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거짓말은 끝없이 자라난다 [영화]

<독립영화> 거짓말
글 입력 2022.09.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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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있을 만한 그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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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자신의 불행에 대해 끊임없이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당시 함께 백일장을 다니며 글을 썼던 문우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부모님의 학대와 선생님의 무시, 학교 친구들의 왕따와 폭력을 견디며 지내왔다고 했다.

 

듣다 보니 화가 났다. 어떻게 사람한테 저렇게까지 할까 싶을 정도였으니. 그녀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공감을 해주고 위로를 전할수록 그녀는 자기 자신을 더 불행하게 만들었다. 정확히는 그녀에게서 듣는 불행의 강도가 더 세진것이다. 주변인들을 악인으로 만들어 자신을 더욱더 비참하고 불쌍하게 만들었으니.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녀는 사랑을 못 받은 것도 누군가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도 상처를 받은 적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다. 그러니까 그냥 그녀는 누군가의 주목과 관심, 위로, 집중이 받고 싶었던 것이다. 내겐 그 모습이 낯설면서 무서웠다. 내게 리플리증후군이라는 용어는 결코 낯설지 않은 주변에 꼭 있을법한 사람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 쿠팡 플레이에서 방영했던 안나라는 드라마를 보면서도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리플리증후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2015년에 개봉한 독립영화 ‘거짓말’을 접하게 되었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다. 일상에 존재하는 거짓말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파장이 되는지에 대해 보여주는 이야기다.

 

 

 

거짓말이라는 환상


 

김동명 감독의 독립영화 ‘거짓말(The Liar, 2013)’은 주인공 아영이 리플리 증후군적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영은 부동산에 가 고급 아파트를 둘러보면서 마치 고급 아파트를 구매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값비싼 물건을 구매할 것처럼 생색을 내는 등의 백화점 쇼핑을 한다. 또한 동료들에게도 자신의 남자친구를 재력이 있는 남자친구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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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처해있는 자신의 비극적이고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나름 돌파구를 찾고 싶고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이러한 거짓말을 생활로 일삼는 것이다. 그렇게 주인공 아영의 허언증은 날로 심해진다.

 

그러던 중 가난하지만 순정적인 남자친구 태호에게 청혼을 받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동료들에게 그녀의 거짓말에 대한 허점 등이 들통나게 되고 여러 가지 위기를 처하게 된다. 온통 거짓말로 이루어진 스토리를 꾸며낸 아영은 허영의 굴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아마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탈출의 목적으로 거짓의 세계를 삼고 싶어 하는 일종의 측은한 병이 아닐까 싶다.

 

 

 

우리도 제2의 아영이 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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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은 상당히 먹먹함을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단순히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스토리가 아닌 바로 주변에 정말 있을만한 이야기라서 더욱 몰입이 되고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자신은 절대 안 그럴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현실감각을 상실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 체면 때문에 자신의 성격을 숨긴 채 살아가는 문화 속에서 과연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솔직히 보여주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누구도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체면, 겉모습, 겉치레 등 겉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단순하게 자신만의 철학을 지키며 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 하고 자신이 더 높은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뽐내려고 애쓰는 모습 등이 은연중에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이 가지는 고민 등을 심도 있고 보다 날카롭게 지적을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행복을 뭐로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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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나보다 잘난 직업, 학벌, 능력, 재력을 가진 친구들을 보며 부러움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끊임없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열등감에 무기력하게 지낸 적도 있었다.

 

주인공 아영의 경우도 어쩌면 정도만 다르지 처음은 나와 같지 않았을까. 가족에 대한 결핍과 피해가 가득했던 아영에게 단순히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동기부여가 이렇게 허영의 한복판으로 끌고 오게 된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 행복의 가장 큰 조건은 바로 ‘돈’이었던 것이다.

좋은 직장, 좋은 차, 좋은 남자친구, 좋은 집 등의 가장 큰 구비조건은 돈이기에 아영은 이러한 결핍을 돈에 대한 집착, 거짓된 삶 등으로 채워가고 있었다.

  

영화 후반부에 아영은 ‘정신차리자’ ‘정신차리자’ 라는 말을 반복한다. 나는 아영의 말이 거짓말을 조금씩 끊어내려는 자신만의 노력이자 그동안의 행동에 대한 각성일 것이리라.  주인공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를 응원했다. 결국 삶은 진짜 나를 받아들이고 만들어 나가는 데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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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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