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스윙잉 런던의 창의적인 인재들 -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글 입력 2023.04.1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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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s Swinging London을 주제로 7월 2일까지 DDP에서 개최되는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전시회는 사회문화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196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고통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변혁의 도구로 예술을 선택한다. 그 예술은 감각적이고, 한편으로는 파격적이기도 한 '팝아트' 문화로 귀결된다.

 

DDP에서는 팝아트 문화의 중점에서 광고, 패션, 대중 매체 전반에 걸쳐 크게 활약한 아티스트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마련했다. 영국 팝 아트의 대가 데이비드 호크니를 필두로, 영국 팝아티스트 14인의 오리지널 작품, 판화, 사진, 포스터, 영상 등 150 여점을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4년 전, 큰 열풍을 불러왔던 서울시립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展에 방문해 영국 팝아트에 대한 좋은 기억을 전해 받고 왔기에, 더 큰 범주로 이루어지는 이번 전시는 그때의 기억을 되살릴 반가운 소식이었다.

 

 

 

Swinging London(스윙잉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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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주 키워드인 '1960s'와 'Swinging London(스윙잉 런던)'을 입장과 동시에 설명해주는 동선 구성은 주제에 대한 이해를 뒷받침해준다. 작가들이 살았던 시대의 배경을 이해하고 입장할 수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스윙잉 런던'은 1960년대 영국 런던에서 등장한 문화 및 사회현상이자, 하위문화의 일환으로 기존 세대의 가치관을 거부하는 흐름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기성세대에 반항하면서 생겨난 문화는 미니스커트, 밴드음악, 그리고 대담한 색상과 소비자 이미지를 사용한 팝아트를 탄생시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팝 아트의 매력은 브리티시 팝 아티스트가 만들어낸 창조적인 이미지였고, 그들은 작품활동을 통해 스윙잉 런던의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해나갔다. 리처드 해밀턴, 데이비드 호크니, 에두아르도 파올로치를 비롯한 브리티시 팝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하나의 동일한 이미지를 내뿜고 있다. 바로 '현대적인 감각'이 묻어나는 이미지다.

 

팝아트의 의미처럼,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이미지는 젊고 위트있으면서도 매력적으로 나타난다. 수많은 작가의 작품 스타일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어렵지만, '트렌디하다'라는 생각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자유분방함이 묻어나 있었다. 건강한 에너지, 자신만의 뚜렷한 주장이 캔버스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 게 보였다.

 

스윙잉과 런던의 조합이 이토록 잘 어울렸다니, 두 단어의 조합은 그토록 잘 어울렸다. 영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헌터 데이비스의 말처럼, 스윙잉 런던은 지치지 않고 나아가는 커다란 활기나 다름없었다.

 

 

"스윙잉 런던은 단순한 시기가 아니라 분위기, 태도,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 헌터 데이비스, 영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창의적 인재의 집결지, 창의적인 작품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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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의 흥미로운 런던에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보그 편집자 다이애나 브릴랜드가 "런던은 바로 지금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멋진 도시다."라고 말했을 만큼, 당대 런던은 어떤 면에서든지 여느 도시보다 앞서나가던 장소였다.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서 살아가던 예술가들은 세상의 파동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전통적인 미술 재료에서 벗어나 신문을 마음대로 오려 붙이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콜라주 하는 방식,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를 배치해놓은 작품들은 그 시대를 대변해주는 확실한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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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인재가 모여든 런던에서 창의적인 작품이 탄생하고, 그러한 탄생의 장면을 2023년 현재에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기발한 작품세계를 지켜보는 것 외에도,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열정적인 팝아트 정신을 어느샌가 동경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멈추어 있지 않은, 변화무쌍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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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을 추구하지 않는 스윙잉 런던 시대에 데이비드 호크니는 수영장 물의 독특한 특성을 작품에 담아냈다. 페인트 색 바닥에 비추어지는 수영장 물의 인공적인 투명함,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나타나는 색깔, 율동적인 선은 그를 매료시켰다.

 

멈추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변화하는 물을 여러 번 관찰해 짧은 찰나의 순간을 캔버스에 오래도록 남기는 호크니의 예술적 언어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첨벙! 하며 물이 튀기는 찰나, 시간으로 환산하기도 힘든 장면을 그려내는 작가의 붓질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특히 쉬운 방식이 아닌, 오래 관찰하고 담아내야 하는 어려운 방식을 택하는 호크니의 작업방식은 캔버스에서 눈을 빨리 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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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살이 넘은 그가 작업 매체로 선택해 정진하고 있는 아이패드 그림 역시 그렇다. 소재와 방식만 달라졌을 뿐, 호크니는 여전히 변화무쌍함을 찾아 나선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그리며, 시각적인 탐구를 지속해나갔던 예술가로부터 작품의 위상보다 더 값진 삶의 태도를 전해 받았다.

 

 

 

용감한 사람들의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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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세상에 납득시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그 사실을 알기에, 스윙잉 런던 시기를 살아갔던 아티스트들의 역동적인 예술이 대단하고 용감하게 느껴지면서 동경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예술작품에 대한 동경에서 더 나아가, 그들이 세상에 품었던 마음가짐과 태도 역시 동경하게 된다.

 

전시가 좋았던 이유는 150 여점의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담함, 도전정신, 세상에 부딪혀보는 실험,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용감한 사람들의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면, 전시회장을 거닐며 충만한 기운을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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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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