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괜찮은 척, 강한 척 애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한 힐링 뮤직 [음악]

괜찮아도,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글 입력 2022.11.09 00:4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퇴근길 강남역 사람들로 가득 찬 광역 버스에 앉아 라디오를 들었다.

 

앞 좌석에 흘러나오는 디제이의 멘트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어느 회사원의 사연이었다.

 

 

'오늘 입사한지 이 년이 됐어요.

벌써 이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다니.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뎠다는 게 스스로 대견해서 위로해 주고 싶네요'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디제이는 요즘 회사 들어가서 이 년 버티는 거 참 힘들다고 대단하다며 세상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했다. 사연자가 직접 자신을 위해 신청한 노래는 디오의 ‘괜찮아도 괜찮아’라는 곡이었다.

 

몇 번 카페에서 들었던 노래라 귀에 익긴 했는데 왜 이 노래를 선곡했는지 알 것 같았다.

 


수많은 별이 그랬듯이
언제나 같은 자리
제 몫의 빛으로 환하게 비출 테니
숨기지 말고 너를 보여줄래 편히
네 모습 그대로 그래 괜찮아 괜찮아도
 

 

나는 곧장 핸드폰을 켜 디오의 괜찮아도 괜찮아를 즐겨찾기 목록에 담았다. 눈을 감고 가사에 집중을 하다 보니 가사가 내 마음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노래는 내가 아닌 모든 직장인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있나 보다.

 

 

 

괜찮아도 괜찮아

다르게 말하면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숱하게 스쳐간

감정들에 무뎌지는 감각

언제부턴가 익숙해져버린

마음을 숨기는 법들

 

난 어디쯤에 와 있나

앞만 보고 달려오기만 했던 

돌아보는 것도 왠지 겁이 나

미뤄둔 얘기들

 

시간이 가듯 내 안엔

행복했었던 때론

가슴이 저릴 만큼 눈물겨운 날도

매일 같이 뜨고 지는 태양과 

저 달처럼 자연스레 보내


 

나는 일을 하며 겉으로 무던한 듯 괜찮아 보이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평소 솔직한 편인데도 속마음을 숨기고 있어서 아프고 지쳤을 때도 표현을 못 할 때가 많다.

   

가사에서 주인공은 열심히 사느라 무언가에 쫓기듯 앞만 보고 지내느라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못했다. 어쩌면 찔리고 뜯겨도 맷집이 강해진 것인지 굳은살이 박혔는지 아픔을 느끼지 못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리라.

 


 

 

그런 와중에 주인공은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들여다 본다. 그리고 더 이상 감정을 감추지 말고 마음이 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순간에 충실하기로 결심한다. 때론 웃고, 울고, 화내고, 투정도 부리며 내 마음도 여러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를 한다.

 

내게 밤하늘 속 빛나는 별처럼 빛나리라는 믿음은 있기에. 그러니까 솔직해져도 돼. 괜찮아, 괜찮아도 되라고 이야기한다.

 

괜찮다는 영어로 댓츠 오케이(That’s OKay) 지만 사전적인 의미로는 별 나쁘지는 않고 보통 이상이 라고 나온다. 최상은 아닌 평범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평범하게 사는 게 이렇게 어렵다니, 어른이 되고서야 알 게됐다.평범하게 사는 거 참 쉽지 않다는 거.

 

 

 

아픔, 슬픔, 추억

이제는 감정 앞에서 솔직해지자


 

감정을 꾹꾹 참고 살면 강인해 보인다. 그렇게 살다 보면 괜찮아질 것 같다. 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 여주인공처럼.

 

나의 경우 더 이상 기댈 나이도, 사람도 없어지며 독립적으로 변했다. 사실은 부모님 앞에서는 엄살도 투정도 많은 사람인데…’장녀, 지켜야 한다, 책임감’의 무게를 알다 보니 강해진게 아니라 실은 그런 척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다시 기억할 수 있다면

말할 수 있을까

너도 행복했다고

너와 울고 같이 웃고

기대하고 아파했지

 

--중략 --

 

말하지 못할 고민거리

깊게 상처 난 자리

늘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이
언제나 그랬듯이 씻어내줄 테니
흐르듯 살아도 그냥 괜찮아 괜찮아도 


 

담담하게 말하듯 노래하는 디오의 목소리에 묻어 나오는 가사를 들으며 집 가는 길 내내 나도 모르게 울었다. 난 정말 괜찮은 것일까? 괜찮아도 괜찮을까.

 

힘들 때 스스로에게 위로를 받고 싶다면 괜찮아도 괜찮아를 들어보길 바란다.

 

 

 

최아정.jpg

 

 

[최아정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