라고 볼 수 있다. 아마 이 영상을 보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리지 않을까. 

 

영상 속, 3명의 젊은이가 등장한다. 이들은 고향에 오랫동안 방문하지 않았고 부모님께 전화도 자주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틱톡 영상은 늘 시청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의 대답은 꽤 모순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영상을 자주 시청하는 것에 비해 가족들에게 연락하는 횟수는 현저히 낮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현실과 비슷하다. 콘텐츠에 현혹되어 시간은 의미 없이 흘러가고, 달콤한 중독에 빠져 소중한 관계망이 옅어지는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감독은 이들이 좋아하는 틱톡커들을 섭외해 부모님과 만나기로 계획한다. 부모님은 각자 여행 블로거, 미니 연속극 스타, 영화 아바타 나비족으로 변신한다. 영상을 찍는 것에 어설플지 몰라도 각자 맡은 연출에 열심히 응하여 연기한다. 부모님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들이 잘 소화해 준 덕에 완벽한 틱톡커가 됐다. 감독은 촬영한 틱톡 영상을 자녀에게 보여준다. 틱톡커가 된 부모님을 보고, 두 눈을 번쩍 뜨며 놀란다. 

 

아들이 보고 싶다며 집으로 오라고 말하는 어머니, 손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할아버지, 손녀와  함께 식사를 하면 행복할 것 같다며 말하는 할머니. 사실 부모님이 원하는 건, 큰 관심이 아니었다. 그저 가족과 소소한 시간을 즐기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세 자녀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과 눈물까지 보인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족들의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한다. 결국 세 사람은 고향으로 향한다. 가족들과 만나 찐한 포옹으로 안부를 나누며 웃고 마주 보며 식사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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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캠페인은 젊은 세대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족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함께 식사 시간을 가지자는 제안한다. 그리고 고립된 노인들과 다시 연결하려는 방향까지 담고 있다. 이 영상을 시청한 태국 젊은이들은 큰 반응을 보였으며, 다시 가족의 소중함을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 부모님의 전화를 무시하지 말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맛있는 음식을 구매해  함께 나눠 먹으라는 따뜻한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나 또한 영상을 시청하며 지난날을 반성했다. 핸드폰 스크린 타임을 보면 SNS에 소비한 시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늘 나에게 즐거움과 새로움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중독되어 있던 것이었다. 결국 나는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묻는 시가을 미뤄두고만 있었다. 


숏폼 콘텐츠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고, 발전될 거로 본다. 언제 어디서든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더더욱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소중한 것들을 인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가장 가까이 있는 나의 소중한 존재들, 허물없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전해야 한다. 현재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곁에 있어 준 이들에게 작은 관심을 보내자. 그동안 스크린에 현혹되어 있던 시간에 비해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마음을 전달해 보자. 받는 이는 환하게 웃으며 반길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진실한 애정을 표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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