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위기를 기회로, ‘빛의 화가’ 모네 [시각예술]

글 입력 2023.02.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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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는 증기기관차의 출현으로 인해 인간을 둘러싼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시간의 개념이 달라지기 시작하던 때이다. 이 증기기관의 출현은 미술계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데, 바로 교외로 나가서 자연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즉 예술가들에게 있어 야외 작업에 부담을 덜어내게 해준 것이 바로 증기기관이다.

 

하지만 미술에 있어 큰 사건을 가져다 준 발명품이 하나 더 존재한다. 바로 19세기 중반 사진기의 발명이다. 이때까지 예술은 실제 대상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에 있었다. 그런데 그림보다 더 정확한 모습이 사진기라는 발명품을 통해 실현되면서 회화는 죽게 될 것이라 예견하는 사람이 다수였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화가만이 할 수 있는 그림을 찾아 그려나간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오늘 소개할 인상파의 대표 주자 ‘모네’이다.

 

 

 

캐리커처 화가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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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태어난 ‘클로드 모네’는 인상파 양식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다. 이렇듯 아름다운 풍경화로 유명한 모네이지만, 모네가 풍경화를 처음부터 그린 것은 아니다. 초기에 모네는 캐리커처를 잘 그리는 풍자화가로 알려져 있었다. 위의 사진이 모네가 그린 캐치커처로, 모네는 인물의 개성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캐리커처 화가였다. 우리가 아는 모네와는 사뭇 다르지만, 모네에게 있어서 캐리커처는 그의 첫 그림이었다.

 

Claude Monet, Cariature of a Man with a Big Cigar, 1855

 

 

 

자연을 ‘빛의 반사로 탄생한 무수한 색채 조각의 총합’으로 보다 – 인상주의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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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댕을 만나면서 모네는 캐리커처 화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림 주제를 ‘자연’으로 삼게 되었고, 시대상 튜브 물감과 증기기관의 출현으로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아는 ‘빛의 화가’ 모네를 거론하기 위해선 카메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카메라는 빛을 모아 피사체를 찍는다. 즉, 빛이 있어야만 대상을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모네는 자연을 ‘빛의 반사로 탄생한 무수한 색채 조각의 총합’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통적인 미술계가 추구하던 명암, 원근, 구도를 벗어난 모네는 새로운 사조를 열게 된다. 그 시작을 알리게 된 작품이 바로 <인상, 해돋이>이다. 미술계 이단아라고 불리던 화가들과 함께 연 전시회에 걸린 위 작품을 본 프랑스 기자 루이 르루아가 ‘사물의 본질은 없고, 인상만 있다(인상파의 전시)’라고 기고하면서 인상주의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니 인상주의는 모네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Claude Monet, Impression, soleil levant, 1872

 

 

 

‘연작’을 떠올리다 – 흐르는 시간 속에 같은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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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자연을 주제로 그 순간의 빛을 캔버스에 담아내던 모네는 여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떠올린다. 바로 하나의 풍경엔 하나의 그림만 존재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색채가 달라진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연작’이다. 이 아이디어로 그린 첫 주제가 그 유명한 건초더미이다. 같은 풍경이지만 빛의 변화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색다르게 보이지는 않는가?

 

Claude Monet, Haystacks (Effect of Snow and Sun), 1891

Claude Monet, Haystacks, end of Summer, 1891

Claude Monet, Haystacks-Snow Effect, 1891

 

 

 

명작 ‘수련’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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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모네하면 떠올리는 명작 ‘수련’이다. 수련 역시 연작으로 거칠고 두툼한 붓 터치가 이 그림은 모네가 그렸다고 포효하는 것만 같다. 자연의 빛에 따라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연못은 모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영감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모네는 수련을 소재로 250여점이나 그렸다고 한다.

 

Claude Monet, Water Lilies, 1915-26

 

이렇게 모네는 증기기관이라는 속도가 가져온 새로운 세상을, 어쩌면 위기였을지 모르는 사진기라는 발명을, 기회로 극복하여 그만의 특별한 화풍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현재 모네가 겪었을 수많은 변화보다도 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여러 이유로 좌절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면 우리도 모네와 같은 무수한 빛의 한 순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옥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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