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가 침범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 예술

글 입력 2023.03.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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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인간 고유의 것이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모방이고 작품성을 인정할 수 없다. 올해 2월에 미국 저작권청(USCO)는 작가 크리스 카쉬타노의 웹툰 저작권을 돌연 승인취소했다. 단어 또는 문장을 입력하면 그에 걸맞는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미드저니(mid-journey)를 통해 그린 웹툰으로 작가가 저작권을 부여 받은 사례로 뜨거운 논의를 일으킨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순수예술계에서 AI 작품은 기존 작품들의 집합이자 모방이기 때문에 표절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부합한 결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첫째, 저작권청의 결정 번복은 작가가 미드저니를 완전하게 제어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즉, 작가의 글을 이미지로 생성해준 것은 맞으나,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구현해 준 것이 아니며 해당 글을 쓴 작가조차도 어떤 이미지가 생성될 지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 작가는 정확하게 AI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우린 이런 결과물을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둘째, 예술은 모방의 역사다. 미래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꿈꾸며 소싯적에 처음 미술학원을 등록한 뒤로 쏟아진 숙제는 ‘크로키’였다. ‘크로키 1’이라는 제목이 달린 책을 펼치면 한 쪽 면에는 사람의 사진이 아니라 누군가 이미 연필로 그려 놓은 달려가는 여자아이, 쪼구려 앉아 있는 성인 남자 등이 있었고, 나는 빈 면에 그 연필 그림의 선 굵기 하나까지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가야 했다.

 

피아노 학원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하농, 바흐, 슈베르트를 질릴 때까지 반복해서 쳐 댔고, 콩쿠르 대회에서는 그 곡들을 암보해서 연주해 상을 받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영향을 받았고, 현대의 회화 작가들은 모네 또는 고흐, 그리고 어도비스탁, 핀터레스트의 이미지를 참고한다.


탑골미술관에 재미있는 작품이 전시되었다. 노진아 작가는 미술관 한복판에 자신의 어머니를 모셔왔다. 어머니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내가 바라는 것은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평생 잘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건넸다. 이 작품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관람객의 표정을 분석한 뒤, 그것을 따라하거나 상황에 맞는 표정을 짓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이 작품은 관객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에 이미 로봇 나오(Nao)는 무용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추었고, 작년 김옥련발레단에서는 로봇에게 배역을 주었다. 우리는 인간이 생산하지 않은 예술작품에 대해서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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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아,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서울아트가이드)

 

  

이세돌의 알파고 대국 이전에 1997년에 이미 딥블루(Deeper blue, IBM)와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의 체스 경기에서 인간이 패배했다. 하지만 2005년, 체스 전문가 팀, 슈퍼컴퓨터, 그리고 아마추어와 컴퓨터로 구성된 세 팀 간의 대결에서는 아마추어 팀이 승리했다.

 

이후 TED 강연에서 카스파로프는 컴퓨터와 한 팀이 되어 서로 보완할 수 있다며, 기계를 향한 두려움을 직면하고 성장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 말도 잊지 않았다. “성공적인 기계를 만들어냈다면, 그것은 기계를 고안한 인간의 승리이기도 하다. (As always, machine’s triumph was a human triumph.)”


미국의 로봇공학자인 한스 모라벡(Hans Moravec)의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 역시 같은 맥락이다. “로봇에게 쉬운 일이 인간에게 어렵다. 인간에게 쉬운 일 역시 로봇에게 어렵다. (Hard problems are easy and easy problems are hard.)” 현재의 기술들은 대부분 한 분야에 특화된 양상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으로 포장된) 두려움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미래기술 사업을 솔루션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사람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환경을 기술들이 마련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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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blue vs. Garry Kasparov


 

다시 예술로 돌아가서, ‘AI’라는 단어가 익숙해져가고 있지만, 그 중에 예술만은 마지막 인간의 몫이라고 여겼던 명제가 깨지고 있다. 특히 승패의 문제가 아닌 저작권 등의 권리, 감정, 생계 그 모든 것이 복합되어 있어 더 예민하게 논의가 보류되어 여기까지 흘러왔다. 바둑과 체스는 이미 ‘기술’, ‘암기력’이라는 측면에서 기계의 승리를 인정하고, 인간의 ‘직관’, ‘기술’ 등을 결합한 협업으로 나아간 지 오래다. 예술 역시 최근의 사건들을 발판삼아 충분히 도약할 수 있다.


미술 작품은 작가, 작품 그리고 해석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잇다. 즉 관람객도 동일한 무게로 한 축을 차지한다.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으로서 이전에 본 적 없었던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보고 싶지 않은가? 지극히 평범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예술가들의 승리를 두 눈으로 보고 싶지 않은가? 인간은 언제나 노력할 것이다. 더한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기술을 거리낌 없이 이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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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그림은 생성형 AI인 Stable Diffusion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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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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