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존재만으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이대양 작가 [사람]

닥터베르와 드로우 앤드류가 들려준 삶의 메시지
글 입력 2022.11.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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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말에 나는 강의를 들으러 다닌다.

 

쉬기도 바쁜데 강연을 왜 들으러 다니냐 물어오곤 한다. 내가 강연을 들으러 다니고, 좋아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몇십 년간 겪으며 깨달은 가치들을 단 몇 시간 만에 함축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로만, 책으로만 만났던 사람을 직접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강연은 그 사람의 입으로 전해 듣는 생동감이 좋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눈을 마주치고 소통하는 것. 연사분의 이야기에 울고 웃으며 삶의 지혜를 얻고 위로를 받고 감동을 얻는 것. 이 모든 것이 강연의 매력이었다.

 

 

 

존재만으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이대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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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명강의 Big 10 강연을 들었다. 오늘의 연사는 이대양작가님. 세상 제일가는 호기심 천국이셨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해오며 살아오신 것 같았다. 그가 거쳐온 직업만 공학박사, 웹 소설 작가, 웹툰 작가, 만화가, 작곡가, 작사가, 작가. 그리고 취미도 범상치 않다. 힙합을 추기 위한 기계체조도 배웠으며, 성악을 배웠고, 최근엔 발레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올해의 버킷리스트는 모두 이루었고, 다리를 1자로 찢는 일만 남았다고 한다. 현재는 네이버 웹툰을 연재하는 작가 '닥터베르'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유쾌하고 해맑은 이대양 작가의 웃음 뒤에는 꽤 많은 시련과 아픔이 자리했다. 그러나 그에겐 누구도 쉽게 얻을 수 없는 단단함이 있었다. 그에겐 숱한 좌절과 생사의 문턱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내면의 힘이 있었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질 찰나 영화 배급사가 망하고, 사드 때문에 중국 영화사의 투자가 끊기며 두 번이나 소설 영화화가 무산되었다. 불의의 사고로 척추골절로 인해 약 5개월간 한쪽 팔부터 두 다리까지의 마비, 암 4기 판정을 받는 절망의 경험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대중에게 유쾌하게 웃음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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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대양, 드로우 앤드류

 

 

닥터베르는 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임에도 네이버 연재를 끝까지 완료했다. 죽음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는데도 연재를 놓지 않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유일하게 웹툰을 그리는 것이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보고 싶었지만 미뤄두었던 영화를 보는 데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웹툰을 그릴 때 비로소 즐거움을 느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죽기 직전까지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행운 아닐까.

 

충격이었다. 내가 시한부를 선고받으면 당장 하는 일들을 때려치우고 세계여행이나 다닐 것 같았는데, 이대양 작가는 자신의 현실 속에서 본인이 맡은 일을 끝까지 마무리 지었다. 생각해 보니, 죽기 직전까지 계속하고 싶은 것이 나의 일이라 하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한 삶을 사는 것 같었다. 죽기 직전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 죽기 직전 내가 남기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일. 죽기 전까지 계속해서 찾아 나가야 할, 내가 해야 할 일이기도 했다.

 

닥터베르가 웹툰에 집중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어린 자식이 바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웹툰은 비교적 글이 적고 그림이 많기 때문에 남겨둔 아이가 바로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웹툰은 곧 물려주고 싶은 유산이자, 나 대신에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현재 그는 그의 삶을 살며 건강히 생존해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는 법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 이대양 작가는 척추 골절로 인해 몸이 마비가 되어, 얼굴과 한 손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그림을 그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루 8시간씩 그림을 그릴 수 있던 상황이 또 언제 있었을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닥터베르가 있을 수 있었다며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셨다.

 

가장 바닥에서도 작은 성취는 나의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며, 조금씩 더 큰 도전으로 다시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준다. 성공과 희망이 모여 어떤 일을 성취하는 것이다. 특히 가장 어려웠을 때 겪은 극복의 경험, 느낀 만족감은 삶을 살아가는 데 엄청난 힘이 된다.

 

 


실패는 우리를 구성하는 자산이 된다


 

실패에서 오히려 우리는 더 많이 배운다. 성공을 한 일에 우리는 많은 이유를 찾지 않는다. 실패한 일을 더 많이 들여다보고 극복하고자 많은 생각을 하고 노력을 하게 된다. 그래서 대양님은 뻘짓을 시작하는 데에 두려움이 없다고 한다.

 

서울대 공학박사의 길을 걷다 갑자기 웹툰 작가가 된다거나 기계체조를 배운다던가, 작곡가가 되어 세상에 노래를 내는 것 같이. 자신의 분야에서 벗어나거나, 전혀 상상치도 못하는 일들을 이대양 작가는 과감히 해왔다. 그는 그가 스스로 해왔던 일들을 뻘짓이라고 정의했지만, 그가 했던 다양한 행동들 덕에 그는 행복한 삶을 찾고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


많은 경험을 하고많은 고난을 극복해온 사람은 단단해지고 현명해지는 것 같다. 이대양님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연륜이 묻어 나왔고 생각엔 깊이가 있어 감탄이 나왔다. 희망과 삶의 지혜를 알려준 이대양작가님이 오래오래 세상에 좋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청년의 길잡이 드로우 앤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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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독서율을 올리고 우리가 하는 일의 그 너머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 인터뷰 콘텐츠를 주로 만드는 만큼 그의 물 흐르는 진행과 강연자와의 티키타카에 자연스레 몰입이 되었다. 유튜브 세상에서만 보던 사람을 직접 마주치고 이야기를 들으니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잘 와닿았다. 실제로 보는 앤드류는 생각보다 조금 더 인간다웠고 우리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친근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인풋과 경험이 많을수록 내 데이터가 뾰족해져요." 우리가 유튜브 영상에 좋아요, 싫어요 표시를 많이 하면 할수록 시청 지속시간 데이터가 쌓일수록 유튜브 알고리즘은 더욱 정확하게 우리의 취향에 맞춰 영상을 추천해 준다.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은 좋아지기 때문에,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어떤 것들이 나에게 맞는지 알기 쉬워진다. 많은 경험을 할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쉬워지는 것이다. 지금껏 수많은 경험을 해오신 닥터베르님이 떠오르는 말이었다.

 

"저는 오늘 하루만 살아요." 오늘 죽으면 억울할 것 같기 때문에. 앤드류는 오늘은 오늘 일만 하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한다고 한다.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정말 "현재"를 사는 드로우 앤드류. 매일을 오늘만 있는 것처럼 산다면 매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며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나의 오늘은 후회하지 않는 오늘이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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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앞서 많은 길을 걸어갔던 사람들에게, 나와는 다른 길을 걸어갔던 사람들에게 인생의 길을 배우고 나의 길을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삶의 지혜와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조금 더 현명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아마 언젠가 찾아올 바닥, 절망 앞에서 오늘 들은 이야기들이 큰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이날 배운 깨달음들을 두고두고 되새기며,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웃으며 살아가고 싶다.

 

인상 깊었던 이대양님의 한마디를 다시 되새기며, 여러분도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찾으세요. 내가 쓸 시간과 의식이 있는 한, 내가 사랑하는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우린 얼마간의 위안과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이대양(닥터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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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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