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요? [문화 전반]

일반적인 가족이 무엇인가요?
글 입력 2022.10.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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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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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스파이X패밀리》는 왓챠, 넷플릭스 등에 공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비밀 스파이인 로이드, 암살자 요르, 초능력자 아냐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가족을 이루어 살아간다.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는 '일반적인' 가족에 어긋나는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서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결혼이라는 일시적인 계약 관계로 맺어진 집단이지만, 구체적인 상황을 모르는 이들이 볼 때에는 '정상적인' 가정으로 보이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이 애니메이션의 엔딩곡은 '희극(Comedy)'이다. 이 곡을 만든 호시노겐은 피보다 더 진한, 마음으로 이어져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곡을 만들어내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뮤직 비디오에서는 호시노겐이 다른 인간이 아닌 인형탈을 쓴 인외의 존재와 가족이 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02.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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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겐은 가수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그가 출연한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매우 흥미롭다.

 

이 드라마에서는 미쿠리가 츠자키에게 자신을 가사 도우미로 고용하고, 그 노동의 대가로 월급을 주며 계약 결혼을 하자고 제안한다. 츠자키는 이에 자신이 앞으로 미쿠리와 함께 생활하는 데 드는 비용 등 여러 비용을 비교해보고, 그 계약 관계가 자신에게도 이득이기에 수락한다.

 

그렇게 둘은 혼인 신고를 하고 부부 관계를 유지해간다. 이 경우 역시 두 사람은 각각 취업과 비용 절감을 목표로 '일반적인' 가정으로 위장한다.

 

 

 

03. 일반적인 것, 정상적인 것


 

사회 통념 속의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어머니와 아버지는 연애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결혼을하고, 이후 자식을 낳는다. 그리고 그 자식들이 또 다른 가정을 꾸린다. 이에 어긋나는 형태에는 분류를 위한 이름들이 붙는다. 이혼가정, 한부모가정, 결손가정...

 

우리나라에서는 이성끼리만 혼인 신고를 할 수 있다. 많은 동성애자 연인들은 동성 결혼이 가능한 다른 나라로 가서 혼인 신고를 하거나, 그럴 상황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결국 부부가 되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같은 성을 가진 사람 둘이 부부로서 가정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한데, 겨우 몇 살 차이 나지도 않는데도 부모와 자식 사이로 입양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하루만에 처리되니 말이다. 과연 우리 사회에서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는 무엇이기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인가?

 

최근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고 가족들끼리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다거나 여행을 가기도 하고, 아예 만남을 갖지 않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큰 의미를 가지지만 그것이 성 역할을 고착화하거나 여성에게 노동을 강요하는 등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한다면 마땅히 변화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과연 일반적인 형태의, 혹은 정상적인 가정은 존재할 수 있는가? 남성의 성만을 따라야 했던 관습이 폐지되었듯 우리 사회에서 정상으로 여겨지는 것이 과연 어떠한 존재들을 억압함으로써 그 권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04. 인터뷰


 

- 호시노씨는 가족이라는 테마를 다루는 데 있어서 '자신에게 있어서 가족이란 무엇일까, 라는 걸 생각하면서 가사를 썼어요'라고 코멘트하셨어요. 그 성과는 <만남에는 의미같은 건 없지만 피의 색, 형태도 다르지만 언제까지라도 곁에 있을 수 있다면 좋겠어>, <당신은 어디라도 갈 수 있어 당신은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등의 가사에 반영되어있는 인상이 있는데요. 가족에 대해서 생각한 결과 어떤 걸 노래하자고 생각하셨나요?

 

- ... 가족이라는 것도 점점 형태가 변해오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연애의 형태가 변해가는 것에 따라 필연적으로 가족의 형태도 변해가는 거예요. 앞으로는 부모님이 동성인 가족도 늘어날 거고 그러한 다양화 속에서 제대로 그걸 받아들이는 그릇이 큰 '앞으로의 노래'를 또 만들고 싶다고. 더이상 혈연이라든가 함께 살고 있는지 어떤지라든가, 애초에 인간이 어떤 건지라는 것도 관계없지 않나, 라고. 그런 걸 생각하면서 '뭐가 가족인 걸까?'라고 생각했을 때에 상대방에 대해서 무엇의 대가도 없이 마음으로부터 무사하기를 바란다든가 조금이라도 행복하기를, 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라든가, 그런 관계를 가족이라고 말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해서 가사를 썼어요.

 

 

참고자료

네이버 블로그 hyinter_view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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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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