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의 아트는 어디에 – 처음 만나는 아트 컬렉팅 [도서]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글 입력 2022.10.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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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세계 3대 아트 페어라 불리는 ‘프리즈(FRIEZE)’가 한국의 아트 페어인 ‘키아프(Kiaf)’와 동시에 개최되었다. 세계적인 아트 페어가 아시아 첫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한국 미술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한국 미술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성장했다. 화랑미술제와 키아프는 2019년과 2021년 매출액을 비교해보았을 때 판매액이 2배 넘게 올랐으며, 화랑미술제의 경우 2022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배 향상되었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는 올해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키아프는 작년 실적을 넘겨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프리즈 서울은 그보다 약 10배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 K-ARTMARKET은 새로운 컬렉터의 유입과 함께 거래 규모, 금액이 커지면서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사상 최초로 1조 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 미술시장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비춰주었다. 한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미술시장의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작다는 평가도 앞으로 더욱 커질 미술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급속도로 커지며 남다른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미술시장이 얼마나 더 커질지 계산하는 것 외에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미술시장과 아트 컬렉팅에 어떻게, 왜 관심을 보였는지 생각하게 된다. 억 소리가 나는 판매액부터 규모 추산치, 방문 기록 등의 수치는 한 뉴스 기사의 제목처럼 “그 비싼 작품들은 누가 샀을까?”하는 의문을 자아낸다. 아트 컬렉팅, 아트 재테크와 같은 이유를 들며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글이 쏟아져 나오지만, 미술시장의 구조조차 잘 모르는 상태에서 원인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소영 작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미술을 전달하는 자’라는 의미로 자신을 ‘아트 메신저 Art Messenger’라고 부르는 그는 대중들에게 미술을 꾸준히 전달하는 삶을 살았다. 15년 동안 20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면서 “누구나 쉽게 미술을 좋아할 수 있지만, 모두가 쉽게 아트 컬렉팅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호황을 맞은 국내 미술시장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트 컬렉팅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려 하지만, 복잡하고 방대한 미술시장에서 초보자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배울 곳이 마땅치 않을뿐더러 한 번의 실수에서 비싼 값을 치르기 때문이다. 이에 ‘현실형 아트 컬렉터’인 작가는 실제로 소장한 작품들에 대한 경험담을 풀어내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 지식부터 중급 컬렉터로 나아갈 수 있는 고급 정보까지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도록 4개의 STEP으로 책의 내용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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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팅을 왜 하나요? [STEP1 아트 컬렉팅 입문하기]에서 작가는 아트 컬렉팅과 아트 재테크를 구분하여 미술품 수집이 주는 소유권의 즐거움과 작품이 지닌 심미적 가치에 관해 이야기한다. 한 사람의 취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 수집은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취미이기에 주식과 같이 ‘투자’와 ‘투기’가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더불어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과 선택은 한 사람의 용기와 가치관이며 작품을 사는 것에서 심리적 이자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림을 소유함으로써 얻는 효용과 만족감이 심리적 재테크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컬렉팅은 시간과 돈을 가장 가치 있게 쓰는 방법 중 하나라는 다른 컬렉터의 말을 인용한다.


그러므로 작가는 아트 컬렉팅을 하는 이유를 하나로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미술을 믿지 않는 사람은 미술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원하는 미술품을 사서 공간에 두고 보고, 소장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아트 컬렉팅’이라 한다면, 이러한 여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예술에 대한 순수한 사랑, 투자 가능성, 사회적 보장” 모두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컬렉팅하는 게 좋을까요? 초보 컬렉터에게 추천하는 단계를 차례로 설명한다. 미술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회화는 뉴스에서도 자주 언급되어 눈길을 끌지만, 초보 컬렉터가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작가는 첫 단계에서부터 컬렉팅하기 좋은 장르를 여럿 추천해준다. 원화보다 비교적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판화부터 아트 토이, 아트 포스터, 드로잉까지 초보 컬렉터가 오해하기 쉬운 정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장르별로 아트 컬렉팅 할 때 꼭 알아야 할 용어를 정리하고,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예시로 장르의 특성을 알려준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컬렉터와 디렉터를 살펴보며 대표적인 구입처와 초보 컬렉터를 위한 팁을 상세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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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트는 어디에 있을까요? 초반에 아트 컬렉팅이 무엇인지 다루었다면 그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아트 컬렉팅에 필요한 정보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한다. [STEP2 나의 아트는 어디에, 미술시장 파헤치기]에서는 6가지의 미술시장에 대해 소개하며 경매 회사의 다양한 판매 방식과 주의할 점, 미술품 세금 등에 대해 다룬다.


[STEP3 나의 취향을 파악하는 안목 기르기]에서는 혼자만의 취미인 아트 컬렉팅에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여 만족스러운 컬렉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미적 취향과 작품의 값을 탐색해본다.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 서울에서 꼭 가볼 만한 미술관이나 유명한 컬렉터, 미술 플랫폼, 미술 행사 등을 함께 실었다.


마지막으로 [STEP4 독보적이고 지속적인 아트 컬렉팅을 위하여]에서는 작품 보관 시 주의해야 할 점과 작품을 설치할 때 팁, 보관해야 할 문서 등을 알려준다. 수집만큼 중요한 독보적인 포트폴리오와 꾸준히 잘 지속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본인만의 규칙이나 테마를 세워 스스로 조율하고 수집하는 컬렉터의 삶은 작품을 발견하면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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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 만나는 작품 앞에서는 ‘초보 컬렉터’다. 아트 컬렉팅이란 미지의 세계를 저자의 시선을 통해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아트 컬렉터로서 왜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언어로 낱낱이 파헤쳐주었다. 소장품의 가격이 올랐다는 말의 진실, 눈여겨 볼만한 사이트, 믿을 만한 갤러리 찾는 법, 경매 시 주의할 점 등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아트 컬렉팅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예술을 즐기고 향유하는 컬렉팅 그 자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예술을 좋아하고 공부하며 언젠가 직접 소장하여 향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구체적으로 그려본 것은 아니었다. 미술시장과 구매 과정, 수집가들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이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초보 컬렉터가 아닌 감상자의 입장에서 읽게 되었다.


 

“지금은 미술품을 살 생각이 없고, 살 형편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아트 컬렉팅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고, 깨닫게 될 것이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예비 아트 컬렉터’하는 사실을.”

 


그럼에도 흥미로웠고 재미있었으며 아트 컬렉팅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집하기 위해서만 아트 페어에 가지 않는 것처럼 미술시장의 새로운 동향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점차 아트 컬렉터에게 공감하고 집중하게 되었다. 미술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작품을 수집하는 삶이 멋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 ‘예비 컬렉터’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미술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었다.



[문지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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