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내가 보는 세상 - ODD TAXI

글 입력 2023.03.08 00:1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내가 보는 세상이 사실 틀렸을 수도 있다!

 

이 말은 세상을 보는 다른 시선 혹은 관점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지금 우리가 보는 세상이 다른 것이 아니라, 어쩌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거다.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 상처를 입은 것을, 우리는 ‘트라우마’라고 한다. 이는 과거 안 좋았던 경험이 떠오르면서 당시의 감정을 또다시 느끼게 한다. 이런 트라우마에 대해 우린 스스로 잘 알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법을 잘 몰라, 그저 상황을 피해버리곤 한다.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상황을 외면해 버린다. 그러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마음의 상처는 계속해서 아물지 않은 채 다른 형태로 발현되고 만다.

 

‘내가 보는 세상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내게 들게 한건 <오드 택시>라는 애니메이션이다.

 

<오드 택시>는 동물을 의인화한 수인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다. 바다표범인 주인공 오도가와는 특별한 능력이 하나 있다. 바로 한 번 본 사람을 바로 기억할 수 있고, 사람이 붐비는 지역에서 쉽게 사람을 찾을 수 있는 능력.

 

고릴라 의사 고리키는 이를 실험하기 위해, 오도가와에게 그의 친구인, 원숭이 카키하나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는데, 오도가와는 당연한 듯 그것이 카키하나인 것을 맞춘다. 이 장면에서 고키리는 그런 그를 의아해하는데, 나 또한 사진 속 동물이 카키하나인 것을 바로 알았다.

 

나와 오도가와는 같은 생각을 했다. 누가 봐도 그 사진 속 형체는 카키하나, 원숭이인데, 왜 그는 그런 쉬운 사진을 가지고 질문을 한 것이지?

 

왜 이걸 다들 신기해하는 거지?

 

 

sds.jpg

이미지출처=tvtokyo

 

 

주인공 오도가와에게는 인지 장애가 있다. 그는 과거, 학교와 가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당시, 자신에게 위로가 되는 건 오직 동물뿐이었던 그는, 큰 사고를 당한 후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 동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폭력과 가정불화로 입은 마음의 상처가 죽을 뻔한 사건을 계기로, 그가 보는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이다.

 

화면 밖의 나는 오도가와의 눈으로 세상을 봤다. 오도가와의 세상에는 전혀 이상한 것이 없었다. 나 또한 그것이 진짜 세상인 줄 알았다(동물 세계).

 

어쩌면 지금 우리도 지우고 싶은, 혹은 피하고 싶은 기억에 대한 방어 본능으로, 세상을 완전히 왜곡하여 보고 있진 않을까?

 

 

[김소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