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경계와 한계가 없는 종합 예술, 2022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공연]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세계속으로: 2022 FUERZA BRUTA WAYRA IN SEOUL
글 입력 2022.11.2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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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자 부르타'는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이다. 3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이 공연은 사실 제목 그대로 잔혹하다기보다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힘을 가진 공연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공연들과 다르게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고, 배우들이 할 수 있는 표현의 한계가 없으며, 관객들의 참여가 필수로 요구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왜 [푸에르자 부르타]가 크레이지 아트 퍼포먼스를 표방하는지 깊이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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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푸에르자 부르타]는 대표적인 '이머시브(immersive)' 공연 중 하나인데,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이란 관객들의 참여를 능동적으로 이끌어내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무너뜨려 극의 몰입도를 높인 형식의 공연을 일컫는다. 즉, 관객이 작품 속의 한 요소로 등장하는 것이다.

 

정해진 무대도, 관객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없고 심지어 배우와 스태프의 경계도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한순간도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내가 서 있는 그곳이 곧 무대가 되기도 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순식간에 배우가 되기도 하는 이 공연은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를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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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내용 중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 손꼽히는 '꼬레도르(CORREDOR)'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탄생한 [푸에르자 부르타]를 대표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어두운 공연 장 한가운데 관객들 사이로 설치된 러닝머신 위를 한 남자가 천천히 걷다가 끝내 미친 듯이 달리며 가로막힌 벽을 뚫어버릴 때면 알 수 없는 통쾌함과 자유로움이 밀려온다.


또 공중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투명 수조 속에서 배우들이 헤엄치고 뛰어다니는 비현실적인 장면이 압권인 '마일라(MYLAR)'는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간 인간의 탄생 그 자체를 보여주는듯하다.

 

가끔 수조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 너머로 배우와 관객이 서로를 구경하는 모습은 마치 외계 행성에 불시착해 서로를 낯설어하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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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표적인 장면 이외에도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장면인 '라그루아(LA GRUA)'를 추가하여 관객들에게 더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카니발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명에 걸맞게 약 14미터의 크레인에 올라탄 배우가 쏟아지는 폭죽과 함께 공중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은 매우 환상적이고 짜릿하다.


무엇보다 공연 일정을 잘 확인한다면 배우 최여진과 슈퍼주니어의 은혁이 특별 게스트로 '마일라', '글로바', '라그루아' 등의 장면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연을 관람하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색다른 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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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자 부르타]는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답게 언어가 없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무대와 관객의 경계도 없다.

 

게다가 특별히 관객들에게 전하려고 애쓰는 메시지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더욱 자유롭게 상상하고 각자가 느끼고 생각한 대로 해석한다.


무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 조금 생소하고 어색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푸에르자 부르타]의 가장 큰 매력이자 지금까지 사랑받아 온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렇게 [푸에르자 부르타]를 통해서 나 또한 내 안의 경계와 한계를 조금씩 허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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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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