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19세기 여성 작가들이 미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다락방의 미친 여자 [도서]

여성 작가에 관한 문제적 고전
글 입력 2022.10.0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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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은 나의 인생 고전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소설이다. 제인 오스틴은 현대에 '시대와 풍속을 섬세하게 그려난 작가' 등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19세기, 그 당시의 평가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19세기는 여성작가가 등장한 최초의 시기였고, 제인 오스틴, 샬럿 브론테, 메리 셸리 등의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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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미친 여자들>에서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을 분석하고 평론한다. 작품에 대해, 시대에 대해 노골적으로,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서 한 시대에 여성작가의 입지를,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시대를 풍미했던 여성작가들 중 제인 오스틴의 작품과 평가, 분석을 살펴보며 여성으로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의미를 들여다보았다.




제인 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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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은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으며 항상 잽싸게 익명성을 주장하고, 자신의 재능에는 한계가 있으며 '시골 마을의 서너 가족'을 묘사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작품을 '5CM 폭의 작은 상아 조각'에 빗대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예술은 '한 여자'의 성취일 뿐, '너무 가볍고 밝으며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재능일 뿐'이라는 생각을 주위에서 알도록 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그가 좋아한 동시대인 메리 브런튼을 닮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젠체하는 여성들은 여성 문인을 피하려 하고 젠체하는 남성들은 여성 문인을 혐오하는 상황에서 문학적인 태도로 의심받기보다 차라리 알려지지 않은 채 세상을 미끄러지듯 지나가고 싶다. 오, 그대여 나는 차라리 줄타기 광대로 보이고 싶다.

 


오스틴의 말은 예의 바르게 보이긴 해도, 자기를 지우는 익명성과 자신의 예술은 좋은 묘사와 세밀화 뿐이라는 겸손한 설명은 세계 전체에 대한 비판이며 거부이다. 그가 보여준 세밀화라는 예술은 우리를 작은 위험도 알아채는 존재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오스틴이 스스로를 규정한 것처럼 비평가들도 그의 예술을 평가했다. 화려한 정원 대신 신중히 울타리를 치고 옥수수밭처럼 평범하고 오두막처럼 작고, 고운 꽃이 피어 있지만 빛날 만큼 아름다운 특색은 없는 정원이라고 가볍게 표현한다.

 

또한 평론가 에머슨은 <설득>과 <오만과 편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읽은 두 작품에 드러난 작가 마음속의 문제는 결혼할 수 있느냐다. 소설 속 인물들의 모든 관심은 오로지 그 한 가지 문제, 그가 결혼할 돈과 적합한 조건이 있느냐다. 그것은 맹목적인 절망, 이르 테면 영국 하숙집의 '광기'에 가깝다. 자살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

 

 

오스틴은 그의 말에 의해 광기에 사로잡힌 미친 여자가 되었다.

 

<사랑과 우정>에서 한 가족은 난롯가에 앉아 있다가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이 가족은 노크 하나에도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아주 하찮은 사건까지 기록하는 감상 소설 작가들을 조롱한다. 그러나 한편 왕자가 오기까지 예의 바른 대화를 해야 하는 평범한 여성의 권태도 보여준다.

 

오스틴은 <노생거 사원>을 통해 소설이 신분을 박탈당한 장르임을 암시한다. 소설은 신분을 박탈당한 젠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캐서린은 소설을 열등한 문학으로 간주한다. 소설이 여성 작가와 빠르게 확산된 여성 독자의 영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설이 캐서린을 잘못 교육하는 양상을 반복해서 보게 된다. 그러나 오스틴은 소설가들이 상처받은 집단이었음을 선언하고, 오만, 무지, 유행 같은 말로 부당하게 비난받아온 작가라는 것을 명백히 옹호해 나간다.

 

오스틴은 처음부터 자신에겐 좁은 장소 외에 다른 곳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작품에서 여성은 모든 면에서 자신을 축소시키는 인습과 범주에 갇힌 모습을 보여준다. 오스틴은 그 지점을 문제 삼아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오스틴의 초기 작품에서 잘못된 문학적 인습을 조롱함으로써 이러한 인습이 좁은 장소에 갇힌 여성의 삶을 결정했다는 지점을 역설한다.

 

 

 

19세기 여성 작가들을 집대성한 최고의 책



 

여성문학 전통의 근원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 작가들이 삶에서나 예술에서 감금되어 구속받고 있다는 그들 자신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여성작가들의 문학은 그런 사회적 문학적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들의 공통적인 투쟁의 산물이다. ... 그들의 작품들은 전부 규범적 여성상이라는 빅토리아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그들의 실질적인 욕망 사이의 모순과 투쟁하고 자기 나름대로 한껏 타협한 결과다.

 

278p

 

 

펜은 본질적으로 남성의 소유라는 문학에서의 이데올로기에서 여성작가들이 펜을 어떻게 들었는지 볼 수 있었다. 순종적이고, 유순하며, 평범한 삶을 강요받았던 19세기의 여성상에 반하는 여성작가들은 자신의 예술성을 표현하기 위해 미친 사람,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순종하는 겉 이야기' 아래에 있는 본질과 욕구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하위 텍스트를 해독하려는 1000페이지에 달하는 노력들이 담겨있다.

 

19세기의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인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통해 여성 작가들이 가야 할 길, 나아가 작가들, 문인들이 가져야 할 감수성과 방향성을 살펴보길 바란다.

 

 

 

[아트인사이트] 이소희 컬쳐리스트.jpg

 

 

[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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