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생각은 자유

글 입력 2022.11.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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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자유_포스터.jpg

 

풍자일 수도, 예술일 수도,

그게 아닐 수도 있는 연극의 자유로움

 

 

2022년 극단 아리랑의 정기공연으로 연극 '생각은 자유'가 12월 15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시온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2021년 연극 '사라'라는 이름으로 초연되었으며 밀도 높은 장면들과 연기호흡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위트 있게 현대사회를 비틀어낸, 아리랑다운 작품으로 거듭났다.

 

이 작품을 연출하는 김수진 연출은 언젠가 가장 단단한 공동체는 선의의 공동체가 아니라 함께 악을 공유한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돈이 우상이 된 시대의 '악'은 부(富)를 꿈꾸는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 주변을 맴돈다. 아무런 의심 없이 부를 욕망하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카르텔. 시인 예이츠의 시구처럼, 최선의 무리들은 신념을 잃었고, 최악의 무리들은 언제나 열정적이다.(W.B. 예이츠 '재림' 중)

 

그래서 세상이 진보하는 것 같으면서, 동시에 퇴보하는 것처럼 보이는 역설을 이 작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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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구서광의 국회의원 당선일로부터 일주일간 벌어지는 일이다.

 

검사 출신의 정치인 구서광은 한 달 전 화재사고로 의식불명인 아내를 극진하게 간호한 것이 알려지며 국회 진출에 성공하였다. 레몬홀딩스 펀드를 운영하는 구서광의 동생 구서환과 언론사 기자 이우진은 물론, 처형인 MH그룹의 전 회장 오미라까지도 구서광의 국회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서광의 아내 오사라는 사고 당시 언니를 대신해 자산운용사 MH그룹의 회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오사라는 남편이 당선된 날 극적으로 깨어나지만 누구도 그녀의 회복을 진심으로 기뻐하지 않는다. 그리고 당선 다음날, 구서환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이들의 연결고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복잡미묘한 텍스트를 다이내믹하게 나타내는 배우들의 연기 호흡과 대사와 대사 사이에 배치된 순간의 반짝임들이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도록 한다. 우리에게 여러 기사로 스쳐갔던 비리사건들을 은연중 떠오르게 하는 장면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이를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은근한 메시지를 절제하며 노출하는 세심한 연출 역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해석하는 것은 철저히 '생각의 자유'로 남겨둔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또다시 위협받는 듯한 지금, 뾰족한 유머와 날선 풍자로 연극의 자유로움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반갑기만 하다.

 

연출가 김수진이 연출을 맡았고 김동순, 김미영, 민대식, 김현준, 신시아, 권강현 배우가 함께 열연을 펼친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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